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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13 00:42:58
Name 책닭
Subject [질문] '설국열차' 재미있으셨나요?








영화 전체의 설득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의외로 호평이 많더군요.
인물들이 열심히 연설대를 쌓아 올리면 봉준호가 위에 올라가서 한마디씩 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연설대를 옮기면 봉준호가 또 한마디 하고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봉준호의 말이 극중 인물의 입을 빌려 말해질 때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사족처럼 느껴졌어요.

또 인물에 관해서도 좀 그렇더군요. 특히 송강호가 맡았던 남궁민수.
마치 영화 후반부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뜬금없이 극 후반에 가서 그냥 열차에서 내리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다소 황당했네요. 이 장면에 이르러 관객들은 남궁민수가 전해준 성냥과 횃불로부터 프로메테우스의 상을 이끌어내 그가 전에 없던 새로운 사상의 불꽃을 전해주는 인물이라고 추리해낼 수는 있습니다. 마치 봉준호 의중 읽기 게임 같아요. 하지만 남궁민수라는 인물의 감정선에 따라붙기가 좀 벅찼습니다. 남궁민수가 흙을 한 줌 퍼올리며 이걸 밟고 살아야 한다고 언급하는 장면, 물론 이는 남궁민수가 땅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다는 점 정도는 주지시키지만 그게 왜 그런지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요.  뜬금없이 난 투시 능력자야! 하는 남궁민수 딸도 그렇네요. 갑자기 이능 배틀물이라도 찍을라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모두가 봉준호가 창조해 낸 그만의 대심문관을 기다리고 있을 때 등장하는 윌포드는 얄팍한 폭로극이나 하다 퇴장한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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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3/08/13 00:45
수정 아이콘
그냥, 괜찮대! 하면 그래? 하고 가서 본다음게 괜찮네 라고 할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설국열차에 들이대는 잣대만큼 다른것들에도 같은 수준으로 들이대면 충분히 상위권에 있을만하다 생각해요
13/08/13 00:46
수정 아이콘
호불호가 갈린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많이 지우고 갔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대단히 흥미롭게 느꼈었습니다.
확실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강하게 느껴졌구요. 대신 그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영화를 다 보고나서 곰곰히
따져봐야 되는 점? (영화보자마자 아!하고 깨닫는 것과는 다른)

보고나서 약간의 여운이 남는 그런 영화였어요.
핸드레이크
13/08/13 00:53
수정 아이콘
전 볼만했습니다.
좀 급해보이는 전개 같은것과 엔딩만 빼면.
13/08/13 00:55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딱 그정도에요. 볼만했다..
하지만 찬사가 사방에서 봇물 터지듯 넘쳐흐르니 당황스러워서 이런 글을 남기게 됬네요
프즈히
13/08/13 00:56
수정 아이콘
훌륭했습니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스웨트
13/08/13 00:56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느낌은
고급 떫은 감을 먹은 느낌입니다. 고급이라는건 알겠는데 맛이 떫어요. 좀 더 있다가 땃어야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약간 연관성 없는 캐릭터들끼리 어울리는 무언가가 부족해 보였고 ( 남궁민수 크로놀 약쟁이짓 하다가 마지막에 돌변하는 이유는 뭔지..)
생각할 거리는 많아서 그부분은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인류 시스템을 총괄하는 신을 향한 인간의 마지막은 무엇인가 .. 랄까나..

.. 마지막은 짜증이 났습니다. 북극곰이 왜나옵니까? 지구가 17년간 얼어붙어 모든것이 멸종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죽었던 북극곰이 살아나나요?
마지막 마무리를 지구는 다시 살아날수 있다 라는 메세지를 주려고 한건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맘에 안드는 엔딩이었습니다.
그냥 둘이서 7인의 반란 처럼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화면잡고 끝내는게 비장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그런데 사실 뭐라 평가가 함부로 내릴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여운이 너무 많이 남아서.. 친구들에게 추천도 비추도 아무것도 하지않고 보고 평가하라고 말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WindRhapsody
13/08/13 01:43
수정 아이콘
전반적인 평가야 사람마다 갈릴 수 있으니 그렇습니다만 장면들에 대해서 부연설명하자면 남궁민수는 본의를 숨기고 폭탄으로 이용할 크로놀을 모으기 위해 그랬던거고요. 설령 꼬리칸 사람들이라도 바깥으로 나가자고 하면 미쳤다고 할게 뻔했기때문에 약쟁이인척 하면서 크로놀을 모은거죠.

북극곰은 봉감독 인터뷰보면
북극곰은 지구온난화 해결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기 위해 등장시킨 것인가.
“그렇다. 지구온난화의 슬픈 현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줄어든 얼음조각 위에 올라선 북극곰의 비극이 흔히 예시된다.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 영화에서는 바깥 세상의 생명이 멸종되었다고 설정했다. 나는 사실 100% 희망적인 엔딩을 생각하고 찍었다. 한 시스템이, 한 체제가 종말을 고했고, 인류의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요렇게 말해서 스웨트님의 비판과 내용적으로 일치하는 것 같은데

어떤 리뷰어는 육식동물인 북극곰을 보여줌으써 식물-초식동물-육식동물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자리잡혔음을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음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이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남궁민수가 내가 뭘 봤는 줄 아냐고 했다가 말을 안 하겠다고 하는데 그 때 본것이 생명체라고 하네요. 근데 봤다고 해봐야 약빨고 환각본거 아니냐는 소리듣기 쉽상이니 말을 안 했던거죠.
트릴비
13/08/13 01:06
수정 아이콘
'오오 우리나라 감독이 이런 영화를!'이라는 기분으로 보기에는 아주 즐거웠고,
단순히 영화 자체만 놓고 봤을때는 뭐 그냥 괜찮은 영화..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sprezzatura
13/08/13 01:22
수정 아이콘
pgr만 해도 이미 과할 정도로 많은 평이 올라와있죠.
스타카토
13/08/13 01:30
수정 아이콘
매우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올해 본 영화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WindRhapsody
13/08/13 01:31
수정 아이콘
남궁민수가 흙을 한 줌 퍼올리며 이걸 밟고 살아야 한다고 언급하는 장면, 물론 이는 남궁민수가 땅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다는 점 정도는 주지시키지만 그게 왜 그런지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요.

-기차안의 한정된 자원으로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선 약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라는게 문제였으니까요. 설국열차라는 시스템 안에서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선 누군가가 제물이 되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부품이 없어서 대신 아이들이 부품역할을 하고 있었죠. 밑바닥층의 커티스마저 그런 논리에 설득당해 시스템을 유지하는 쪽을 택하려했었죠. 부품화된 아이들을 보고 마음을 돌렸지만요. 남궁민수도 그런 시스템의 한계를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열차 안이 아닌 바깥세계로 나가자고 하는거였고요. 더불어 남궁민수는 이미 10년도 넘게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요나의 엄마(7인의 리더였던 이누이투 여자)가 실패했었기 때문에 확실해질 때까지 못나가고 있었을 뿐이었고요.

뜬금없이 난 투시 능력자야! 하는 남궁민수 딸도 그렇네요. 갑자기 이능 배틀물이라도 찍을라고 그러는 건지..

-고아성은 투시능력자가 아닙니다. 트레인베이비 (기차 안에서 태어나 땅을 밟아본적이 없는 아이들)들의 경우 청력이 극도로 발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너머 사람의 존재를 투시마냥 파악했던거고요.

관련기사입니다.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6&artid=201308061124581&pt=nv
http://news.maxmovie.com/movie_info/sha_news_view.asp?newsType=&page=&contain=&keyword=&mi_id=MI0099298235
13/08/13 01:34
수정 아이콘
영화 안에서 설명하지 못했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13/08/13 01:36
수정 아이콘
더불어 휴대폰이라 줄여서 남이라고 쓸게요, 하여튼 남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암시는 여러 군데서 나옵니다 본문에서도 언급했죠 다만 그 의지의 기원이나 계기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히는 바가 없습니다 영화 내내 붕 떠있다가 후반부에 뜬금없이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느낌이었네요
WindRhapsody
13/08/13 02:02
수정 아이콘
고아성 청각능력이야기야 그렇다쳐도 남궁민수에 대해선 좀.. 애초에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한건 남궁민수뿐만 아니라 꼬리칸 사람들과 같은 약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차 안의 상류층 사람들은 안 그랬을 것 같습니다만) 그 사람들이 나가려 하지 않은건 나가면 죽는다라는 공포-(열차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기반 중 하나였던) 때문이었죠. 남궁민수는 10여년간 바깥세계를 관찰하면서 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고 (딸도 있으니 확신없으면 못 나가죠.) 그랬기에 마지막에 실행에 옮기려 한거고요.
13/08/13 02:07
수정 아이콘
꼬리칸 사람들은 나가려고 한 적 없죠. 단지 혁명을 일으키려고 한 것이고 남은 위아래만 바뀌는 혁명은 무의미하고 체제 자체를 버려야 함을 지적하는 것이고요
남이 굳이 기차를 탈출해야만 하는 어떤 필연성을 보인 적 있나요? 남의 아내는 기차에서 탈출해 얼어 죽었다, 그는 보안 설계자다, 그리고 수감되어 있었다 이렇게 몇가지가 남의 배경으로 제시될 뿐이고 영화가 진행되면서 추가되는 바는 없습니다. 동기가 부족하죠 언급하신 꼬리칸 사람들은부조리에 항거한 것이고요 남이 기차의 구조적 모순을지적하거나 불만을 표하는 장면은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의식은 다 제시되었고 시험 보고 답지 받듯이 이게 봉준호의 대답이다 라는 느낌으로 뜬금없이 혁명은 기존 체제에 갇혀서는 할 수 없고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라고 선언해 버리죠
에이멜
13/08/13 09:50
수정 아이콘
고아성이 투시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영화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명확하게 설명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초능력자라고 단언하는것도 아니죠. 그게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요.

커티스와 기장은 어떤 체제 안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투는 역할이고, 남은 그러한 틀을 부시려는 사람이죠.
그런데 밖으로 나가려면 결국 기차를 세워야 하는데(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지면.. ) 그래서 엔진실까지 꼬리칸 사람들을 인도해준거죠. 기차를 우선 세워야 뭘 하니까요.

기차를 탈출해야하는 필연성이 없다는것도 동의하기가 좀 힘든게, 누구나 좁은 기차에서 17년간 타고 있으면 내리고 싶지 계속 타고 싶은 사람이 어딨을까요. 단지 그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밖에 나가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남들보다 강하게 가졌을 뿐이죠. 기차에서 내려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누구나 내리려 하는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상식적으로도 기차라는 폐쇄된 계 안에서, 각종 자재의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차가 천년만년 굴러갈 수 없는건 당연한거고요. 부품이 없어서 아이들을 대신 사용한다는걸로 다시한번 강조하죠.
WindRhapsody
13/08/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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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근데 아마 앞칸 사람들은 나갈 수 있었어도 안 나갔을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열차안에서 누리던 사치와 향락을 포기하고 나가야하는데 아마 그러고 싶긴 않겠죠. 창 밖을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이 왜 남궁민수처럼 바깥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가지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그런 이유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봐요.
13/08/13 13:42
수정 아이콘
클레어보이언스를 갖고 있냐고 커티스가 묻고 고아성은 예스 라고 하죠 이 단어 자체가 신비한 능력이라는 뉘앙스를 갖고 있어요
더불어 왜 그렇게 봉준호는 남궁민수에게 프로메테우스의 상을 씌우려고 한 걸까요? 그건 남궁민수의 사상이 인간에게 최초로 전해진 불꽃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것임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누구나 기차에서 내리려고 할 것이다' 영화에는 그 영화만의 상식이 있는 법이죠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는 꼬리칸 사람들마저 그 사고가 구조에 갖혀 꿈꾼다는 게 단순히 권좌에 앉는 사람만 바꾸는 저급혁명이었죠 이게 설국열차의 상식입니다. 남궁민수는 누구나 할 수만 있다면 할 선택을 하는 인물이 결코 아닙니다 이런 판단에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완전히 거꾸로에요
더불어 남궁민수는 기차 세울 생각 없었습니다 크로놀 열심히 모으는 거 보면 알잖아요 처음부터 크로놀로 폭파시켜서 나갈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WindRhapsody
13/08/13 17:37
수정 아이콘
아니요. 설국열차는 두 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영화입니다. 하나는 열차에서 벌어지는일 그자체, 그리고 또 하나는 설국열차에 빗대어서 인류와 사회구조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죠. 하나의 이야기에 두 가지 이야기를 넣으려다 보면 상충되는 점이 생깁니다. 가령 열차에서 벌어지는 일일 때의 남궁민수는 님말처럼 동기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걸 사회구조에 대한 이야기로 병치시키는 순간 남궁민수의 동기는 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현실에서의 사회구조를 유지하자는 쪽도 뒤엎자는 쪽도 개인의 동기를 근거로 주장하지 않습니다. 남궁민수의 개인적인 동기가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이유가 되버리면 그건 개인적인 이유로 바꾸자는 것 밖에 안되는 거고 설득력이 없어지죠. 개인적인 이유가 아닌 근본적인 이유 -사회구조의 추악한 이면, 이것을 용인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가야 제대로 된 이유에 제대로 된 질문이 되는거죠. 마지막에 커티스에게 이렇게 질문이 던져진거고 관객들에게도 그렇게 던져졌어요. 이 질문을 던지려고 할 때 남궁민수와 윌포드의 개인적인 동기는 방해만 될뿐이에요. 그래서 커티스의 선택도 개인적인 이유로 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딱 용인하냐 마냐에서 안 한다를 택한거죠. 길리엄을 비롯해 꼬리층사람들의 학살을 보고 윌포드를 죽이고 싶어하지만 안 그러죠. 오히려 윌포드에게 설득당해버립니다. 개인적인 복수심, 분노 그런게 나타나지만 마지막 선택은 그것과 무관합니다. 다시말해서, 프로메테우스 이야기 하시는 순간 이건 설국열차 그자체 이야기가 아닌 사회구조 차원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거고 그러면 각 인물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개인적인 차원의 이야기들은) 논의가 필요치 않은 이야기가 되는 겁니다. (구조적 이야기만 하면되죠.)

님께서 설국열차의 상식이라 칭한 부분은 사회구조 차원의 이야기였을 때의 상식이지 설국열차 그 자체 이야기로는 상식이 아닙니다. 밑에도 달았지만 7인의 반란이 있었고, 커티스도 확신이 없어서 반대한거지 나가도 괜찮다는 걸 알았다면 나갔죠. 왕정시대의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생각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민주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그 다음체제를 생각하기 힘들죠. 하지만 열차 안 사람들은 매일 보는게 바깥인데 나갈 생각을 안 해본다는게 더 이상한거죠. 다만 나가면 죽는다라는 공포때문에(실제로 7명의 얼음동상이라는 물증까지 있고) 선택을 못 한거에요.

얘기할 수록 더 복잡해질 뿐이니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답을 드리자면
인물에게 감정이입하기 힘들었다. O
감정이입이 안 되니 인물의 행동에 필연성도 없다. X
입니다.

감정이입 어렵다는 건 이 댓글에서 저도 동의했고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편집했으니까요.)
감정선을 제하고도 필연성이 있음은 아래댓글에서 썼으니 부가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13/08/13 20:11
수정 아이콘
일단 아주 당연한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내러티브와 알레고리가 유리된 순간 순간 영화로서는 이미 하나의 결격사유를 갖춘 셈이 되는 겁니다. 전제부터 잘못되었네요. 이야기가 곧 하나의 상징이고 상징이 곧 이야기가 되야만 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남궁민수는 어떤 통찰이나 동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한 비판이라고 보고요.
13/08/13 21:00
수정 아이콘
개연성이 필요 없다는 의견은 저에게 굉장히 전복적인 의견으로 보여지네요.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작품들도 그 안에 내포된 주제의식에 대해 정리해 보면 감상의 무게만큼이나 두꺼운 텍스트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영화는, 결론에 닿는 과정을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과정으로 설득력있게 보여줌으로써 공감을 형성하는 겁니다(비단 영화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관객이 얼마나 가슴으로 와닿게 느꼈느냐가 중요하죠. '전쟁은 나쁘다!'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그래 나쁘지, 하고 말 겁니다. 하지만 서부 전선 이상 없다와 같은 영화를 보고서는 똑같이 무미건조하게 나쁜 걸 누가 몰라? 하고 끝나지는 않겠죠.
WindRhapsody
13/08/13 21:16
수정 아이콘
더불어서 내러티브 자체로도 이야기가 매끄럽게 진행되어야하고 알레고리 자체로도 매끄러워야하죠. 각자가 독자적으로도 완결성을 띠면서 서로간에도 유기적이야 좋은 작품이죠. 윗 댓글에서도 상충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에 댓글이 그런 유기성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저도 동의하고 끝냈을겁니다. 남궁민수의 동기가 뚜렷히 나타나지 않는다는건 알레고리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요. 영화 안에서 설명하지 못하면 끝이라고 해서 영화 안으로만 설명하고 알레고리만 가지고 이야기 하길래 알레고리만 가지고 얘기했을뿐입니다. 그리고 동기의 부족함은 내러티브의 결함이라는 거고요. 더불어 열차 안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는 걸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내러티브와 알레고리가 유리되는 부분 중 하나인 거고요. 그리고 밑에 댓글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저도 동기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유추하였고, 영화에서 보여준 걸로만 근거해서 썼습니다.
WindRhapsody
13/08/13 10:31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탈출할 필연성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죠. 열차 안에 있어야할 필연성이 뭔가요. 밖에 나가면 죽기 때문입니다. 바깥에 나가서 살 수만 있다면 바깥이 열차 안보다 낫다는 건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위성을 부여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꼬리칸 사람들 나가려고 한적있습니다. 7인의 반란이죠. 그게 실패로 돌아갔으니까 나갈 생각을 더 이상 못한거지 확신만 있다면 나갔을 겁니다. 그리고 영화의 시간대에서는 10여년간 외부를 살펴볼 수 있었던 남궁민수만이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꼬리칸 사람들은 창문이 없어서 바깥을 볼 수가 없었죠.) 마지막까지 커티스와 갈등이 있었던 거고요.
그리고 이미 기차의 구조적 문제는 영화상에서 제시되고 있으므로 남이 굳이 그걸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남이 처음부터 그런 불만이 있었음을 표한다면 문 열어주는 것에 대해 협조적으로 나와야 자연스러울텐데 그러면 난 크로놀만 주면 한다라는 식의 반응이 부자연스러워지죠. 저는 오히려 영화보면서 남궁민수는 왜 따라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물칸보다 앞으로 나간 사람들은 그만한 당위가 있었어요. 커티스는 엔진을 차지해야 혁명이 완수된다고 생각했고, 두 사람은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였고, 보디가드는 노인이 따라가라고 했기때문이었고요. 오로지 크로놀때문에 죽을 위기에 여러번 처했음에도 앞으로 나간다는게 더 이상했어요. 중간에 도망치는게 더 자연스럽죠. 마지막에 가서야 아 저문에 도달할려고 그랬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죠. 즉, 남의 행동으로 어느정도 설명이 되요. 그리고 반대로 남이 체제에 순응하는 말을 꺼낸적도 없어요. 교육칸에서 선생이 7인의 반란 얘기하고 난후에 남은 그저 덤덤히 딸에게 설명해줄 뿐이죠.
13/08/13 20:17
수정 아이콘
위 댓글이 대답이 될 것 같네요. 극중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면 이런 판단에 닿게 되는데 당연하지만 그렇지는 않죠. 극단적으로 영화 안 등장인물들이 사람하고 비슷하게 생긴 외계인일 수도 있는 거고 아무것도 모르는 겁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을 해 나갈지 아는 방법은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해 왔는지 스크린이 비추는 장면을 면밀히 관찰하는 수밖에는 없는 거죠.
No day but today
13/08/13 01:35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였어요. 여자친구도 똑같이 말했고
minimandu
13/08/13 01:39
수정 아이콘
볼때는 기대치가 높았는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여운이 많이 남네요.
개봉 첫날에 봤는데 지금에 와서는 훌륭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보고 평가하렵니다.
13/08/13 01:40
수정 아이콘
저도 꽁짜표가 들어와서 다시 볼까 생각중입니다
13/08/13 01:44
수정 아이콘
의견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의견 남겨주실 분들에게도 미리 감사합니다 지금 제가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 터라 밤새 올라온 새로운 의견에 대해서는 자고 일어난 후에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13/08/13 01:52
수정 아이콘
보기전에 댓글보고 악평이너무많아 보지말까하다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올해본 영화중엔 최고였습니다 이것저것 안따지고 그냥 영화진행되는대로 보는스탈이라..
도쿄타워
13/08/13 02:33
수정 아이콘
저는 후반부에서 다 버렸다 싶었어요.
북극곰의 경우, 생태계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북극곰을 코카콜라곰쯤으로 생각한 것 같더군요. 그냥 화면대로만 보자면 인류멸망인데..;; 도저히 희망적인 메세지가 떠오르지 않는.....
엔진에서 일하던 아이가 갑자기 올라가는 것도 뭐지스럽고, 고해성사 장면은 정말 보기 괴로웠네요.
결정적으로 맨앞칸까지 가려는 목적이 이해가 안갔습니다. 체제전복인지 평등구현인지 윌포드를 죽이는 건지 엔진을 멈추게 하는건지 뭔지.. 처음엔 그나마 목적성이 보였었는데 가면갈수록 읭?하게 되더라구요.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였다 생각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쏘쏘였습니다.
킹이바
13/08/13 02:43
수정 아이콘
다른 동물도 많은데 굳이 북극곰을 쓴 이유에 대해선 봉감독이...

보통 지구온난화를 말할때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로 녹고 있는 북극의 얼음과 그 위에 위태로운 북극곰 화면을 가장 떠올린다고. 그래서 지구온난화(인간의 무한한 욕심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뭐 등)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북극곰을 그렸는데, 역설적으로 그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의 상징을 역설적으로 희망(생명체가 이제는 외부에서도 살 수 있다는..)을 상징하게끔 그리고 싶었다.

뭐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한걸 봤습니다. 먹이사슬의 정점.. 코카콜라로 인한 개그(?) 이미지 등을 봉감독이 과소평가 한것 같습니다.
도쿄타워
13/08/13 02:45
수정 아이콘
네 그 인터뷰 읽어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북극곰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거기다 포악한;;)라는 점을 간과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속의 북극곰은 코카콜라를 연상하지 않을수가 없을 정도로 온화한 모습이었죠. 둘 중 하나를 떠올리지 않기가 힘든 표상이었어요.
킹이바
13/08/13 02:51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봉감독은 인터뷰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희망과 절망 어느 것을 딱 가리킨다고 보진 않습니다. (영화가 아닌 현실적으로만 냉정히 따지면 절망에 가깝게 해석하는게 맞겠죠.. 어린애둘 앞에 곰이라니..) 말그대로 가능성만을 보여준거죠. 그대로 최후의 인류인 그들이 전멸 당할 수도 있지만.. 말그대로 적응해서 살 수도 있을테고. 그들은 어쨋든 땅을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신 인류니까요..
글쓴이
13/08/13 02:44
수정 아이콘
남궁민수가 끝까지 가는 이유는 나오지 않았나요? 내가 왜 크로놀을 받았겠느냐고 하는 부분에서 열차의 벽을 뚫을 크로놀의 화력에 적정량을 확신할 수 없기에 최대한 많은 크로놀을 사용하려던게 아닌가 하고 커티스랑 딸이랑 해서 남으니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실현해도 방해할 대상도 적고
킹이바
13/08/13 02:48
수정 아이콘
남궁민수같은 경우는 아내의 시체를 보면서 매번 느끼는게 많았을겁니다. 그래도 나가야한다. 그것만이 자신 아내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다. 매번 일어나는 폭동으로선 현상유지는 되겠지만, 더 나아갈 순 없다... 결국 혁명은 성공하더라도 그 혁명 자체가 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에 달라지는건 없다. 시스템밖에서도 인간은 살 수 있다. 뭐 이런걸 믿고 있었겠죠...

더군다나 열차의 설계자(?)로서 아마 감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꽤나 고위층 인물이었을 확률도 높고요. 뭐 열차 내부(시스템)의 한계와 전말에 대해 잘 알고있었을 공산이 큽니다.. 다만 왜 지금 나가야 되는가. 왜 감옥에 들어갔나. 등의 이유는 영화 속에서 알 수 없어 아쉽죠.
에이멜
13/08/13 09:53
수정 아이콘
전 오히려 감옥이 일등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영화에서 언급이 되지 않으니 어차피 상상의 나래일 뿐이지만 콜드 슬립이 가능한 칸이 있다면 뛰어난 인재들은 콜드슬립 시키는게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좋을테니까요.
시라노 번스타인
13/08/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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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었는데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램이였어요.

너무 서둘러서 끝낸듯한 느낌이랄까
13/08/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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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 해몽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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