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8/19 04:18:04
Name Elecviva
Subject 깊은 밤 잡담 한 번 올립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과 즐겁게 게임을 나눴습니다.
역시 살아숨쉬고 생각하는 누군가와의 대전은 즐거웠습니다. -반면 PS2는 함께 즐길 사람이 없어서 항상 AI를 상대해야 한다는..-
새로운 맵에서의 게임은 전략의 변화를 요하기 때문에 즐거웠고, 새로운 스타일의 유저는 힘껏 긴장하고 플레이 해야 하기 때문에 또 즐거웠습니다.- Bejjang:)님과 즐거운 네오비프에서의 경기가 떠오르네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즐기면서 느끼는 기쁨과 짜릿함, pgr여러분들의 따뜻함이 더해져 오늘도 새삼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느낀 것 같습니다.
며칠째 벌써 하루에 10시간도 넘게 컴퓨터를 하는 군요.
하지만 오늘은 후배에게 밥을 사야 하기 때문에, 새벽이라도 일찍 자야겠다는 의무감으로 잠을 청했습니다.
눈을 감자마자 그려지는 건 오늘한 게임의 일부분들이군요. 3방향으로 동시에 3대의 드랍쉽을 날린 것을 생각하며 .. 손은 1 a.. 2 a.. 3 a..
뚝..뚝..뚝..
빗소리가 저의 상상과 기억을 작은 소리로 깨웁니다.
어둠으로 희미하게 보이지만, 제 방의 사물들을 관찰할 시간이 잠시 주어지게 되었죠.
쌓여있는 많은 책들.. 많은 음반들..
무언가 어긋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학생이라고, 이제는 내가 하고픈 일은 내가 하겠다고
부모님과 친구들, 정든 곳을 떠나서 이 곳에 왔는 데..
어느샌가 눈을 뜨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과 스타크래프트에 집중하는 제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배우겠다고..
사랑하겠다고..
더 크고 싶다고..
그런 마음으로 떠나 이 곳에 왔는 데..
지금의 제 모습은..
..
항즐이님께서 notice에 올리신 글이 생각납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는 삼가해달라는 말씀..
물론 깊은 밤.. 감성이 예민해져서 올리는 글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도 이렇게 반쯤 잠긴 의식 속에서 하루의 목적없이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즐겁습니다.
pgr은 따뜻합니다.
하지만, 오늘밤 저는 이 것들을 배우고, 느끼려 하는 것들을 온전히 담기 위해 조금은 멀리 하려 합니다.
아는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은 것도 아니고..
프로게이머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수도 아닌 그저 평범한 게이머이지만..
pgr채널에 가면 즐겁고 따뜻하게 게임을 하곤 했는 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후배에게 맛있는 점심을 대접하기로 약속도 했는 데..
오늘밤은 평소에 전화조차 하지 않는 부모님이 떠오르네요.
함께 게임을 즐겨주신 분들..
별 거 아닌 인연이라고 생각해주실 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하나 같이 즐겁고 짧은 시간이나마 기쁨과 즐거움이었습니다.
pgr에 저같은 바보청년이 있다면 내일을 위해서, 아직 살아있는 자신을 위하기를 바라면서 한 마디 올려봅니다.
너는 언제나 오늘을 살지만, 내일의 너는 어제를 살았노라고..

-역시 저만의 일상과 생각을 두서없이 담아낸 것 같네요.
이런 글을 쓰는 것도 하나의 다짐이라 생각하고, 계기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너그러이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은하늘이
02/08/19 04:21
수정 아이콘
편안하고 여유와 함께하는 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푹쉬세요..
02/08/19 04:33
수정 아이콘
비오는밤, 저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군요.
그리고 세방향 동시 드랍쉽, 멋졌습니다. ^^
Elecviva
02/08/19 04:38
수정 아이콘
빗소리가 조금은 슬프게 들리는 새벽입니다.
모두 편안히 잠드시길..
02/08/19 11:53
수정 아이콘
음... 학교 와서 보니.. 오늘 새벽 4시 넘어서까지 겜을 하셨군요.. 전 2시쯤에 항복하고.. 잤는데..
문득 그럴때가 있지요.. 갑자기 센치해지는 그런 때...
예전에(한 10여년 전에) 첫사랑과 헤어지고 거의 매일을 새벽녁까지 술마시던 어느날 새벽.. 문득 술이 깨어 돌아보니.. 쓰린 속에 무언가 미치도록 그리워지고.. 그러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던 ... 옛날 일이지요 ^^
비타민C
02/08/19 12:55
수정 아이콘
Elecviva 님! .... 그렇게 감정에 빠져 계셔도... 왕따는 피할수 없답니다 -_-++ 후훗;;

..........장난이예요 ㅠㅠ 용서를..;; [이러다 내가 왕따 되는거 아닌지 몰라;;]
비타민C
02/08/19 12:57
수정 아이콘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글을쓴다는것.... 그것 자체가 성장했다는 증거 아닐까요^^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을 쌓아가는것도 분명한 성장 이라고 생각합니다
Elecviva
02/08/19 19:11
수정 아이콘
네오비프에서..;; 캐논을 그렇게 많이 짓고 보니 돈이 없더군요 ;; 어쨌거나.. 비타민 C님의 말씀 감사합니다.. matlab님과는 그래도 일요일날 뵐 수 있기를.. 옵저버 해주신 카이님 캄사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186 [넋두리] 암울한 프로토스... 이 기능이 있다면.... [8] acepoker1523 02/08/19 1523
5184 [질문] 온겜넷 관계자 분들이나 겜비씨 관계자들 보세요 [3] 킬번1262 02/08/19 1262
5182 저의 옛날 이야기 한편입니다.. [5] matlab1250 02/08/19 1250
5181 [잡담]너무하는 한국통신.. [19] -_-1571 02/08/19 1571
5180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 재경기...일정변경 [13] 삭제됨1828 02/08/19 1828
5179 [잡담]한번쯤 격어보셨을 황당한 로템. [3] Siriuslee1244 02/08/19 1244
5178 (리플레이)eSu.sVEN의 AMD대회 리플모음 리플지기?1250 02/08/19 1250
5177 (공식맵)PKO99대회 공식맵(Ob) 리플지기?1372 02/08/19 1372
5176 깊은 밤 잡담 한 번 올립니다. [7] Elecviva1323 02/08/19 1323
5175 온게임넷과겜비씨스타방송을효과있게보는법 [4] 정재열1247 02/08/19 1247
5174 [펌] 지오팀 소식입니다. [11] 낭천1906 02/08/19 1906
5173 [잡담] 서지훈선수와 G.O팀? [30] poet162616 02/08/19 2616
5172 캬, 유럽인들, 아메리카를 능가해버렸습니다. [2] minyuhee1398 02/08/19 1398
5168 추천 vod.. 온게임넷 챌린지리그 E조1경기 기욤 vs 박상익 [2] nowjojo1327 02/08/19 1327
5167 [후기] PgR 대회 허접 후기;; [3] 신디1307 02/08/19 1307
5166 날으는 드론 때문에..... [3] 김형윤1435 02/08/18 1435
5164 (WCG2002)김완철 대 변길섭 WCG2002예선전리플 리플지기?1254 02/08/18 1254
5163 (게임아이)김정민 대 장진남 연습경기 [4] 리플지기?1484 02/08/18 1484
5162 날으는 드론 너무 좋다!! 오예!!!!!!!!!! [4] 가츠1826 02/08/18 1826
5160 가림토 김동수 그는 더이상... [16] 유경희2275 02/08/18 2275
5159 이것이 차세대 스타크? [6] minyuhee1547 02/08/18 1547
5157 [워크3/펌] 1.02 maphack이 떴다는군요. [10] 겜중독1399 02/08/18 1399
5156 음냐..pgr에는 테란 유저님들이 참 많으세요 ;; [10] Elecviva1185 02/08/18 118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