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 프로게임단] 한국 대표 프로게임단 도약 '날개 짓'
보광동에 새 보금자리 마련
KOREA(이하, KOR) 프로게임단은 지난 4월 용산구 보광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KOR은 소속사가 잡히질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지인의 도움으로 실 평수 33평의 아지트를 새롭게 얻게 된 것. 넓은 숙소로 이사 온 팀원들은 연신 실글벙글이다.
기자는 수박 한 통을 낑낑거리며 들고 숙소에 도착했다. 에어콘 바람에 등골이 오싹. 숙소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KOR 상장이 전시된 진열장과 선수들의 컴퓨터가 즐비한 연습장이 보였다. 또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연습장 두 배 크기의 원룸형 숙소였다.
이날은 차재욱 신정민 김경환 민광현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과의 즐거운 포토인터뷰를 진행했다. 게임단 탐방 역사상 가장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인터뷰였지만 차마 지면으로 옮기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 포토 인터뷰
▶ 프로게임계 마당발 ‘국기봉’
윗머리만 모아 묶은 모습이 꼭 사무라이 같았다. 재기를 노리며 KOR과 한솥밥을 먹게된 국기봉(23)은 매일 밤 합류, KOR의 비밀병기로 사육(?)중이다.
게임계 마당발로 통할만큼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국기봉. 상황에 맞지 않는 썰렁한 유머로 번번이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주범이며, 술은 조금만 마셔도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약하다.
▶ 당구지존 ‘주진턱(철)’
뛰어난 당구실력을 자랑하는 주진철(22). 겉보기엔 털털하고 소탈해 보이지만 게임만 시작하면 180도 성격이 바뀐다.
어떻게? ‘깐깐+쪼잔+꼼꼼…’ 도무지 성경파악이 힘든 인물이다. KOR 팀원들은 하루 1시간 30분씩 숙소 건너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데 주진철은 운동 후 숙소로 돌아와 벗은 몸을 거울에 비춰보며 나날이 늘어가는 근육을 보면 ‘자뻑’하는 것이 일상생활이다.
사진을 보라! 도대체 흔들리는 이 살들이 진정 근육이란 말이더냐?
▶ 사각팬티는 그만! ‘윤정민’
여성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는 윤정민(22). 숙소에서 사각팬티만 입고 생활, 반바지라도 입으라는 팀원들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윤정민은 잘 때 이를 악물고 부서져라 가는데 결국 자신의 이가는 소리에 놀라 깨곤 한다.
가끔 멤버들이 휴지를 돌돌 말아 입안에 틀어넣기도 한다는데 결국 치과신세를 져야할 처지. 윤정민의 취미는 일본 드라마나 영화보기와 술 먹고 아무나 잡고 시비걸기. KOR의 애견 (국)기선에게 벌을 세우고 있는 모습.
▶ 미련 곰토스 ‘조병호’
“왜 먹는데 찍어요!” 어리버리한 미련 곰토스 조병호(20). 호남형의 듬직한 체구의 조병호를 두고 팬들은 ‘삼촌토스’라 부르기도 한다. 성격이 온순하고 우직해 팀원들 사이에서는 ‘미련 곰탱이’로 통한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곰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손놀림이 빨라진다. 때문에 그의 손을 거쳐간 마우스&키보드는 성할 날이 없다. 스스로 ‘가는귀가 먹었다’고 표현할 만큼 ‘사오정’기질도 다분하다.
▶ 배틀넷 작업맨 ‘박정은’
청소 작업 중에 멋진 포즈를 선사한 박정은(20)은 전형적인 외동아들 스타일. 애교가 많고 귀염성이 있어 팀에서는 막내 대우를 받는다. 어렸을 땐 리틀 야구단원으로 활동,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왔지만 중학교 때부터 성장이 멈춰 결국 포기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무려 20cm가 자라 지금은 170cm다. 배틀넷 상에서 모든 여성 유저들의 프로필을 달달 외우고 있는 배틀넷 작업맨이다. 팀원 중에서 최고의 주당이다.
▶ 갤러리 전입니다! ‘전태규’
자다 일어나 야시시한 포즈로 한컷! ‘갤러리 전’ 전태규(19)는 수시로 여자들에게 작업을 시도하지만 성공률 0%의 굶주린 하이애나다.
잔머리와 눈치 하나는 기막힌 전태규. 설거지만 시켰다하면 연신 접시를 깨뜨리거나 일부러 기름때도 제대로 닦지 않는 등의 잔머리를 써 다시는 설거지를 시키지 못하도록 수를 쓴다.
말발에서는 국기봉과 쌍벽을 이루지만 ‘전구라’라 불릴 만큼 뻥도 잘 친다. 말끝에 ‘구라같지?’ ‘구라아냐’라는 말을 덧붙이면 ‘구라’일 가능성이 높다.
김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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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 이명근 감독 인터뷰 ]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알아야 진정한 프로다"
KOR은 지난 99년 프로게이머 이광수를 주축으로 ‘플라워’라는 팀으로 처음 결성됐다. 이명근(35) 감독은 게임단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갖고 있지 않아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2001년 ‘KOR’로 팀명을 변경하고 아마추어를 양성하기 시작한 ‘KOR’은 이제 10여명의 프로게이머들이 포진, 막강파워를 자랑하게 됐다. 그 동안 힘든 고비도 많았지만 항상 ‘아직은 젊으니깐 또다시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버텨왔다.
이 감독은 팀원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준다. 어린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준다는 게 자칫 위험한 트레이닝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율적인 환경에서 자기 스스로를 컨트롤 할 줄 아는 선수만이 진정한 프로이기에 이 감독은 이 같은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KOR은 누가 감독이고 누가 선수인지 모를 정도로 서로 격이 없이 지낸다.
이 감독이 추천하는 KOR의 최고의 유망주는 전태규 주진철 차재욱 선수다. 차재욱은 프로게이머 등록대상자이지만 모든 아마대회에서 막강파워를 자랑하며 문화장관상까지 휩쓴 유망주라고.
이 감독은 “KOR이라는 팀명은 ‘KOREA’에서 따왔으며, 한국대표 프로게임단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실력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프로의 마인드를 갖춰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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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향게임스
요즘 이런 저런 일로 게시판 분위기가 좀 무겁네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