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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3/02 13:38:25
Name 무한도전의삶
Subject [삭제예정] 그만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조금 개인적인 글이라 [삭제예정] 카테고리 일단 달아놨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한 동생이 있는데 저보다 10살 넘게 어립니다.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건 복학 후 부모님의 일을 돕는 과정에서였는데
당시 만나던 여자 친구의 친척 동생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었고 뇌종양을 앓고 있어 큰 수술을 앞두고 있었어요.
수술은 잘 됐고 여자 친구와는 헤어지면서 연락이 한동안 뜸했습니다. 하지만 1년에 3-4번 정도는 먼저 전화가 왔고 밥도 먹고 했습니다.
인연은 10년 정도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동생은, 어릴 적에 아팠던 것 때문에 제대로된 교육이나 기회를 얻지 못했고 어영부영 술만 마시는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술자리에서의 폭력으로 전과를 지게 됩니다. 동생의 부모님들은 하루 살기도 바쁜 처지라 [네가 알아서 해라] [합의는 없다] 방관하시다가
결국 감옥에 갔다 와라. 돈 없으니까. 로 결론이 났습니다.

2년 복역 후로도 계속 연락이 오는데 저는 지칩니다. 왜 그럴까 고민해보니...

[1] 부모님의 일을 돕던 시기에 개인적 신념과 다른 일을 한다는 이유로 정신과에서 상담을 6개월간 받았고 힘든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겹치는 시기에 만났던 이 동생을 만날 때마다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아요. 독립하고자 자취, 이직, 신념을 바꾸는 등 엄청 노력했음에도
음습한 그때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만나고 오면 힘이 빠집니다. 끈적한 늪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아요.

[2] 이 친구는 굉장히 삶이 고달픕니다. 목숨이 위험한 지경은 넘겼지만 교육을 받지 못해 고졸이고 가진 기술이 없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에게 나오는 지원금을 갈취해가기 일쑤입니다. 제가 만날 때마다 용돈을 줘도 부모님에게 가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약간은 사치에 속하는 것들을 구매합니다. 사업을 하는 다른 형제자매가 있는데
부모가 하도 금전적 요구를 해대다 보니 일체 연락을 안 받고 손절해버렸다고 합니다.

뇌종양의 영향으로 오랜 시간 일하면 코피가 터져 장시간 멈추지 않고 수술의 부작용으로 몸이 비대합니다.
주변에는 소주병을 늘어놓고 그걸을 자랑인양 생각하는 철부지 친구들과 불법적인 오락실을 운영하는 반조폭 양아치들밖에 없습니다.

제가 되게 비겁한 것이 연락을 그만 하고 싶습니다. 내 피붙이 가족을 챙기는 것도 벅찬데
과거의 인연을,,, 부모도 자기 자신도 안 챙기는데 제 에너지를 쏟는다는 게 아깝습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결단력이 없어 마음을 갉아먹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근데 동생에게 이런 얘기를 말한다면, 솔직히 그 친구가 자살할 것 같습니다.
그냥 천천히 연락을 줄이는 게 최선의 방법일까요?
아니면 만나서 이러한 사정이 있으니 형은 여기까지다. 얘기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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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13:46
수정 아이콘
같은 모임이나 채팅방등 접점 없에기
절대 먼저 접촉하지 않기
묻는 말에만 간단히 답하기
만나자고 하면 핑계대고 거절하기
이런과정에서 너와 손절한다는 직접적인 메세지는 절대 내지 말기
이렇게 하면 대부분 몇년안에 정리됩니다.
그리고 그분의 안위가 걱정되면 그냥 계속 관계 유지하면 됩니다.
양립되는 두가지 전제를 모두 만족시키긴 어렵죠
샤한샤
23/03/02 13:47
수정 아이콘
근데 뭐 자살하면 하는거지.. 그사람 인생이잖아요?
앞으로 쭉 부양할거 아니면 언젠가 손절하긴 해야하지않을까요
절대 먼저 연락 안하고 답장 잘 안하고
만에하나 요새 왜 나한테 소홀하냐고 하면 내 인생 챙기기 바쁘다 정도 이야기하면 조만간 정리되지 싶습니다만
서쪽으로가자
23/03/02 14:08
수정 아이콘
감정적으로 어려울 수 있는 일인데, 본인의 삶과 마음도 챙기셔야죠.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점차적으로 상대가 넌지시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로 서서히 멀어지는게
양쪽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응원합니다
페스티
23/03/02 14:10
수정 아이콘
비겁하거나 나쁘다고 자책안하셨으면 좋겠네요 여력이 없다면 어쩔 수 없는거죠
23/03/02 14:13
수정 아이콘
나이먹을 수록 마이너스인 사람을 만나면 본인만 힘들어집니다. 그게 정말 사랑하는 가족, 부모, 형제여도 그런데 하물며 남인데요.
털어놓고 이야기하시던, 서서히 피하시던 방법은 본인이 선택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음적인 사람이 그런 눈치는 또 빨라서요...
상호에게 나이스한 이별은 없기때문에 그냥 그때그때 대처하고 싶은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말을하든, 연락을 줄이든) 대하시는게 좋아요
감전주의
23/03/02 14:14
수정 아이콘
살다보면 NO라고 말 하는것도 필요합니다. 그냥 2번 만날거 1번 만나면서 줄여가야죠
나와 가족이 우선이잖아요.
아이폰12PRO
23/03/02 14:14
수정 아이콘
전혀 비겁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챙기신게 더 대단하네요.
23/03/02 14:27
수정 아이콘
정답이 없는 문제인듯 합니다. 마음 가는대로 하셔도 될듯요.
혹시 도움될까 싶어, 예전에 제가 비슷한 상황에 있을때 들은 조언 몇개 공유합니다:

1. 타인을 배려하는건 중요하다. 그런데 나 자신을 배려 하는것도 중요하다.
2.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내가 힘들다는걸 모를 가능성이 높다.
3. 어떤 말을 하냐보단 어떻게 말하냐가 더 중요할수 있다.
4. 끊어 내기 어려울땐 거리 두려는 시도도 의미 있을수 있다
난할수있다
23/03/02 15:26
수정 아이콘
저같으면 우선 마음가시는대로 하고
112에 해당건 정리해서 극단적 선택
안할 수 있게 살펴봐달라고 얘기하겠습니다.
그게 최선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23/03/02 15:28
수정 아이콘
112는 동네심부름센터가 아닙니다.
난할수있다
23/03/02 15:30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도 극단적 선택이라는 걱정이 있으니..
23/03/02 15:40
수정 아이콘
더 바쁘게 살아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게 끔 하는 게 더 나아보입니다.
대답은 최대한 단답으로 하시고요
이혜리
23/03/02 17:01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냥 문자나 카톡하는 거 읽씹하고 전화 오는 거 대충 몇 번 쌩까고 바쁘다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멀어질텐데,
1. 원래 성격이 그런 걸 못하시는 걸까요?
2. 아니면 본인이 그렇게 멀어지면 자살할까봐 그러시는 걸까요?

아니 뭐가 되었든간에,
그렇게까지 몰입해서 신경쓸 문제인가 싶습니다.
23/03/02 18:34
수정 아이콘
길게 설명하지 마시고요 그냥 최대한 덜 만나시면 어떨까 합니다.
남의 걱정 너무 상상해서 안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굉장히 절망적인 상황으로 보이지만 또 살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살기도 합니다.
LuckyPop
23/03/02 19:27
수정 아이콘
천천히 줄이시면 됩니다 연락을 드문드문 씹거나 전화도 안 받고 그런 식으로요
무한도전의삶
23/03/02 20:23
수정 아이콘
덕분에 생각 잘 정리하는 시간 가졌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방구차야
23/03/03 02:47
수정 아이콘
10살정도 차이나면 만날때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훈계해주면 될거같습니다. 다만 그친구 자존감은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똑바로 살으라고 아주 눈물날때까지 교육시켜주는거죠. 만날때마다 쓴소리 듣다가 본인이 질려서 나가 떨어지면 아무튼 목적 달성하는거고, 나름 인생의 변화가 생기면 그것도 좋은 관계로 전환하는 역할이 되는거죠.
해맑은 전사
23/03/03 13:03
수정 아이콘
가슴 아프네요.
고민하시는 상황을 보니 글쓴분 마음이 참 따뜻하네요.
그래도 자기 방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안타깝지만 그 동생의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변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냉정하게 내치는 것 보다 그 환경에서 나올 수 있도록 내면의 도움이나 외적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가 합니다.

내면의 도움이란 그 동생이 깨닫도록 도와주는, 지적 도움을 말합니다. 글쓴분께 신뢰가 있는 것 같으니 긴호흡으로 가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래 추측해 봅니다. 조언이나 독서 혹은 다른 환경을 경험해 주는 것 정도가 지금 생각나네요. 아.. 글쓴분이 삶으로 롤모델 되는 것도 좋네요.

외적 도움은 이사나 관계 정리가 될 것 같은데 이 역시 쉽지 않겠네요. 글쓴분께서 이 글을 쓴 이유가 이 동생과 관계 고민인데, 동생 역시 가족과 친구 관계로 고민 중에 있을 것 같아요. 저를 포함 댓글 달아 주신 분들이 진짜 답을 줄 수 없다는거 아시잖아요. 동생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쓴분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내 마음을 어떻게 지킬지 고민해 보세요.
정혜신선생님의 당신이 옳다 추천합니다.
풍문으로들었소
23/03/03 19:44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드는 생각은... 비겁한건 전혀 아닌거 같습니다. 이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반응할 만 한거 같아요
그러니깐 나름 자신을 희생할 만큼 작성자님께서 신경을 몇번이고 많이 쓰셧는데 , 힘쓴 것과 기대한 만큼 되지 않으니
힘빠지고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낙심될 만 하죠. (나는 왜 저 녀석을 도왔을까 하는...자신에 대한 낙심...)
작성자님께서 그렇게나 기회를 주고 , 마음을 다해 도울려고 했는데 기대대로 되지 않으니 마음이 지치는 것, 매우 이해됩니다.
얘기가 그래도 통하고, 작성자님의 말씀을 존중하고 듣는 사람이라면
이런게 너가 아쉽고 부족하다 , 하나씩이라도 차근차근 너를 관리하고 만들어 가는게 좋지 않겟나 등
이런 식으로 솔직히 얘기하든, 문자나 글을 보내든 얘기한 후 서서히 끊는게 맞는거 같고
그거조차도 안될만큼 신뢰가 안되고 , 그저 작성자님께 큰 스트레스라면
그냥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는 것이 맞지 않겟나 싶습니다.
작성자님께서 지친 마음을 회복하는게 더 필요해 보일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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