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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07 02:08:43
Name My name is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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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잡담] 혈의누 - 해피엔딩에 대하여. (스포일러?)


문체가 거칠고 행간의 뜻이 잘 읽혀지지 않는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린이날 기념(?)으로 영화 한편봤기에 이리 감상문 하나 씁니다. 으하하하-
영화의 스포일러는 자제하였으나 눈썰미가 있으신 분이라면 쉬이 알아채실지도 모르니
영화를 보실 예정이신 분들은 상큼하게 [뒤로] 버튼을 눌러주셔도 됩니다.
그럼...











@해피엔딩에 대하여.

세상사는 게 다들 힘들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요새는 모든 tv와 책들에 해피엔딩이 넘쳐난다. 다들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식의 동화속 주인공만을 찾는 듯하다.
그 동화들의 주인공에게 무수한 고난과 시련이 오더라도 그들은 결말의 순간엔 그 고난과 시련으로 인한 분노와 회한 따위는 있지도 않은 듯
그저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그 단 한 순간에 의해서 그들이 지고 왔던 모든 경제적, 사회적, 계급적인 고민 따위는 다 사라진 듯이 말이다.
물론 이야기는 필수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그 안의 주인공들이 행복해 지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다만 단 한순간에 행복해지지도 단 하나의 무엇으로 인해 모든 고민을 잊을 수도 없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쉽고 불편하달까.. 그런 식의 질투일지도 모르지만.

바로 그런 웃음과 행복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바로 웃찾사와 문근영일 것이다.
그들은 대중에게 순간의 웃음과 상상을 선물하는 '연예'사업의 기본에 충실하다.
또한 그 해피엔딩 역시 상상가능한 행복의 측정가능한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으며
그것은 단하나의 오점도 가지지 않는 완전무결한 것이고는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앞서 말한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는 것이다.


혈의누는 해피엔딩이다.
그렇지만 그 결말은 불완전하다.
늘 후속편을 준비하는 공포영화가 아닌 이상 무언가를 남기는 결말을 보는 영화는 굉장히 오랫만이다.
처음으로 주인공이 죽어버려 어린 마음에 상처를 남겼던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최근작에서 찾아본다면....
음.. '야수의 날'과 '사우스파크'정도가 그런 영화의 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은 해결되었고 주인공은 살아남았다. 죄를 지은 자들은 처벌되었으며 억울한 원혼은 한을 풀어냈다.
그러나 그 결말은 분명 불완전한 해피엔딩이다.
우리네들의 삶처럼 완벽하지 않고, 무결하지도 않은.
비릿하게 남아있는 피 냄새처럼, 씁쓸하고 추악한 세상의 누군가처럼...말이다.
그 누구가 바로 내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을 혀끝에 느껴지는 떫음으로 자각하고 곱씹게 하는 불완전함의 힘이 있었다.


깊은 우물에 갖힌 주인공.
마른 우물에서는 피가 차오르고 우물 입구를 굽어보는 것은 그의 아버지이다. 그리고 우물은 검은 장막에 쌓여버린다.
끝내 칼로 덮고야 만 기억들.
[나를 죽이고 너 역시도 칼로 부끄러움을 덮으며 살아가라]라고 하는 대사.
하늘에서 내리는 핏물을 보며 두려움에 떨고마는 남자.
그리고 그네들의 연서를 바다에 흘려 버리는 손..




도덕적인 인간이고, 공정한 관리이고, 백성을 생각하는 양반이고자 했으나 그 눈에 스쳐지나가는 것은
결국 그의 아비와 같은 수치를 버린 선택이었다.
글쎄... 비웃을수는 있어도, 비난할 자신은 없다.
불편하게 웃을수밖에 없고, 불편하게 안도할수 밖에 없는 결론.
누군가는 [이게 뭐야?]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가 하고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맨 마지막 바로 그 불완전한 해피엔딩에 대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미스케스팅과 지리한 연출..몇몇 연기력 부족이 보이는 연기자들까지..
영화의 날은 무뎠으나 마지막 칼끝은 예리하게 나를 찌르는 듯했다.



불완전한 해피엔딩은 생각하게 한다.
영화를 생각하고, 주인공의 성격을 분석하고, 사건을 되짚어보게 하는 힘을 가졌다.
물론 즉각적으로 보이는 화면에 질겁하고, 충격적인(?) 결말에 놀라워하고, 비명을 지르고, 탄성을 내뱉는 것으로 끝날수도 있다.
감상은 자유로워야하고 감상의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힘을 누군가에게 실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단점이 있지만 그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었다는 것이 된다. 그
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수많은 단점이 존재했지만,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영화이다.

마지막으로 이영화의 주요인물중 가장 멋지게 케릭터를 소화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 배우 박용우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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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5/07 02:15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혈의누를 봤다는..
인터넷에 혈의누 반전이라면서 떠도는거 다 거짓말입니다;
영화보기전 그거에 한번; 보고나서 한번; 두번이나 낚였다는..
초록나무그늘
05/05/07 02:15
수정 아이콘
누가 범인일까..
05/05/07 03:14
수정 아이콘
맞아요. 네이버에서 혈의누 검색하다가 스포일러로 오인하고 더헛~했네요 -_-
저도 낚여버려서 오늘 영화보는 내내 집중도 안되고.ㅠ.ㅠ

예전에 누가 식스센스 반전 알려준다며, "꼬마애가 유령이에요" 라는 말 들었을때만큼 정신적 데미지가 큰 상태입니다.ㅠ.ㅠ
구름비
05/05/07 04:04
수정 아이콘
저두 어제 봤는데 정말 소름 끼치더군요.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는게...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이런 심리 스릴러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을텐데요.
스캔들도 그렇고 혈의 누도 그렇고 고전을 바탕으로 가장 한국적이며 또한 가장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영화를 만들긴 쉽지 않을텐데...
요즘 우리 영화계에는 재주꾼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본 참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구름비
05/05/07 04:23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몇가지 의문 가는게 있는데

1. 박용우 분이 바다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은 차승원 분이 어떻게 알았죠?
그 부분이 조금 의문스럽더군요.
공포증과 관련된 이야기는 무당이랑 했었던게 아니었나 싶은데...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 있나요?
꽤 꼼꼼히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는데...

2. 그 딸의 시체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었던 건 어떻게 된걸까요?
박용우 분은 바다 가까이 가질 못하니까 시체를 보존하거나 하는 건 불가능했을텐데...
바다에 무슨 방부제라도 뿌린 건가요-_-;;

3. 그리고 마지막 의문.
우물 물에 전 박용우 분이 뭔가 넣어서 서서히 마을 사람들 전부를 죽이려고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물에서 계속 비린내 같은게 난게 아닌가하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던 건이유도 그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물고기떼가 죽은 물이 올라와서??
영화는 액소시즘 이런 건 전혀 배재하고 사실적인 것에 충실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마지막 장면은 마을 사람들이 본 피비는 집단 환각 같은 게 아니었을까요?
전 그래서 우물물에 환각제-그 딸이 가지고 있었던 마약같은-를 넣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딸이 마약을 가지고 있었던건 박용우 분이 그걸 먹고 환각에 취해 같이 섬을 빠져나가려고 했었던 거라고 생각하는데, 맞나요??

마음 같아선 다시 한번 보면서 꼼꼼히 되짚어보고 싶지만 그럴 시간은 없을 것 같고...
혹시 아시는 분은 답을 좀 남겨주세요. 넘 궁금..ㅜ.ㅜ
꿈꾸는콥터
05/05/07 09:11
수정 아이콘
1번은 차승원이 짐작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만..차승원이랑 그때 누군가랑 애기할때 나온걸로 기억합니다만..
2번은 그 이성식(?)인가.. 위장하고 들어온 그 딸이.. 사라진지는 한 3일인가..5일정도 지나고 발견되지 않았나요? 그리고 3번은 우물 물에 사람시체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하고 저는 생각했었는데..--;;

아..마지막으로 그 마약은 박용우가 그걸 먹고 빠져나가기 위해 그 딸이 육지에서 구해온것이 맞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흠.. 저도 영화 꼼꼼히 본다고 노력했는데..모든걸 이해하긴 좀 어려운것 같네요..가물가물하네요~ ㅜ.ㅜ
뉴타입
05/05/07 09:24
수정 아이콘
혈의 누가 해피엔딩 인가요?
제가 볼땐 아니였는데 차승원이 굳이 박용우를 죽인 것은 자신의 치부를 없앨려고 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마지마에 손수건을 바다에 버리죠~
이 영화는 인간은 본래 악하다라는 주제로 만든 영환줄 알었는데 아닌가요?
꿈꾸는콥터
05/05/07 11:08
수정 아이콘
흠.. 구름비님의 질문때문에 제 생각을 적고도 다시 한번 영화에 대해서 애기해봤는데.. 우물 물이나, 시체썩는것, 그리고 핏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유가 없는게 아닐까 하는데요.. 그냥 어떠한 사상과 연관되어 이루어지는일 같습니다만,, 그 섬의 무당이 한 애기도 있고..
ⓣⓘⓝⓖ
05/05/07 14:02
수정 아이콘
주제는 인간 본래 악하다가 맞는듯 하네여;
그리고 영화에서 무당이 계속 환각얘기를 하는것보니.. 피의비같은것도 전부 환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차승원이 무당집에 누워있을때 준차..그것부터가 약간 이상했어요
My name is J
05/05/07 16:04
수정 아이콘
1번은 박용우분과 차승원분의 대화에서 나옵니다. 왜 관직에 나가지 않았냐고 차승원이 묻자 박용우가 평생섬을 돌봐야한다고(싶다고?) 대답하지요. 또 무당과의 심오로-에 대한 대화가 힌트가 된다고 봅니다.

2.개인적으로 원귀-에 대한 이야기와 사실-에 대한 이야기의 절반즈음에 걸쳐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체의 보존-은 원귀에게 공을 돌리지요. 으하하하- (저도 이부분이 제일..--a)

3. 한여름삼복더위때가 배경이더군요. 설명할수 없는 물고기의 때죽음과 섬주위를 감도는 피비린내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자연현상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마지막 피비는 집단 환각에 저역시 한표를 던지고요. 그리고 마비산-(그 딸이 구해서 온것)은 말씀하신 데로 박용우와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가져온것이 맞습니다.
05/05/08 10:29
수정 아이콘
1번은 어느정도 추측성이었던 거죠. 그리고 그게 맞았던거고.,
2번은 전 바닷물의 소금기 때문에 보존된게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무당이 또하나의 원귀라고 했던 것..그 딸의 원귀가 자신의 시체를 보호하게 한 것처럼 하려는 효과를 내려 했던게 아닐까요?

3번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죠 불에 타는 연료자체에 물과만나면 독성을 발휘하게 했다던지, 그리고 그런 섬은 식수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식수원이 되는 곳에 시체 한 두구를 넣어두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트릭(?)같습니다.

그런데 그 마비산은 환각으로 나가려했다기 보다는 아예 기절시키고 나가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피비에 대해서는 실제로 피비가 내린 사례도 있고..피비자체까지야 환각일런지 모르지만, 그 내리는 시점에서 보여준 마을 사람들의 일련의 행동들은 분명 자신의 양심의 가책에서 나온 것이 시기적인 요소와 맞물려 환각처럼 작용했다는 것이 맞지 않을 까 싶습니다..


어제 봤는데 굉장히 긴박감있게 즐겼습니다.
추리물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클래시컬하면서도 리얼리즘과 결부되서 나오는 그 장면들은 정말 놀랍더군요.

18금이라고는 하나(맞죠?) 심의를 통과한게 신기할정도더군요.
사지를 찢는데, 눈가리려고 하길래(여자) '에이 안 보여줘~걱정말고 봐~' 했다가 찢어버리는 바람에 상당히 뻘쭘했습니다-,.-

ps 개인적으로 지성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위화감이 있었고 지성이라는 인물이 주는 캐릭터가 좀 안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사극에다가 현대물을 넣어둔 느낌이었다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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