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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03/09/29 01:18:40 |
| Name |
똘레랑스 |
| Subject |
젊은 시절, 게이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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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거리에서 바쁘게 걸어가는 한빛스타즈선수들을 만났습니다.
박경락선수를 보며 어디서 본 거 같은데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모자를 눌러쓴 나도현선수가 보이고,
그 옆에 기대대로(그 짧은 순간에도 기대를~!) 박정석선수가 보이더라구요. 건장한 체격들이라 그런지 듬직한 게 참 멋지더군요.
(바쁜 발걸음 같음에도 염치불구, 싸인을 받았습니다~ 박정석선수에게 감사~ ^^)
돌아서니 선수들의 그 바쁜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개업하는 게임방? 술집? 보드게임방? 노래방?...
따라갈 엄두는 내지도 않았고, 워낙 짧은 시간이었으며 약간 상기된 표정들이어서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편안한 복장과 헝크러진 헤어스타일에서 약간의 여유있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었습니다.
거기에 약간의 상상이 덧붙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일요일 저녁이고, 그들을 만난 거리는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거리이다. 그래, 아무튼 그들은 놀러가는 길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잔잔한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들도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고 있는 놀고 싶어하는 건강한 청년들이구나하면서 말이죠.
인생 다 산 사람처럼 말씀을 드려 죄송하지만, 솔직히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거 있죠? 저 역시 10년 전에는 저들처럼 무서울 것이 없었던 멋진 때가 있었는데.. 이런 느낌.. ^^
(3명일 뿐이었지 몸이 좋아서인지 거의 영화 '친구'의 포스터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나름의 즐거운 상상을 하다가, 얼마 전에 수정공지를 보았던 KT-KTF 프리미어리그가 생각났습니다.
또, 그 진행일자가 토요일, 일요일이었던 것이 기억났구요.
'그러면 주요리그만 나간다쳐도 목,금,토 또는 목,금,일요일 나가는 선수들이 있겠구나.
잘 나가는 선수들은 화,목,금,토 등 4일정도는 방송출연을 하겠고.. 일주일에 공식전만 5일 이상하는 선수도 생기고.. -.-'
서론은 장황했으되,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쓰는지 느낌이 좀 오시나요?
"너무 바쁜 선수들."
분명히 표면적으로 프로이고, 그들의 판이 넓혀진다는 생각에 많은 대회가 있다는 건 그들에게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또 기회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갓 20살안팎의 청년이기도 합니다. 아까 보았던 그 선수들처럼
패거리처럼 몰려 놀러가고도 싶고(제 상상~), 차를 끌고 돌아다니고도 싶고 그럴 겁니다.
사실 그렇게 '놀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오래 가지도 않습니다. -.-
일주일에 4번정도 대회에 출전한다면, 그것도 같은 팀이라도 선수마다 다른 날짜들에 대회출전을 한다면,
제가 보았던 그 여유만만한 3명의 청년은 앞으로 그 장소에 함께 있기 힘들 것입니다. 확률이 매우 낮겠죠.
(주요대회에 모두 탈락한다면 몰라도, 음.. 그럼, 불안해서 만나도 재미없을지도~)
언제가 쉬는 날인지조차 기약 없이, 거의 매일 경기에 임한다면.. 그 청년들의 기계적인 일상이 암울하네요.
스타급 선수들만 해당된다거나, 아직 게임판은 작다거나 할수는 있겠지만, 팀리그 등 각종 대회, 이벤트 등으로
적지 않은 선수들이 혹사 당할 수 있으며, 그들 혹은 게임판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무리한 희생은 너무 크단 생각을 했습니다.
타이트하게 관리되는 그들의 일정은 그들에게도, 또 보는 이들에게도 좋지 않을 거구요.
최악-최선의 경우의 수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소박하게도 일주일에 단 하루라도 모든 게이머들이 쉴 수 있는 날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도 모여 부산하게 떠들고 놀고 그래야 되지 않을까요?
그들도 좀 놀고 싶고, 쉬고 싶을텐데..
리그운영을 좀 달리해서라도 다양한 게이머들의 참여 기회도 제공하면서, 선수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안, 뭐 그런거 없을까요?
제 기우가 제 상상 속에서만 그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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