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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06 20:48:08
Name GG
Subject 사람을 구하러 갑니다.
내일 1시에 이제부터 2년2개월간 사람을 구하러 갑니다. 하지만 말이 좋아서 구하러 간다는 것이지, 군대를 가는 것이지요. 여러가지 병들 중에서 의무소방원으로 가는지라 사람을 구하러 가는 마음가짐으로 갑니다.

전 올해로 스물세살. 83년생 돼지띠입니다. 군대가 많이 늦었죠. 늦은 것에 대해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이제 친구들은 거의 병장이거나, 상병말호봉 그리고 제대한 친구들도 꽤 되죠. 그에 비해 이제 들어가니, 그리고 제대 날짜가 2007년11월이니 정말 까마득합니다.
물론 재수를 해서 1년 늦었고, 고시준비한답시고 강의를 듣다가 뜬 구름잡기같은 사시공부에 열의를 불태우기도 했었지만, 일단은 보류하고 갑니다.

가기 전에 정리할 것이 많더군요. 전 정리를 한다는 게 무언가 끝인 것같아 매우 싫어합니다만, 오늘은 도저히 안할 수가 없더군요. 입대에 필요한 이것저것을 구입하고, 머리를 짧게 짜르고, 4년째 짝사랑중인 친구한테는 2년후에 나만날때까지 2년동안 만나고 싶은 남자 다 만나보고 있으라고 전화하고,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이 곳에 글을 씁니다.
언제 알게 된지도 모르겠습니다. PGR은. 스타리그는 프리첼배부터 꼬박꼬박 봐온 어느정도의 올드팬이라 자부하지만, 이 곳은 그것보단 늦게 알았었죠. 그리고는 컴퓨터를 켤때면 습관적으로 꼭 찾아오는 고향같은 커뮤니티입니다. 물론 절 아시는 분은 거의 없으시겠지만요.
얼마간 이 곳에 못들어올 것을 생각하니 아쉽네요. 스타리그도 얼마간 못볼 것이라고 생각되 기분이 좀 우울합니다. 그치만, 거의 모든 남자분들이 그래왔고, 앞으로 많은 분들이 그러겠죠.

제가 가는 곳은 소방서입니다. 훈련소는 논산이지만, 소방서에 배치받아 일을 하게되죠.
이런저런 잡일도 하고, 어쩌면 일선에서 불끄는 일이나 구조활동을 하게되죠.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한다는게, 조금은 설렙니다. 물론 사람 살리는 일보다는 시체치우는 일을 많이 하겠지만, 그래도 불을 끄고, 또 위중한 사람들을 병원으로 실어와서 살리고 하는 일도 하게될테니까요. 아까운 2년2개월이겠지만 조금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혼자서 위로중입니다.

다들 건강히 계세요.
2년2개월 뒤에 몸은 돌아오고, 컴퓨터는 2개월쯤 뒤부터 할 수 있다고 하네요.
2개월쯤 뒤에 이 곳에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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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05/09/06 20:51
수정 아이콘
몸건강히 다녀오세요^^
의무소방 잘만 걸리면 '비교적' 힘들지 않게 다녀오실수 있으실겁니다. 저나 제 친구같이 장난기 심한 사람만 안만나면.. -.-ㅋ ...농담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주 개념없는 사람은 드무니까 마음 편하게 드세요.
콧물테란
05/09/06 20:56
수정 아이콘
허허 전 10월12일에 의무소방 갑니다 ;
나이가 빠르셔서 기수가 빠르시군요!
항즐이
05/09/06 22:17
수정 아이콘
잘 다녀오십시오.
아는 분이 같은 병과로 다녀오셨는데 참 마음이 힘든 일이 많으셨더군요..

힘내세요. 많은 걸 배우게 되실겁니다.
그리고..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러빙유
05/09/07 01:44
수정 아이콘
님 덕분에 오늘도 편안하게 두발 뻗고 잘수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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