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8 11:19:33
Name Hewddink
Subject [펌]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를 내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듯한 훈계를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컴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 ----->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 ----->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 -----> 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 -----> 아빠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14세때 -----> 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 나요.

25세때 ----->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 ----->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 -----> 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님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 -----> 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 ----->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助言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척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車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 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s Jonathan
03/07/18 11:24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어머니"라는 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단어죠!^^
사다드
03/07/18 11:35
수정 아이콘
^^좋은글 항상 감사~
불가리
03/07/18 11:37
수정 아이콘
아... 내리는 비와 맞물려 감동적인 글이네요.
scvDancE
03/07/18 12:04
수정 아이콘
아버지의 의미와 존재를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보네요...=ㅁ=
scvDancE
03/07/18 12:05
수정 아이콘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지는건 저뿐인가요...
아버지의 모습과는 다른...
언뜻 유재석
03/07/18 13:21
수정 아이콘
아버지의 향수라는게 없는 저로서는..음..
제 아들에게는 영웅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기다림...그리
03/07/18 13:25
수정 아이콘
전 저의 아버지처럼 인자할 자신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할 자신도
없습니다 그런 아버지께 오늘도 전 아무것도 못해드립니다
전 정말 나쁜 아들이지요
03/07/18 14:43
수정 아이콘
... 글을 실컷 쓰고 지워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글 몇 자로 도저히 표현할 자신이 없어서입니다... 정말 좋은 글이네요
03/07/18 15:09
수정 아이콘
아버지...부름의 끝에 눈물이 아로새겨지는 이름 석자...
앞모습보다도 뒷모습이 아름답고, 그래서 더욱 슬픈...
전화하러 갑니다...아버지께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파란마녀
03/07/18 17:59
수정 아이콘
전.. 아버지와 저는 친구입니다...... 같이 영화얘기하고 모르는게 있으면 서로 가르쳐 주고.. 살빼라고 서로 구박하는 ..^^;; 물론 어머니도요..
노을향기
03/07/18 20:11
수정 아이콘
아버지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가졌었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 그런 감정이 싹 사라지고 오히려 죄송해지고 한없이 존경스러워졌습니다 ^ ^
03/07/20 02:32
수정 아이콘
아버지의 일상은 아들의 전설이 된다... 라는 말이 잇죠...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0876 홍진호선수와 임요환선수 [8] 쥑이봐라 죽나2934 03/07/18 2934
10875 [펌] 아버지는 누구인가? [12] Hewddink1485 03/07/18 1485
10874 쩝.. 왜 플토가 승률이 좋은 맵은 찾아보기가 힘든 걸까요... [12] 정준호1499 03/07/18 1499
10873 코크배, 한빛배.. 임성춘선수로는 너무나 아쉬웠던 대회들.. [20] 마이질럿2249 03/07/18 2249
10872 Don't cry for him [10] 사다드2117 03/07/18 2117
10871 [잡담]챌린저 리그 예선.... [11] Zard2486 03/07/18 2486
10870 [잡담]who are you.. [4] MasTerGooN1634 03/07/18 1634
10867 임요환 개인플레이화면 [16] 잭필드3007 03/07/18 3007
10866 그사람이 있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17] 서린언니1971 03/07/18 1971
10865 [잡소리] 원더풀 데이즈 관람후기 [9] TheInferno [FAS]1830 03/07/18 1830
10864 잡담)님들께선 아버지와 어떤 이야기를 하십니까? [7] 천기용1247 03/07/18 1247
10862 테란이 강한가? [25] 홍선일2635 03/07/17 2635
10861 낯선사람과 눈 마주치기, 좋아하십니까? [17] 서창희4245 03/07/17 4245
10860 프로게이머들이 쓰는 마우스.서페이스 정리^^(없는 게이머도 많아요..^^;;) [36] EzMura4391 03/07/17 4391
10856 게임도중 네트워크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2] 이동희1481 03/07/17 1481
10855 [잡담] 추억 이야기 - 두번째 [9] white1274 03/07/17 1274
10851 함온스 까페에서 퍼온건데..올려도 되는건지 몰겠습니다만..Atair~★님이 쓰셨던 글입니다.. [12] Kim_toss2495 03/07/17 2495
10848 저그대마왕.. [33] 킁킁3048 03/07/17 3048
10847 스타크조추첨 보다 더 관심가는 내일경기..^^ [17] kim3502851 03/07/17 2851
10845 pgr21 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30] homy3833 03/07/17 3833
10843 이번 첼린지 예선 오보 사건과 아울러.... [25] mesh2572 03/07/17 2572
10841 다음시즌 진출자와 첼린지 예선 통과자 팀별 정리.(수정) [43] 안전제일3443 03/07/17 3443
10844 온게임넷 챌린지 리그 진출자 명단(진출 경로별 정리) [9] 주기3013 03/07/17 30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