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05 23:40:25
Name skzl
Subject 허물벗기..
인도의 속담 하나.

언덕위에 내린 물은 아래로 흐른다. 하지만 한번 흘렀던 물은 예전에 흘렀던 길을 따라 흐른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생각을 할 수록. 경험을 할 수록. 우리에게 쌓이는 것은 생각과 경험의 '성찰적 지식'이 아니라, 많은 경우 '했던 생각의 반복'이나 '경험의 골'이 깊게 파이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 수록 자기가 보던 것만 보거 배우던 것만 배우는 것. 시간이 흐를 수록 사람은 보수적이 되어간다고 한다. 그것은 굉장히 무서운 말이다.

이는 스타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누구나 '백지'지만, 한번 두번 경험이 쌓이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고 그것에 익숙해져간다. 처음 시작할 때 스캔을 1번으로 지정했다가 나중에 그것을 다시 0번으로 지정하는데 성공한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f4번 키를 사용하지 않는체 스타를 시작했다가 다시 그것을 '사용할 줄 아는 습관'을 키울 줄 아는이 또한 얼마나 되는가. 해처리를 1234로 지정했다가 0987로 습관을 옮기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스타를 해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쉬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일 것이다.

임요환. 나는 그가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비록 이번 스타리그에서는 오영종 선수가 더욱 대단한 역량으로 그를 꺽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내가 임요환을 대단하다는 말하는 것은 결승전을 위해 준비된 '기량'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황제라는 옛 명성. 그 어마어마한 중압감을 이기고 아직도 최고의 기량으로 스타리그 결승의 문을 두드리는. 그 지독한 승부 근성이. 그리고 컨트롤과 타이밍을 노려 승리 패턴을 만들어가던. 깊게 패인 '스타일'의 골을 극복하고 아직도 발전하며 점점 더 완성형 테란으로 향해가고 있는 그 끈기가 놀랄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최연성 선수와의 결승전 경기에서 눈물을 흘리던 임요환 선수를 봤을 때는 정말 안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덤덤하다. (나는 소위 말하는 임빠다) 왜냐하면 so1 리그 내내 그가 보여준 경기들을 통해 그는 팬들에게 단단한 자신감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황제의 큰 옷을 입고 옛 명성을 지키기 위해 버거운 싸움을 하던. 그래서 안타까웠고 조금은 불안했던 모습을 벗어나 언제든지 결승에 오르고 우승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임요환은 아직도 성장하는 프로게이머다. 다시 한번 허물을 벗고 그가 성장을 이루어 내었을 때, 나는 그가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안게 될 거라 확신한다.



오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당신의 팬이라서 행복하네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1/05 23:40
수정 아이콘
반드시 우승해라...
Amethyst
05/11/05 23:41
수정 아이콘
반드시 우승하세요
글루미선데이
05/11/05 23:42
수정 아이콘
미 투....-_-
05/11/05 23:42
수정 아이콘
불끈.... -_-;;
BoxeRious
05/11/05 23:43
수정 아이콘
반드시 우승하시길!
05/11/05 23:43
수정 아이콘
정말..부탁합니다// 님의 글이 제 맘속에와닿는군요.
저역시 분하고 억울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느낌상 이번엔 꼭 그가 우승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온겜넷 이상하게 원망이 갑니다.
05/11/05 23:44
수정 아이콘
박서는 눈물을 마시는 새 인가 봅니다. 각본대로라면 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빨리 죽지만, 페이도 아직 안 죽었으니. 박서.아무튼 사랑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랍니까...)
05/11/05 23:44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은... 참 아쉬웠던게 임요환 선수의 오죽하면 결승전 끝나고 난 인터뷰에서도조차 저런 언급이 된다는게....

우승하고 나서 언급을 해줬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팬의 심정으로는 아예 온게임넷에서 임요환 선수의 결승 행보에 악재를 바라고 아예 호들갑 떠는게 악재로 보였습니다.

이상하게 어떤 일을 치루기전에 호들갑을 떨면 결과가 좋질 않아요, 팬의 입장에서 참 아쉬웠습니다. 차차기 시드니 순금 마우스니 뭐니... 제발 그런거는 끝나고 나서 언급했으면 합니다.

선수가 결승전에 집중할 수 있게 말이죠,
05/11/05 23:48
수정 아이콘
요환선수..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좌절하는 그 순간 당신은 이미 죽은 것입니다. 이번 리그 당신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다음리그에 꼭 우승합시다!!! 팬으로써 가슴이 정말.. 찢어지는군요.. ㅜㅜ
always_with_you
05/11/06 00:04
수정 아이콘
꼭 우승합시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112 황제가 제로벨에게 패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14] Kai ed A.7000 05/11/06 7000 0
18111 가려져버린 줄라이와 옐로우의 탈락.. [18] 벙커링4259 05/11/06 4259 0
18110 지금 밖에는 추적추적 새벽비가 내리네요 [10] 풍류랑4130 05/11/06 4130 0
18109 오영종선수의 우승으로 플러스에게도 스폰서가? [20] MinaM[CPA]3842 05/11/06 3842 0
18108 이번시즌은 오영종선수의 시즌 다음시즌은 SKT T1의 시즌? [34] 초보랜덤4556 05/11/06 4556 0
18107 임요환..가을의 전설의 진정한 주인공?? [16] 김호철3955 05/11/06 3955 0
18106 제가 오영종선수를 왜 좋아했는지 아십니까? [13] EclipseSDK3570 05/11/06 3570 0
18105 우리 옐로우에게도 관심을... [12] 3894 05/11/06 3894 0
18104 결승전 리뷰.. 및 축하글 [6] Solo_me3724 05/11/06 3724 0
18103 황제...... 그는...... [9] SKY924967 05/11/06 4967 0
18102 신성의 탄생을 보며... [8] My name is J3825 05/11/06 3825 0
18101 황제가 가을에 약한 것이 아니라, 프로토스가 가을에 강한 것이다. [7] 미센4232 05/11/06 4232 0
18100 S급과 A급의 차이 [81] 라이포겐7327 05/11/06 7327 0
18099 임요환 선수 보다 박정석 선수가 잘해줬음 좋겠습니다. [14] 정팔토스4139 05/11/06 4139 0
18098 오영종에게선 강민선수의 그림자를 지울수가 없더군요. [87] bobori12346061 05/11/06 6061 0
18097 죄송합니다.... [2] 찜쓰3763 05/11/06 3763 0
18096 [잡담]전 왜케 눈물이 없을까요..-_-;; [7] 다쿠3915 05/11/06 3915 0
18095 주위의 현역들중에서 '문과->이과'로 전향한 사람이 있던가요? [27] BluSkai9320 05/11/06 9320 0
18094 처음으로 글 올려봅니다... 박서의 우승을 언제까지나 기다리겠습니다... [13] 묘한 세상3474 05/11/06 3474 0
18092 [잡담]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9] Daviforever3815 05/11/06 3815 0
18091 [쌩뚱맞은 글] 유게에서 글의 허용범위는 어디까지인가?? [9] 삭제됨3754 05/11/06 3754 0
18089 김태관씨^^ 경기는 잘 보셨나요? [11] 말없는축제4035 05/11/05 4035 0
18088 중복되는 글입니다만, 임요환의 마지막 인터뷰내용 좀 부탁드립니다. [16] 휴우5033 05/11/05 503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