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3/12 03:54:01
Name 말코비치
Subject 스포츠와 낭만 - 이은경, 신주영

안녕하세요? 말코비치입니다. 제목이 넘 pgr틱하군요^^;;
어제 엠겜에서 방송된 인터랙티브 머시기인지를 보고, 또 아래 ‘중산층...’이라는 글을 보고 갑자기 생각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프로게이머 이은경 선수의 팬입니다. 예전에 김가을 감독이 선수로 날렸을 때부터(당시 포스는 말 그대로 덜덜덜..) 관심있게 보았다가, 인텔 베스트 커플전을 이후로 알 길이 없어서 잊고 지냈습니다. 그 후 겜티비에서 여성리그가 생긴다기에 혹시 이은경 선수도 출전하지 않을까 하여 팬카페(http://cafe.daum.net/QS)에도 가입하고, 이래저래 정보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 LMSL이 시작되고, 기억 속 저편의 인물을 직접 눈으로 한번 보기도(서지수 선수에게 OTL되던날..) 했습니다.
뭐, 다른 pgr분들도 그러시겠지만, 스갤눈팅을 좀 하고 있었더니 신주영 선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요즘엔 뭐하냐? 아직도 프로게이머 하냐? 예전에 왜 군대 더 길게 갔냐 뭐 그런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여성리그는 정확한 계보를 알 수는 없지만, 이은경 선수 정도면 신주영 선수는 아니더라도 이기석 선수 정도 되는 old gamer가 아닐까 합니다. 두 선수 모두 프로토스인데, 프로토스라는 종족의 특성상, 예전에 비해 실력 면에서 성장해있는 게임판의 특성상(누군가 이러더군요. “98년에 나온 신주영 전략집 가지고 요즘 하면 ‘공방양민’소리 듣는다.”고), 두 선수가 예전의 명성을 떨칠 것이라는 기대는 솔직히 안듭니다. 이은경 선수보다는 신주영 선수의 경우 더욱더 그렇겠죠.
그래도 왠지 이들이 잘 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듭니다. (‘이성적으로’ 볼때 희망이 거의 없다고 생각되는) 이종미 선수와의 LMSL 패자4강에서 이은경 선수가 이기기를, (0%의 확률에 가깝겠지만)이번에는 기필코 챌린지 예선을 뚫고 ‘신주영’ 세글자가 TV화면에 등장하기를 희망합니다. 현실에 없을 ‘낭만’을 기다립니다.

인터랙티브 어쩌구 프로그램에서 이은경 선수는 “나는 학생이고(나이로 봐서 졸업반), 회사 다니고, 남친 있다.”고 했습니다. 그 역시 평범한 한 개인에 불과하지만, 사회 속에 존재하고 있는 우리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스포츠를 비롯해 ‘스타’가 존재하는 시스템이 다 그렇듯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낭만’을 구현해 줄 대리인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공간. e스포츠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스포츠 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중에서도 여성부는 아직 ‘낭만’이 있을 수 있는, 현실에서는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우리 ‘낮은 사람들’의 인생에 뭔가 위안을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모두 게임 밖 현실에서는 낭만을 과도히 바라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경쟁과 승리만을 외치는 사회에 낭만이란 없습니다. 낭만이 현실에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속에 갇히게 합니다. 마약과 비슷한 것이죠.
20:80도 아닌, 5:95의 사회로 양극화된 이 세계 아래에서 우리는 모두 95의 ‘낮은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언젠가는 95%의 ‘낮은 사람들이’ 세계의 주인되는 세상이 올거라 믿고 살고 있습니다.
모두들 그런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희망은 현실 속에 존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3/12 05:07
수정 아이콘
전 오늘 재방송으로 듀얼토너먼트 봤는데요.
김준영선수..저는 전혀 모르는 선수 였는데..
그 선수가 스타리그 진출 확정후 머뭇거리는 듯.. 살짝 흘린 미소에서 "낭만"을 느꼈습니다.
괜히 제가 다 뭉클해지데요.
기존의 스타 선수들이 승리 후 보여주는 미소와는 확연히 다른
신예이기에 느껴지는 감격이라고 할까.. 그런게 전해지더군요.
다음엔 좀더 활짝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05/03/12 10:18
수정 아이콘
21gram님//저도 동감 합니다
승리후 짓는 미소는 얄밉다기 보단 저도 같이 행복해 지거든요~;;
도끼든 고스트
05/03/12 12:04
수정 아이콘
제가알기론 작년까지 이은경선순 세중게임월드에서 근무했어요...X박스매장에서 일했다고 세중게임월드에서 청소하시는분이 말하시더군요....
하루글로리
05/03/12 23:51
수정 아이콘
신주영 선수는 KTF소속인가요 지금???얼핏 본거같은데
샤오트랙
05/03/13 07:51
수정 아이콘
신주영 선수 다시 프로게이머 시작했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647 불현듯 떠오른 퀸과 다크아콘의 전술적 활용 [32] VoiceOfAid4415 05/03/12 4415 0
11646 드디어 페라리를 몰아보자!! 그런데... [11] 홍승식4649 05/03/12 4649 0
11644 CBS TV [CBS 저널]/ 지만원vs진중권 대담 전문 [14] Sid Vicious3614 05/03/12 3614 0
11643 만약 선수를 이적해야한다면. [33] 단x35956 05/03/12 5956 0
11641 박성준 선수를 만났습니다. [25] H_life6555 05/03/12 6555 0
11640 주간 PGR 리뷰 - 2005/03/05 ~ 2005/03/11 [4] 아케미4923 05/03/12 4923 0
11639 대마초로 종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이죠. [30] ArcanumToss5862 05/03/12 5862 0
11638 스포츠와 낭만 - 이은경, 신주영 [5] 말코비치4469 05/03/12 4469 0
11637 군대이야기 [25] EclipseSDK3274 05/03/12 3274 0
11635 운전면허의 마지막 관문 주행시험을 앞두며... [7] 오재홍3974 05/03/12 3974 0
11634 대마의 합법화... 과연?? [65] 어딘데3970 05/03/12 3970 0
11633 시간이 얼마 남지않았답니다.. [27] 사랑천사3223 05/03/12 3223 0
11632 [소설]본격 로맨스 '미 소 천 사' #1 [8] Timeless3702 05/03/11 3702 0
11631 드디어 첫번째 스토브리그 이적사례가 나왔습니다. [98] 내일은태양12561 05/03/11 12561 0
11630 [후기] 레이디스MSL 사진과 후기입니다 ^^ [23] Eva0107801 05/03/11 7801 0
11629 중산층과 부자란 무엇인가? [33] 마린스5044 05/03/11 5044 0
11628 메이저리그 이야기 - 그 옛날의 박찬호 [27] intothestars4672 05/03/11 4672 0
11627 종족별로 이기는걸 보며 느껴지는 감상들.. [25] bobori12345429 05/03/10 5429 0
11626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9] 다친러커..3661 05/03/10 3661 0
11624 [인터뷰]엄재경님과의 인터뷰 [27] 어쭈15044 05/03/10 15044 0
11623 [인터뷰] Interview with an Overlord: Um Jae-kyung of OGN [30] forever8733 05/03/09 8733 0
11621 스타크래프트를 감상한지 어언 6년 [9] 이경민4265 05/03/09 4265 0
11620 워3 맵조작에 대한 e-스포츠협회의 공식입장을 접하며 [46] 뉴폰6372 05/03/09 637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