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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07/09 00:38:49 |
Name |
MagnaDea |
File #1 |
나도_이제_실론즈_노답들_이라고_말할_수_있다.png (470.3 KB), Download : 24 |
Subject |
[LOL] 골드 한 닢 (부제: 드디어 저도 골드를 달았습니다.) |
내가 역삼에서 본 일이다.
늙은 프로그래머 하나가 인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골드 계정 스샷 하나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랭크로 시즌 보상은 받을 수 있는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입벤러의 입을 쳐다본다. 입벤러는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스샷을 확인해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스샷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롤갤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스샷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시즌 챔피언 스킨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랭크이옵니까?" 하고 묻는다.
롤갤러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계정을 어디서 훔쳤어?" 프로그래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누가 대리라도 뛰어줬단 말이냐?"
"누가 돈도 안받고 대리로 골드를 달아줍니까? 신고하면 정지는 안 당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프로그래머는 손을 내밀었다. 롤갤러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노트북으로 그 계정이 해킹당하지는 않았나 확인해 보는 것이다. 굳은 살이 박힌 손목으로 롤 클라이언트에 로그인하며 그 랭크를 확인할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피씨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에어컨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랭크를 모니터 위에 띄워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모니터 화면을 가렸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대리랭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골드 대리랭을 뛰어 줍니까? 듀오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랭크 끝나고 칭찬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일 승 일 승 찍은 점수에서 몇 LP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LP 100점으로 승급전을 겨우 치뤄내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골드 랭크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랭크을 다느라고 이 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골드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랭크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그저, 골부심을 부려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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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마지막 즈음, 한국 서버 오픈하고 한달 쯤 지나 LOL을 처음 접했습니다. AOS 장르를 해본 적도 없고, 이제 나이도 있어 손가락도 잘 안 따라주어 매 번 고통 받다가, 인생 챔프 직스를 찾고 흔한 미드충이 되어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다음 패치때 너프 예정이라는게 함정...)
OP챔이라고 안해본 챔프 하다가 진 적도 많았고, 라인전 털리고 쌍욕 먹어가면서 '아 내가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골드를 찍었습니다.
실버에서 2시즌을, 거의 천판 가까이 헤메면서, 늙고 병든 이를 위한 실버 플레이에 익숙해 지니까 어느 순간 게임이 편해지더군요.
언제 한 번 시간 내서 늙고 병든 이를 위한 실버 탈출법을 한 번 써볼까 합니다. 천상계 분들이 실버 탈출법들을 많이 써주시긴 했지만, 피지컬도 안따라주고 맵도 잘 안보이고 빠른 상황 판단 안되는 늙은이들에겐 쉽게 따라하지 못할 것들이거든요.
그럼, 모두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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