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감수하면서 안철수를 지지했던 분들을 투표장에 보내서 윤석열을 찍게 할 만한 동력이 없었습니다. 특히 안철수가 동지의 유지까지 내세우면서 단일화를 안 하겠다고 분명히 해 놓고선, 별다른 이유도 없이 스스로 뒤집어 지지자들을 배신한 셈이었죠. 윤석열 입장에선 득될 것 없는 단일화였다고 봅니다. 실제로 mbc개표방송에서 깜깜이 여론조사 소개해 준 것보니까 윤석열이 상승한 것보다 조금 더 이재명 지지율이 상승(심상정 지지율 하락 없이도)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방지턱 역할 해주던 안철수가 사라지면서 이재명이 박스권 벗어났다고 봅니다.
40% 초반에 몇달째 갖혀있던 지지율이 실투표에서 47% 넘긴거 보면 그렇게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샤이민주당이 있다고 해도
윤석열은 싫은데 차마 1번은 못찍겠다 생각하던 사람들이 양자택일이 되면서 그냥 1번으로 갔다고 봄.
저는 뭘 보고 단일화가 도움이 될거라 판단했는지 모르겠고, 어쩌면 윤석열 개인이 희생을 치루더라도 안철수를 아래에 두고 싶었던게 아닐까 이런 망상도 하고 있습니다.
윤: 저 장수는 누구인가? 내 수하로 두고 싶구나.
이: 제가 저 자와 같은 진영에 있어보았습니다. 저 자는 반골의 상이며, 주군께 도움이 될 자가 못 됩니다.
윤: 에잇, 그래도 내가 가지고 싶은 자로다. 저 자를 데려올 자가 없느냐?
장: 주군, 그렇다면 제가 설득하여 보겠습니다.
윤: 오오, 좋다. 내 그대에게 전권을 줄테니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데리고 오너라.
어쩌면 진짜 이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지켜본 바로 윤석열은 생각 외로 보스 기질이 강하고, 인재 수집을 즐기는 사람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