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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7/22 15:33:11
Name 오지키
Subject [질문] 과거, 메이커에서 만든 흰색 스포츠 양말을 찾습니다.
지금부터 약 2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학창 시절에 브랜드 로고가 박힌 흰 양말을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 우리 반에는 아널드 파마 라던가, 잭 니콜라우스 라던가 하는 로고가 자수가 된 흰 양말을 신는 아이들이 있었죠.

아마 그 시절의 저는 엄마가 사준 시장표 양말을 신었었습니다. 그것에 별 불만도 없었고 브랜드 양말에 대한 부러움도 없었죠

제가 받은 양말은 리복 흰 양말이었습니다.

양말 한 켤레였지만 정말 소중하게 신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물 준 사람의 마음씨도 고마웠지만, 뭣보다도 그때까지 제가 신던 양말과 꽤 다른 느낌이었어요.


1. 흰 양말이었지만 아주 약간 파란색을 띠는 느낌의 흰색이었습니다. (형광 도료가 들어간 것이 아닌가 정도로 보통의 흰 양말과는 다른 흰색이었습니다.)

2. 보통의 흰 양말과 다르게 다소 광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3. 꽤나 쫀쫀한 질감의 양말이었는데도, 여름철에 밖에서 운동을 하고 집에 와 보면 땀 흡수가 제법 잘 되는지 발가락이 늘 뽀송뽀송한 느낌이었습니다.

4. 흰 양말을 신고 나가서 저녁에 집에서 돌아오면 바닥면에 어느 정도 검정 때가 타기 마련인데, 유독 그 양말만은 때 타는 정도가 매우 약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하루 신고 바꾸고 했는데, 그 양말만큼은 이틀을 신어도 거뜬했던 느낌입니다.


이런 이유로 매우 애지중지 해가면서 신었는데 결국 어느 날 빵구가 나서 버릴 처지가 되었죠.

하지만 그 양말만큼은 기워서 신었었죠. 그럼에도 결국은 수명을 다해서 어느 날 버려졌습니다.

그 뒤로도 그 양말이 잊히지가 않아서 제 용돈으로 사려고 백화점 리복 매장에 갔었지만 가격을 보고 그냥 되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생이 된 어느 날, 과외비 받은 걸로 쇼핑을 하다가 양말을 지르려고 백화점 리복 매장에 갔었는데 제가 원하던 그 느낌의 원단이 아닌 평범한 스포츠 양말만 있더군요.

그 뒤로 그것과 비슷한 질감의 양말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타 브랜드 포함해서)

혹시 짱구의 승부 팬티 같은 플라세보 효과가 있는 양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쫀쫀하고 광택이 나는 흰색 스포츠 양말은 이제 자취를 감춘 걸까요?

리복이라는 회사가 뭔가를 자체적으로 만든 회사는 아닐 테니까 그런 원단으로 만든 양말이 다른 브랜드에도 분명 있었을 텐데 지금도 가끔 쇼핑을 하러 나가서 양말이 눈에 보이면 찾긴 하는데 그런 양말은 보이지가 않네요.

혹시 이와 비슷한 양말을 아는 분이 계시거나 비슷한 추억을 갖고 계신 분이 계시면 쇼핑 정보나 추억을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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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2 17:02
수정 아이콘
우선 찾으시는 양말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추억 보정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면허 취득 후 초기에 샀던 차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차는,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이따금 생각나서 몇 번이나 중고로 다시 샀었는데, 아무래도 차가 오래되다보니 구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매물을 사도 상태가 기억하는 것과 비슷하지도 않아서 항상 금방 팔았습니다. 그러다 2년쯤 전에 우연히 관리 상태가 매우 좋고 적산거리가 200km에 불과한 차를 다시 타봤는데, 상태 자체는 처분 시점의 제 차보다 오히려 더 좋았으나, 여전히 그 시절의 임팩트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담배 니코틴과 마찬가지로 그 뒤로 더 강한 차를 반복해서 많이 접하다보니 몸을 버려서 처음의 임팩트가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섬유 계열에선 시간이 흐르면서 모종의 이유로 예전과 비슷한 품질 또는 특성을 가진 물건이 사라지고, 그걸 도저히 구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Brunello Cucinelli나 Loro Piana 같은 브랜드의 캐시미어 재질 옷은, 몇십년 전 물건과 요즘 물건을 구해서 비교해 보시면 똑같은 브랜드임에도 확실한 품질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대체로 예전 것이 부드럽고 좋습니다), 요즘엔 어느 브랜드를 가도 예전과 같은 물건을 못 구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캐시미어 대중화로 재료 단계에서부터 품질이 내려가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침대 시트도 그런데, 똑같이 Frette에서 만든 평직 천시트라 하더라도, 몇십년 된 모델과 요즘걸 비교해 보면 예전 것이 확실히 더 부드럽고 두껍습니다. 또한 다른 브랜드 물건을 봐도 요즘엔 오래된 시트와 비슷한 부드러움 및 두께를 가진 시트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오래된 시트가 부드러운거야 사용과정에서 점차 부드러워진 것이라 치더라도, 두께는 쓴다고 두꺼워지는게 아니니까 요즘 시트가 얇아진 것인데, 역시 원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위와 같이 세월이 흐르면서 물건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내려가고, 예전 스타일의 물건이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사실 섬유분야만의 이야기는 아니라서, 기계식 키보드 같은 것도 00년대에 다시 부활하지 않았다면 그냥 멤브레인에 밀려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는 물건이고, 기타 각종 전자제품도 과거 전자제품을 막 버리지 않던 시절에 만들어진 물건과 막 버리게 된 이후 생산된 물건을 비교해 보면, 비슷한 내구설계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오지키
21/07/23 15:27
수정 아이콘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어느 정도 추억 보정이 되었을 거라 감안을 하더라도 비슷한 질감의 양말을 찾기 위해 저 역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거든요.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 실크가 섞인 것인가 싶어서 실크 양말을 구하기도 했었고요.
역시 추억은 서랍 속에 넣어두는 것이 맞나 싶네요. 어설픈 질문에 해박한 답변을 받게 되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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