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1/12/23 20:18:20
Name Apatheia
Subject [후기] 제1회 게임벅스배 스타최강전.
언제나 그렇듯이... 겜벅스 다비 버전.



방금, 자그마치 7시간여에 걸친 사투가 끝났다.

점심도 굶어가며--; (선수들이여 미안하다... 그러나 이 바닥이란 다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

경기에 열과 성을 다해준 선수들과 수고한 운영요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리는 바이다.




아침 여덟시가 조금 지난 시간... 필자는 노량진 역 언저리를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대회장인 모 게임방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이 안에 지금 꽤나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여자의 날카로운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저 편 구석탱이 명당자리에

이미 부지런한 몇몇 선수들이 아예 본진을 꾸리고 앉아서 --;

각자의 종족에 따라 누구는 버로우 하고 있고 누구는 해처리 짓고 있고...

(주로 저그유저들이었다 --;)

이야... 저 선수들 정말 부지런하구나...ㅠㅠ 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옆에 있던 모 님의 말로는 선수들이 부지런한 것이 '절대' 아니라 --;

어제 있었던 게이머 망년회에서 아예 밤을 새고 바로 이리로 온 것이라 한다. 쩝 --;

흠... 그러고 보니 저쪽 모니터 앞에 엎어져 자고 있는 것이

지난 온게임넷 준우승에 빛나는 홍진호 선수가 아닌가 --;

그 옆에 앉아 9드론 운운 센터 바락 운운

목소리 높여 전술 토의 중인 선수는 성준모 선수 김갑용 선수 장진남.진수 선수 등등...

안 듣는 척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웬 두툼한 패딩에 모자를 푹 눌러쓴 총각--; 하나가

아마도 키보드 가방--;일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가방을 들고 들어와 한 구석에 짱박혀 앉았는데

아무도 그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으나 그 떡대 및 기골의 장대함--;으로

필자는 그것이 김동수 선수임을 눈치채 버리고야 말았던 것이었다. --;



아무튼 우선 운영진이 하나하나 도착하고

선수들이 그 뒤를 이어 줄줄이 도착함으로서 대회는 시작되었는데...

꽤 오랫만에 만나는 강도경 선수...

빨간색...이라기보다는 와인빛에 가까운 머리가 꽤 많이 길어나와서

이제는 군데군데 까만 머리가 보였다.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한 김동준 선수는

급하게 나오느라 로션도 못 바르고 나왔어요ㅠㅠ 라면서 필자한테서 로션을 빌려갔고 --;

(집이 머니까 용서한다 --; 김동준 선수의 집은 성남이다. --;)

강도경 선수보다 더 오랫만에 보는 임성춘 선수는

김동준 선수와 둘이서 무슨 스텝--;같은 폼으로 운영진들 사이에 섞여있었는데

그 폼이 어찌나 어울리던지 --;

언제 봐도 조각같은^^ 최인규 선수는

키보드 마우스 뿐 아니라 헤드셋까지 준비해 오는 준비성을 보였고

김동준 선수보다는 조금 일찍, 그러나 역시 지각 일보직전에 도착한 김정민 선수는

여느때와는 달리 오늘은 아~주 간편한 복장이었다. ^^

뭐였느냐고? 그건 비.밀.이다 --;



지방에서 도착한 선수 몇몇의 지각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64명중 여섯명만이 결석을 한 상태에서(대기자 포함)

오후 10시 30분 경 대진표 추첨이 시작되었다.

뽑혀 나온 숫자를 보고 일희일비하는 선수들...

시드가 있기는 했지만 특별히 시드 배정자들을 떨어뜨려 놓지는 않았던 관계로

몇몇 엽기적인--; 대전 결과가 발생하였는데...

성학승 선수대 이윤열 선수라든가

유병준 선수대 최인규 선수라든가. --;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병준 선수와 최인규 선수의 1차전 경기였는데

유병준 선수의 '나도 랜덤할까?'하는 말에

뒤쪽에 응원군인 척--;하고 앉아있던 박윤정 선수의 싸늘한 한 마디 --;

-야, 야, 말어... 니가 랜덤해서 이길거 같애? -_-;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필자는 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랜덤으로 놓여있던 종족을 다시 테란으로 바꾸는 유병준 선수의 손가락이 가느다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ㅠㅠ



64강에서 32강, 16강, 다시 8강...

점차 남아있는 선수들은 줄어갔고

비어버린 대회장 한 켠에서는 길드전 및 커플전이 진행되었다.

오늘의 초청길드전... 대한민국 최강 길드 NC대 dak...

역시나 길드전인 만큼 양 길드의 신경전 또한 대단했는데

두번째 1:1 결기인 홍진호 선수 대 이재훈 선수의 경기때는

양 길드원들이 남의 길드원 뒤에 달라붙어서

갖은 방해공작을 펼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

(참고로 필자는 이재훈 선수의 뒤에서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

김정민 선수마저 이재훈 선수 옆에 달라붙어서

홍진호 선수의 진영이 흘끗흘끗 보일 때마다 진호 최고야~를 연발하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

어뷰저 방지 목적으로 공개키스를 시키겠다--;는 엄포가 있었던 커플전에서는

의외로 정숙한--; 커플들의 요청에 의해

공개키스를 한 커플에게 부전승을 주는 방향으로 방침이 바뀌었고

공개적으로 키스를 한 용기있는 커플이 세커플 있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



준결승을 거쳐 결승에서 맞닥뜨린 두 선수는

김근백 선수와 홍진호 선수...

양 선수 다 64강부터의 경기를 지켜본 갤러리들이

'오늘 날 잡았다' '몸 완전히 풀렸다' '저거 치터다-_-;' 등등의 평가를 내릴 만큼

아주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 주었다.

3판 2선승제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마지막 판까지 가는 혈전끝에

결국 홍진호 선수가 김근백 선수의 GG를 받아내는 순간

대회장 안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이로서 7시간여에 걸친 혈전은 막을 내렸고

간단한 시상식과 장내 정리 절차를 거친 후

게임벅스배 스타최강전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며 필자가 느낀 것 몇가지...

하나. 체력은 국력-_-;이다.

오프라인 64강...

실제로 옆에서 지켜보니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게 되었고

훌륭한 게이머가 되기 위해서는 게임도 잘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튼튼한 체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둘. 누가 저그를 암울하다 했는가. -_-;

자세한 대진표가 곧 올라오겠지만

16강 이후 저그 유저들의 강세가 아주 두드러졌다.

우승 준우승 또한 저그 유저에게 돌아갔고...

셋. 부전승 및 시드가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우승인 홍진호 선수는 시드였고 1회전 부전승이었지만 --;

부전승 및 시드를 배정받은 선수들이 의외로 초반에 빨리 탈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렇게 해서...

한달간의 예선 기간을 거친 게임벅스배 스타 최강전 첫 대회는

무사히, 성황리에 막을 내렸음을 보고하는 바이다.

오늘 벌어졌던 역량있는 선수들의 수준높은 경기는

고수 리플레이란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에류션님의 상세하고 친절하며 조금은 엽기적인^^ 해설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게임벅스배 스타 최강전에 보내주신 선수 및 유저님들의 성원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더욱 알찬 스타최강전으로 가꾸어 나갈 것을

전 직원 동의 없이-_-; 마음대로 혼자 약속해 본다. ^^


모두모두 오늘 수고하셨슴다. ^^ 즐. 스! /--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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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mPpOnG
01/12/23 21:59
수정 아이콘
제가 방향치인 탓에 노량진바닥을 정확이 57분동안 헤멘끝에 약 3:30분경에 대회장소에 도착했죠 습니다...
가보니 다행히 8강까지 치뤄진상황 (4강과 결승은 놓치지 않았다는.... ^^) 이더군요...
프로분들 진짜로 보니 무지무지 신기했음... ㅇ.ㅇ;; 커플전과 4강 결승전을 다 보았습니다.
정말 잘하시더군요... 모두다... 이태우님 올랜덤으로 4위 까지 하신것도 인상 깊었구요...
나중에 대진표 보니... 많은 프로 분들 첫경기에서 탈락하셨더군요...
Zz@mPpOnG
01/12/23 22:07
수정 아이콘
에구... 홍진호님 우승 축하드리구요... 김근백님 참 아쉽네요...잘하셨는데...
근데 '날고싶다'님이랑 '다비'님 못본게 좀 아쉽네요... 결승끝나고 친구녀석이 힘들다녀 빨리 가자고 보채는 바람에...(이녀석 김동수님 팬이라서 김동수님 볼수있다고 꼬셔셔 댈꾸왔는데...TT^TT동수님 안계시더군요)
그리고 진남&진수 님정말 똑같더라구요... ^^;;; 에구 너무 기억나는게 많아서...이만 쓸랍니다...
'다비'님'날고싶다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그럼이만...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홍진호님도 우승 축하드리구요^^ 온겜넷의 아쉬움이 조금은 달래졌기를 바라네요.
01/12/23 22:49
수정 아이콘
저두 오늘 구경꾼으로 갔었는데...^^;; 겜방 찾느라 죽는 줄....
진짜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왔더군요. 총출동!!! 임요환 선수만 빼고....ㅡ.ㅡ;;
최인규 선수 손빠르기는 진짜 장난아니더군요. 박정석 선수 빠르고...(전 정석님 팬+.+)
정석님이 홍진호 선수한테 져서 떨어졌습니다. 홍진호 선수 요즘 장난아니져...온게임넷에서는 지긴 했지만..
정말 엄청난 게이머들이 1회전 탈락했습니다. 임성춘...김동수...전태규...켁...전 플토유저라 플토만...ㅋㅋㅋ
암튼 넘 많은 프로게이머를 한꺼번에 봐서리...정신이 없는 하루였습니다. 홍진호 선수 축하드리고요...
겜벅스 관계자들분들은 진짜 수고하신듯....담에도 또 이런 기회가 있겠져???^^
Minstrel
저두 가고 싶었는데...아는 살암두 엄꾸..집도 멀고 먼 부산이라...ㅠ_ㅠ 암튼 대회 준비&진행하신 운영진&스텝분들,경기하신 게이머분들,구경&응원하신 분들까지 모두 너무 수고하셨구요, 홍진호선수 우승 축하드려요~~^^*
항즐이
01/12/24 00:16
수정 아이콘
켁... 저도 있었어요... -_-;;; 흑흑
새벽밥짓는여
아파테이아님(하핫^^;)잠도 제대로 못주무시고 나가셨을텐데.. 어제(시간상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당.. ^^ 엠.. 아직도 짐 대회 뒤풀이를 겸한 잔치 중이신지 몰겠지만 암튼;; 푹 쉬시고 존 클수마수 맞으시길.. ^^ (PS. 조각같은 규군이라.. 푸힛.. -_-*)
나는날고싶다
01/12/24 03:36
수정 아이콘
에거..허리 아파욤..ㅠ_ㅠ 지금 새벽 3시 반인데..이제야 글 남기네욤..ㅡㅡ; 모두 수거하셨슴돠..-_-+ (아흑..ㅠ.ㅠ 조형근이...우리의 끌롱이..16강에서 지다니..ㄴㅇ.기ㅏ댜드ㅕ;ㄹ,ㅓ ㄴ\ㅇㄴ[;인 )
나는날고싶다
01/12/24 03:40
수정 아이콘
근데 오늘 진짜 플겜머들 많이 봤는데..바뻐서 싸인도 한 장 못 받았어요..ㅠ_ㅜ 글고 제가 B조 뒷 번호 쪽을 진행했는데 32강때 제가 맡은 8명이 박정석,김정민,이창훈,홍진호,조정현,최인규,김성재(IntoTheRainbow),한웅렬이었다는..ㅡㅡ;;;; 그야말로 대박 추첨이었죠...ㅡㅡㅋ 홍진호 선수 게임 진짜 대박..제가 뒤에서 봤었는데 정말 한편의 드라마..더 이상은 사정상 게임에 대해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만 상대 선수였던 모 선수는 지고 나서 눈물을 글썽거렸고..뒤에서 보던 신덕님은 '에이..지노 다 이긴거 졌어'라고 했다가 나타나서 이겼다고 하자 경악했다는..ㅡㅡ;;;
나는날고싶다
01/12/24 03:42
수정 아이콘
하여튼 오늘 우승은 아시다시피 홍진호 선수가 차지했는데요..오늘의 홍진호 선수는 정말 최-_-강 그 자체였습니다..(특히 결승 2차전을 비롯해서 몇몇 게임은 보던 사람을 모두 경-_-악하게 만든..--;;;) 물론 온겜넷 3,4위전까지 그 기세를 이어 갈지는..ㅡㅡ;;(또 밤새서 연습하신다는..+_+)
나는날고싶다
01/12/24 03:45
수정 아이콘
아..그리고 이번 대회의 참고 특징들...1) 12시2시 저그대프토->저그 거의 전승..ㅡㅡ;;;;;;; 2) 테란 몰락..-_-;;; 3) 6시 프토 거의 전패..ㅡㅡ;;;;; (참고로 맵은 선수들 사정을 고려해서 결승까지 온리 로템으로 치뤄졌답니다..^_^)
Zz@mPpOnG
01/12/24 05:13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결승 2차전.... 정말 멋졌져죠. 그리고 이태우 선수와의 준결승 2차전도 정말 멋지더군요.
(경기내용은 후기&리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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