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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22 12:36:02
Name OrBef
Subject [기타]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한 자 적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탈퇴한 OrBef 입니다. 탈퇴는 했어도 눈팅은 종종 하고 있었는데, 이런 대격변이 올 줄 알았으면 아이디라도 남겨두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뭐 제가 있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지만요.

여기는 자게가 아니라 건게니까 주로 운영진께 드리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 항즐이님이 작성하신 공지 글을 보고 나서 그동안 느낀 점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건설적인 의견을 내보려고 굳이 다시 가입을 했습니다. 일이 년정도 일에 집중하려고 탈퇴를 한 건데, 나중에 돌아올 곳이 없어지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요... 물론 공지 글도 훌륭하고 회원분들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시는 듯하니 잘 해결 될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노파심이 자꾸 드는 것을 보면 저도 늙었나 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동안 운영진이 매우 강하게 비판을 받았고, 그런 비판에는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태생부터가 어용(?)의 피가 흐르는 사람인 데다, 잠시나마 운영진으로 일해본 경험이 있는 까닭에 상당 부분 운영진 입장도 이해는 가더군요. 이 글은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쓰겠습니다.

1. 사실 피지알은 예전 같은 곳은 아닙니다. 특히나 운영진과 회원과의 관계는 더더욱 그렇죠.

닥터 코토 진료소라는 만화 혹시 아시나요? 의료 사고에 휘말려서 도쿄의 큰 병원에서 쫓겨난 의사가 낙도 진료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만화입니다. 주인공 보정이 워낙에 심해서 비현실적인 수준이라서 만화 자체는 그저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따로 있습니다. 의료 과실로 아내를 잃은 기억 때문에 주인공을 매우 불신하다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주인공의 최고 절친이 되는 '하라' 라는 어부죠. 주인공이 전염병에 걸린 친구를 끝내 살리지 못하면서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자 어부 하라가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본인이 얼마나 섬사람들에게 신뢰받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달은 주인공은 이후 친구의 죽음을 딛고 일어서게 되죠.>

피지알의 운영진과 일반 회원의 관계가 (과장 좀 섞어서) 저랬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벌점을 주는 거면 납득할 수 있다. 내가 뭔가 잘못했겠지.' 라고 순순히 받아들일 수도 있었고, 아무리 봐도 운영진이 실수한 것 같지만 '뭔가 사정이 있었을 거야' 라고 넘어갈 수도 있었죠. 

지금의 피지알은 더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사실 누가 잘하고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일 큰 변화라면 회원 숫자와 성향의 변화겠죠. 옛날 글을 조금 뒤적여보다가 2003 년에 homy 님이 올리신 공지를 보니까 당시에는 회원이 7500 명이었더군요. 평균 조회수는 800~900 정도에, 댓글은 평균 5 개 정도 달리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은 90% 이상이 게임 얘기하러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homy 님 공지: 

2. 회원 입장에서 보는 운영진


<와갤 새벽반의 망가 달리기 vs 광역 삭제>

디씨의 와갤이나 그런 곳이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2005 년 전후해서는 새벽녘 즈음해서 운영자의 감시가 뜸해질 무렵을 틈타 19금 망가들을 막 업로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달린다' 라고 표현했었는데, 운이 좋으면 망가 한 권을 통째로 업로드하는 데 성공하기도 하지만 중간에 눈치를 챈 운영진에게 광역 삭제를 당하기 일쑤였죠. 저 시절에 제가 피지알 다음으로 자주 가던 곳이 와갤이었어서 기억하지만, 광역 삭제를 하다 보면 망가와 전혀 상관없는 글이 실수로 날아가는 일이 빈번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제 글이 날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근데 그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놔 시바 크크크크'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지, '왜 운영자는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실수로 나의 정당한 글을 삭제하였는가? 항의해야겠다!' 라는 분노를 느껴본 기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와갤러 vs 운영자는 자존심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그래 너도 어차피 먹고살려고 하는 짓인데 내가 이해해야지.....>

반면에 피지알에서 글이 삭제되거나 벌점을 받으면 분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벌점을 별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 직접적인 경험은 없지만, 상상력을 동원해보면 그 분노가 이해가 돼요. 왜냐하면 피지알에서 받는 삭제나 벌점은 '나, 운영진은 너 OrBef 의 글을 수준 미만이라고 선언한다' 라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일반적인 권력관계하고는 조금 다른데, 디씨의 운영자나 피지알의 운영자나 가지고 있는 힘은 비슷합니다. 오히려 디씨의 야간 알바가 그 권력을 행사하는 데 더 무자비하고 퉁명스럽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지알의 권력 행사는 이상하게도 '도덕적 우월 / 열등' 의 선언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건 피지알의 운영자가 이상한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피지알이라는 공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격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와갤의 룰이라면 단 하나 "World of warcraft 와 관련된 사진과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밖에 없고, 이것은 도덕적인 판단과 무관합니다. 반면에 피지알은 "우리 피지알은 서로 배려하며 좋은 글을 쓰는 커뮤니티입니다" 라는 일종의 도덕적 지향점을 가진 커뮤니티죠. 그렇기 때문에 똑같이 글을 삭제해도 "와우 얘기 아니니까 삭제" 와 "좋은 글이 아니니까 삭제" 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3. 운영진 입장에서 보는 회원

<근데 솔까 피지알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저는 운영진 생활을 오래 하진 않았지만, 당시에 꽤 이상한 글을 올리는 분이 한 분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아이디를 논하는 것은 의미 없고, 하여튼 '어디서 희한한 얘기를 듣고 와서 근거라고 우김' + '자기 말을 안 들으면 바보라고 단정' + '맞춤법이 심하게 틀림' 의 삼박자를 갖춘 분이었어요. 아마 대부분의 회원분들은 이 사람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할 텐데, 그 이유는 처음 두 번 정도 글을 읽고 '이 사람은 안 되겠다' 싶어서 그 이후 그분의 글이 올라오는 대로 제가 바로바로 삭게로 보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은 상태에서 제 개인 판단만으로 보낸 것은 아니고, 처음 열 개 정도 댓글이 '과연 제 예상대로' 흘러가면 삭게로 보내는 식이었죠. 저는 당시의 제 판단이 올바랐다고 믿습니다만, 그분이 계속 쪽지로 '이게 무슨 짓이냐' '피지알은 다른 의견을 이렇게 탄압하는 곳이냐' '완장질하냐' 등등 계속 항의를 했습니다. 저는 키배를 '제가 하고 싶을 때만' 참전하는 편이고 평소에는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는 편인지라, 그분의 쪽지가 오면 열어보기 전부터 스트레스로 심장이 벌렁벌렁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다른 운영진도 분명히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내가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벌점을 발부하면' '운영진이 자의적으로 운영한다' 고 욕 먹고 '규정대로 벌점을 발부하면' '기계적으로 운영한다' 고 욕 먹죠. 이건 뭐 어떻게 해도 욕을 먹으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부리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라는 회의도 자주 들 것 같아요. 

많은 회원분들이 '그냥 놔둬도 자정 작용이 될 거다' 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95% 의 회원은 규정 없이도 잘하겠죠. 하지만 누군가는 이상한 글을 올리기 시작할 거고, 그중에 프로 어글이 있으면 자정 작용 같은 것은 동작하지 않습니다. 우린 이미 피지알 임시 게시판 등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했었는지 잘 알고 있지요.

따라서 피지알의 정체성은 운영진 없이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감정 소모가 심하고, 현재 운영진의 상태로 판단하건대 현재 방식대로는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4. 그래서 제 요지는, 운영진과 회원 간의 끝없고 지루한 감정싸움을 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단 공지에서 말씀하신 게시판 관리자라는 아이디어는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제도가 잘 정착되고 좋은 효과를 거둔다면 아래의 제 이야기는 불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관리자들도 운영진과 비슷한 스트레스를 (정도는 덜할 지언정) 느낄 가능성이 크고, 회원들이 그 관리자들에게 느낄 불만도 비슷할 수 있죠. 해서 일단 이야기해보자면:

지금 방식 기반으로 보면, 회원 입장에서는 '니가 뭔데 나를 판단하는 거냐?' 라는 자존심이 있을 수밖에 없고, 운영진 입장에서는 '이렇게 욕먹으면서 내가 왜?' 라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죠. 해서 제 생각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피지알의 운영진 체제는 어디까지나 피지알 회원들이 지향하는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 운영진이 회원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점을 상호 간에 인정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걸 명문화해서 시스템으로 보장하자는 거죠.


<스티븐 핑커: 법으로 담배를 하필 21살부터 구입할 수 있다고 정해놓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질문은 애초에 핀트가 어긋난 겁니다. 물론 20.99살 하고 21.00 살 간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지요. 하지만 저 법을 강제함으로써 우리는 편의점 알바와 젊은 흡연자 간의 무의미한 자존심 싸움을 최소화할 수 있거든요. 이 이득은 어마어마한 거고, 21살이 다소 자의적인 기준이라는 문제는 말씀드린 이득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가 건의하고 싶은 내용은:

#1. [운영진의 피로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세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 규정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애매한 문제들은 운영진이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체제를 유지. 사실 유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2005 ~ 2010 정도로 돌아가서 운영진의 판단 권한을 더 늘려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삭제/벌점 등의 처분을 부당하다고 느끼는 회원 보호를 위해] 현재 건의 게시판은 당연히 유지되어야 합니다.

#3. [나는 충분히 설명한 것 같은데 회원은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을 위해] 운영진과 회원 간의 이견이 심할 경우, 운영진은 '저로서는 드릴 수 있는 설명을 다 드렸습니다. 아직도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여기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라는 식으로 대화를 종료할 수 있는 권한 보유. 이걸 아예 명문화해서, 운영진 개개인이 끝없는 논쟁에서 절차에 따라서 탈출하는 길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당하다고 느끼는 회원 보호를 위해] 3번 과정에서 운영진이 대화를 종료했을 경우, 회원은 (가칭) '상식의 전당' 게시판에 해당 안건을 업로드할 권한을 가집니다. '상식의 전당' 을 담당하는 사람은 운영진이 아니라 일반 회원 중 10 ~ 20 명 정도의 옴부즈맨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예 일반 회원들이 토론을 해서 정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건 인기투표가 될 가능성이 크죠) 이분들이 해당 안건을 읽어본 후,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이 최종 결정은 해당 회원이든 운영진이든 반박할 수 없습니다. 

<공정한 사회를 보장하려면 중립적인 제3자의 존재가 필수입니다. 옴부즈맨 시스템을 둠으로써 우리는 '저 사람 이상해' 라는 의심을 거두고 보다 의미 있는 것들에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1 ~ #4 의 과정을 거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상호 간에 끝없고 지루한 논쟁을 하느라 스트레스받고 시간 쏟아 부어서' 결국 남는 거라곤 '운영진의 피로' 와 '회원의 상처' 뿐인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운영진은 최대한 본인의 상식을 바탕으로 운영을 할 수 있고, 회원의 반박이 들어왔는데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감정 소모가 예상될 경우 '절차에 따라,' '무례하지 않게' 대화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
- 회원은 본인에게 삭제/벌점을 부여한 운영진과의 무의미한 싸움이 아닌, '상당히 중립적인'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다시 한 번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회원과 운영진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양자 간의 자존심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상처가 최소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옴부즈맨들을 운영진이 아닌 사람들로 구성함으로써 운영진에 대한 자동적인 견제 장치가 마련됩니다. 

물론 세세한 내용 (최종 판정이 회원의 승리라면 운영진에게는 어떤 페널티를 줄 것인가? 여러 번 패소(?)한 운영진은 불신임 투표라도 해야 하나? 그 반대로 회원이 패배하면? 벌점을 두 배로 받나?) 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략적인 개념은 위에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5. 피지알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저도 생업이 바빠서 많은 도움은 못 되겠지만, 이후에 회원에 대한 협조 요청 공지가 뜨면 자격이 되는 대로 최대한 도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근데 10레벨이라서 자격이 안된다능.

여기는 저녁 10시 반이니 저는 하루가 끝났네요. 한국은 점심이네요. 그럼 모두들 수고 많이들 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ps: 오 천만원 기부!!! 수고 많으십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6/22 12:44
수정 아이콘
이 와갤럼의 글을 추천하고 시픈데 왜 건게엔 안추천 기능입니까?!?
그리고 올베프님, 피지알이 잘되려면 올베프님이 새벽에 과학글로 달리셔야 합니다....레벨업 좀 하시시죠?!
iAndroid
15/06/22 12:44
수정 아이콘
이유가 어쨌든 간에 다시 가입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노틸러스
15/06/22 12:46
수정 아이콘
가입회원 아이디를 보다가 OrBef님의 닉네임이 있길래 어? 사칭인가? 싶었는데 다시 가입 하신게 맞네요. 글을 읽으면서 동감이 많이 되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15/06/22 12: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아주 예전 글쓰기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운영진에게 성적인 표현에 대한 규정을 한번은 확인 하는게 좋겠다 싶어 쪽지 드렸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네요. 하시는 일 잘 되시길, 좋은 글도 감사드립니다.
15/06/22 12:56
수정 아이콘
아이쿠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10렙인지라 댓댓글은 불가능하네요 :)
15/06/22 12:57
수정 아이콘
이분 렙따 필요하신분..
스테비아
15/06/22 13:05
수정 아이콘
얼마전, 탈퇴 러시가 이어진다길래 회원보기를 했더니 OrBef님 닉이 맨 마지막 가입자더라구요. 으잉? 했는데 본인이셨을 줄이야... 환영합니다.
은하관제
15/06/22 13:07
수정 아이콘
아니 이렇게 다시 인사를 하시다니... 리플 달고 한번 슥 정독해 보겠습니다.
정식으로 다시 자게에 글 쓰시면 그때 또 다시 인사 드리고 싶네요 :)
사악군
15/06/22 13:08
수정 아이콘
하나부터 열까지..제가 쓰려고 마음만 먹고 쓰지 못한 내용의 글을 초호화퀄리티로 훌륭하게 적어주셨네요.
맞습니다. 운영진이 삭제하고 벌점을 줬다면 내가 뭔가 잘못했겠지. 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pgr이 좋았는데 지금 너무 마음이 답답해요.. 막상 내가 그렇게 믿던 운영진들은 다 떠나가고, 남은 운영진은 변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닥터코토와 같던 운영진에 대한 믿음이 부활하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건 힘들어보이고,
OrBef님의 방안은 정말 좋아보입니다. 실현가능성 있는 정도로 간결하면서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요.
15/06/22 13:09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homy 입니다.
좋은 제안인것 같습니다.
1. 운영진의 자율권을 늘린다.
2. 부당하다고 느끼는 건에 대해서는 건게를 통해 1차 협의를 한다
3. 조율되지 않는 건은 협의체로 이전 한다.
가 되는거군요..
협의 게시판을 하나 만들고 이전 토게처럼 운영하면 되겠네요.
역시 과학자 분들의 아이디어라 그런지 뭔가 시스템 적이네요.^^
꿈꾸는사나이
15/06/22 13:20
수정 아이콘
건게는 왜 추천 안되나여 크크크
스트로
15/06/22 14:05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하는데 과연 이에 많은 회원들이 동의할까요... 요즘 부쩍 늘어난 회원들 중 다수는 보다 자유로운 일종의 디씨스러움(?)을 바라는 것 같던데요. 계기가 됐던 사건들이야 그렇다 치고, 평소 유저들이 운영진에게 불만을 쌓아가던 이유의 태반이 분위기가 가벼운 편인 유게에서의 삭제라는 점은 이를 방증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일례로 성적인 농담의 문제가 있는데 19금 드립들은 자제해달라는 공지가 백날 올라와도 하던 유저들은 기존과 똑같이 섹드립, 운영진은 운영진대로 융통성을 원하는 분위기를 알기에 그에 대해 철저한 벌점 부여가 어려워 '애매하므로 넘어가주는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결국 "누구는 되는데 난 왜 벌점이냐?" 라는 얘기로 돌아가는 걸 반복해오지 않았나요.

특히 orbef 님이 제시하신 3번이 참 좋다고는 생각하는데, 유저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또 운영진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그걸 다 안고 갈 수도 없고 내팽개칠 수도 없는 상황 같아서 저는 답을 못 찾겠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싫은 분들 다 떠나세요."라고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게 가능할까요 ㅜㅜ...
15/06/22 14:15
수정 아이콘
스트로님// 예 말씀하신 그런 알력(?)이 자게와 유게 이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자게'만' 이용하는 사람, 유게'만' 이용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고, 그런 와중에 규정 작업 등은 자게 이용자들이 주축이 되곤 하기 때문에 유게 이용자들은 '저 사람들은 도대체 뭔데 우리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라고 느끼게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참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낭만토스
15/06/22 15:15
수정 아이콘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저도 생각은 많이 하고 있었고 댓글로도 조금 써봤었는데
정말 그 제 뇌에만 있고 글로는 잘 안 써졌던 내용을 굉장히 세련되고 일목요연하게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개인사이트 파동과 퍼플레인 사태를 지나면서 운영진의 권한이나 입지가 엄청 축소되었는데
결국 그 한계가 요즈음 와서 터진 것이라고 봅니다

한창 파이어 되었을 때 차라리 퍼플레인 때가 그립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뭐 운영진의 권한을 늘리자는 뜻이었죠

안을 수 있는 사람만 안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통합공지사항에 있는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글들'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요
그 모호한 룰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만 말이죠
15/06/22 16:16
수정 아이콘
#4와 같은 과정이 진짜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런 의도로 만들어진 절차가 있어야 규정 적용 하나하나가 커뮤니티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거다라는 명분이 생기잖아요.
그럼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규정 적용 대상이 된 회원이 문제를 제기해야 할 상대가 '운영진'이 아니라 '합의를 형성하려는 커뮤니티 구성원'이 되어버리니까요. 웬만한 경우에는, 문제 생기면 운영진이 공격받는 게 아니라 합의된 사항이 공격받겠죠.
15/06/22 16:19
수정 아이콘
저도 이름붙이기는 배심원제도라고 거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설득력 있는 분의 설득력있는 글로 보니 반갑네요. 제가 썼다면 이런 호응을 못 받았을거라능..

그리고 옴부즈맨시스템에서 패배한 쪽에 패널티는 반드시 있어야할 것입니다. 특히 회원쪽에요. 적절한 억제책이 없다면 너도 나도 시스템에 제소를 할테니까요.
15/06/22 16:55
수정 아이콘
다시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OrBef 님은 운영진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이곳에 머물러만 주셔도 운영진 분들과 많은 회원 분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될 것 같네요.
15/06/22 16:58
수정 아이콘
추천하고 싶습니다.
15/06/22 17:27
수정 아이콘
일단 OrBef님이 말씀하신 형태는 많은 분들이 생각을 했긴 했을텐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관건이라고 보긴 합니다.
일단 옴부즈맨을 선정부터 로테이션 기간 참여기간 및 과반수의 동의 그리고 참여율 저조시 그에 대한 방안등 뭐 여러가지를 고민해봐야겠죠.
그리고 운영진에게는 옴부즈맨에서 결정되는 내용을 자신의 규정에 반영해야 될 필요를 느낄테고 회원에게는 같은 상황이 발생할시 추가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잡아야겠죠.
근데 여기서 운영진에게도 페널티를 주는 건 비슷한 건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면 휴식을 주는 식으로 권한행사를
일정기간동안 제한할 필요가 있겠죠.
그럼에도 자꾸만 비슷한 사안으로 옴부즈맨으로 넘어간다면 운영진을 그만두는게 맞다고 보여지고요.
뭐 그럼에도 벌점 및 회복제도를 위해서는 필히 삭제와 동시에 블라인드 처리가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라 시스템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5/06/22 17:35
수정 아이콘
반가운 글이네요. 내용도 공감합니다.
15/06/22 18:20
수정 아이콘
4번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제외하고(근데 재밌을거 같아요;;)
나머지 글은 하나부터 열까지 공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 신경쓰여요
15/06/22 18:49
수정 아이콘
감사하게도 이 일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시기 위해서만 돌아오신 것이 아니라 아주 돌아오신 거지요? 기쁘고 반갑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5/06/22 18:51
수정 아이콘
디시와는 다르게, 운영자의 글삭제 및 회원과의 갈등이 도덕적 우열과 자존심 문제라는 점은 적극 공감합니다.
중계권파동당시 사이트폐쇄사건과, 퍼플레인 사건 등으로 무너진 운영진의 권위를 회복하면서,
그 대안으로 일종의 배심원제도를 만들어보자...라는것 같은데요.

일단 생각해보면, 옴부즈맨을 어떻게 선정하느냐가 또 문제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운영진이 독자적으로 선정하면 그건 또 문제고요, 임의추첨을 한다고해도 이것도 믿음의 문제가 남아있으니...
어느정도 파벌이 갈려서, 어떤 문제에 대해 어느쪽 파벌이 옴부즈맨에 많이 넣느냐의 파벌싸움으로 치닫을것 같은 걱정도 좀 되네요.
마치 정치에서 양당이 총선에서 얼마나 많은 의석을 획득할지 다투는 것처럼...

그래도 흥미롭게 느껴지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운영진의 권위를 어느정도 회복하면서, 견제장치를 만들어야한다] 는 입장에는 매우 동감합니다.
이번 일도, 결국 일련의 사태를 통해 운영진의 권위는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고, 제도화된 견제장치가 없어 일부 반달행위의 성격을 띠게 된 형태로 반발이 나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바알키리
15/06/24 02:47
수정 아이콘
옴부즈맨 선정할때 막연히 15명정도를 선정할게 아니라 운영진의 입장을 이해하는 5명 그리고 유저의입장을 옹호하는 5명 그리고 나머지 5명은 중립적인 분으로 하면 좋을 것 같네요
라라 안티포바
15/06/25 19:46
수정 아이콘
그러면 그 15명을 나누는 기준은 누가 정할까요?
운영진에 대한 견제장치이니, 당연히 운영진이 정할수는 없겠고요.
대부분 자신이 중립적이라 생각할텐데요.
기우일수도 있겠습니다만,
논란 하나 해결하자고 다른 논란 하나 더 만들것 같은 걱정이 됩니다.
마스터충달
15/06/22 18:55
수정 아이콘
돌아오셔서 반갑습니다. 그리고 제안하신 것들도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영진 권한 확대에는 늘 반대해왔지만, #4라는 안전장치가 있다면 권한 확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니 PGR21이 지금 회복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확신이 오네요. 유저와 운영진간의 신뢰입니다. 결국 운영진의 자의적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면 '당신의 판단이라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라는 신뢰가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이런 신뢰를 쌓는 것은 단순히 운영진의 역할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활동이 동반되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항즐이님에 대한 신뢰는 하루 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겠죠) 그런 것이 없었다면 최소한 피드백이라도 성실히 하는 모습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사람들이 분노한 부분 중에는 운영진의 피드백 부족이 있었습니다. 부족한 댓글을 남기고, 이후 피드백은 없으면서, 다른 운영업무를 보는 운영진의 모습은 사람들을 분노케 했죠.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한 논쟁탈출규정과 이 규정의 남용을 막기위한 상식의 전당은 정말 좋은 제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도적 장치 이전에 유저들과의 논쟁을 피하지 않고, 성실한 피드백을 의무라고 여기는 운영진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 겁니다.
15/06/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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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15/06/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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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15/06/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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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토스님// 사실 권한을 남용하지 않던 초기 시절의 퍼플레인님은 상당히 좋은 운영자였다고 생각합니다. 뒤로 갈 수록 이상해져서 피지알의 흑역사가 되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초반의 일 잘하던 리즈 시절까지 무시할 필요는 없겠죠.

분수님, 라라 안티포바님// 네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저 제도가 일종의 옥상옥이 될 가능성도 조금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설령 도입하더라도 반 년 정도의 시간을 정해두고 일단 시범 운영만 해보는 형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신경쓰여요님// 네 뭐 일단 그렇긴 합니다. 근데 요즘 저도 생업이 바빠서 예전만큼 열심히 활동하긴 힘들지 싶습니다 ㅠ.ㅠ;;;

마스터충달님// 운영진 권한 확대 축소 중 어느 길을 갈 것인가는 참 중요한 문제인데, 어느 길이 맞는 지를 미리 알 수 없는 데다가, 일단 변하고 나면 예전 모습으로 되돌리기가 극히 힘들다는 점에서 말을 꺼내기 자체도 힘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의 피드백 부족은 변명의 여지 없이 운영진의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포포리님 경우에도 저는 처음의 벌점 발부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그 이후의 대처가 많이 아쉬웠죠. 그래도 평소 모습으로 짐작해보면 honest mistake 에 가까웠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카미너스
15/06/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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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그냥 글쓰기 권한 주면 안되나요?
대신 듣보잡인 제가 2달 동안 강등하겠습니다.
FastVulture
15/06/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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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잠깐이나마 돌아오셨군요. 반갑습니다.
구구절절 공감되는 내용들뿐이네요. 특히 운영진 권한을 좀 더 늘려야한다는 부분 동의합니다.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제발 존중 좀'이 비하의 뜻으로 쓰이긴 하지만
진짜 일부 회원들은 제발 운영진 좀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요.
파란아게하
15/06/2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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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발제하신 의견들은 현재 피지알의 상황에 맞게 상당히 정제되어
즉시전력(!)으로 쓸 만한 내용들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원아빠
15/06/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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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야구를 좋아해서 KBO에 대입해 보자면 뭔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는 그런 반가운 건의인 것 같습니다.
심판이 열심히 본다고 하지만 카메라의 성능이 향상되고 관중의 눈높이가 높아진 지금 끊임없이 오심에 대한
이의제기 및 규탄이 이어지는게, 현재 벌점이나 운영진의 게시판 운영에 불만을 가진 pgr러의 갈등과 흡사해 보입니다.
비디오 판독 도입이후 심판들이 판정번복을 함으로써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듯이, 운영진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도도입에 애로사항이 있겠지만 잘 조율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으면 좋겠네요.
저같은 눈팅족은 크게 도움드리진 못하겠지만 응원은 하겠습니다.
15/06/23 19:52
수정 아이콘
아니 왜 이런 좋은 글을 자게 말고 건게에 올려서 한참 동안 못 보게 만드시는 겁미까??

버럭버럭!! 진상진상!!

컴백을 환영합니다.
크림소스파스타
15/06/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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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 ^
15/06/26 12:17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orbef님
제안 주신 내용 관련하여 간담회 등에서 논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상의를 드렸으면 하는데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대화가 가능하신지요?
참고로 제 카카오 id는 canoppy 연락처 공일공-이공일삼-오일일공입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15/06/26 13:14
수정 아이콘
카카오를 통해서 메시지를 드렸는데, 잘 도착했는지 모르겠네요. 10렙 회원은 쪽지 발송이 안돼서 일단 여기 댓글로 남깁니다. 혹시나 도착 못했으면 일단 이메일로 연락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제 이메일은 [email protected]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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