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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7 11:37
(수정됨) 초딩 6학년 되던 3월, 아직 추워서 두꺼운 외투 입고 다닐 때였습니다. 담임 샘은 5학년 때와 같은 분이었죠. 뭐 나쁜 분도 아니고 엄청 좋은 분도 아닌 그냥저냥 모난 데 없는 샘이었습니다.
어느 날 모친이 선생님 생신 선물로 갖다 드리라면서 오미자 원액 담긴 쇼핑백 하나를 주시는 겁니다. 뭐 아무 생각 없이 쇼핑백 들고 학교 가는 길에 있는 지하철역 계단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고 병도 깨먹었습니다. 온 계단에 오미자가 다 튀었죠 ㅠㅠ 청소하시던 분이 발견하고는 내가 치울테니 얼른 학교 가라며 저를 일으켜 주셨습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깨진 병과 쇼핑백은 근처 쓰레기통에 버린 다음 학교 갔죠. 그러고는 잊어버렸습니다. 집에서 저녁 먹다가 모친이 물었습니다. 선생님께 선물 잘 가져다 드렸냐고요. 아무 생각 없이 이실직고했죠. 그랬더니 어머님이 엄청 당황스러워하시면서, 빨리 지하철역에 같이 가자는 겁니다. 아니 엄마 왜??? 물었는데 답도 없이 그냥 저를 무작정 끌고 가셨죠. 한참을 수소문하고 뒤지고 하다가 간신히 깨진 병과 쇼핑백을 발견했습니다. 거기서 오미자에 절여져버린 봉투를 꺼내고, 그 안에 있던 돈다발이 무사한지 확인하시는 어머님을 그때는 이해를 못 했죠. 왜 저기서 돈이 나오지????? 뭐야 저거?????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ㅠㅠ 본글, 댓글 다시 보니 사립 언급이 있네요. 저도 사립 국민 아니 초등학교였습니다.
25/03/27 12:50
교권이랄 게 없는 지금 시대에요? 뭐 권한이 있어야 돈을 주지 수급이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왜죠
아 사립은 그들만의 리그라 다른가?
25/03/27 13:33
네, 사립이었습니다.
사립은 김영란법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달라고 하면 줬을텐데, 암말 안하고 우리애는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차별해서 ㅡㅡ 공립은 작은 선물도 안받으려 하더군요 (진짜 작은 5만원대 초콜렛 같은거)
25/03/27 13:51
3년전 일이라 이제는 분노가 사라져서 귀찮습니다... 크크크
핸드폰으로 상품권 선물받기로 받더라고요 그냥 "얼마 줘!" 했으면 줬을텐데 ㅡㅡ
25/03/27 17:41
현직 사립 교사입니다. 애들이 주는 주스도 못마십니다. 스승의날 케이크나 꽃다발도 못받습니다. 학교예산으로 카네이션 받을 수 있습니다. 그 학교 혹은 그 교사가 이상한겁니다.
25/03/27 11:43
2000년대 전까지는 선생님들 전성시대였죠. 뭘해도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넘어가던..
그래서 저때 학창시절 보내고 이제 자식들 학교 보내는 학부모들이 그렇게 선생님들에게 클레임 넣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새 초등학교 알림장 보면 학교에서 되게 방어적으로 보내요. 이런이런거 학교 책임아니다라고 사인받아가고.
25/03/27 12:26
요구 하고 전달하는 '형태'가 달라진 채 다 남아있다는 뜻이었고, 교사들 전부가 '다' 받는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사립 학교 한정인지 모르겠지만 경험담입니다.
25/03/27 12:22
이미 몇번 물어봤었죠. 요즘 세상에 말이 되냐고 욕만 먹었...
교사와 학부모 간의 갑을 관계는 교사인권 이야기 나올 정도로 역전된지 한참된 상황인데요 뭐 인터넷에 육아휴직 후 복직할 때 방학 직전에 한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 왜 그렇게 복직 안하냐고 했다가 역시 요새 누가 그렇게 하고 그걸 허가해주는 학교장이 누가 있냐고 역시 욕을 먹었구요. 크크
25/03/27 13:18
아랫부분은 뉴스로도 나왔던 내용 아닌가요? '방학되자 해고…기간제 교사 울리는 ‘꼼수 복직’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407656 2년전 기사긴 하지만 기사에 보면 ' 국민권익위원회는 "휴직 중 교원이 방학 기간에 조기 복직하거나 일시복직 후 학기 시작 시 재휴직하여 급여만 수령하는 부적절한 행위는 예산 낭비"라며, 2020년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라고 할 정도니 요새 누가 그렇게 하냐는 식으로 말하기엔 꽤 많이 일어나는 일로 보입니다.
25/03/27 13:25
남아있다가 아예 없진 않다 라면 동의합니다.
하지만 예전엔 대부분이 그랬다면, 요즘은 대부분이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면 교사의 힘이 없거든요. 선생님한테 뭘 갖다 주면서까지 부탁할 일이 없어요. 그랬다면 초등 교사가 자살할 일이 있었겠습니까..
25/03/27 14:20
제 조카의 경우이고, 교사에게 직접 봉투를 건네거나 이체를 하는 것은 아니고 교사와 이해관계에 있는 (꽤 고가의 상품을 취급하는)특정 브랜드의 지점을 여러차례 언급하며 홍보하고 이용을 권유하는 형태였습니다. 실제 이용 여부에 따라 학생에 대한 취급이 달려졌다고 하는데 이건 부모가 주관적으로 느낀 거라서 객관성이 크진 않구요.
다른 사례도 있는데 이건 너무 구체적인 방법이라 언급하긴 좀 그렇구요.
25/03/27 15:19
그러게요. 그냥 이런 게시판에서 빙빙 둘러 말해봤자 바뀌는 거 하나도 없습니다. 불의를 알게 되었으면 신고하시고, 귀찮다고 안 하면 그건 묵인 내지는 동조죠.
25/03/27 15:30
다른 학부형들한테도 계속 말이 나와서 다같이 신고 했다는데요? 뭘 얼마나 불의를 못 참고 정의롭게 사시길래 이래라 저래라 부들부들 하시는지.
25/03/27 18:25
세상 경험 혼자 다 한 것처럼 무슨...
푼돈에, 작은 쾌락에, 직장 잃을 리스크 지는 교사들 뉴스는 저만 보나요? 저희 형수는 그럼 무슨 유령을 만나고 왔답니까?
25/03/27 18:37
"요구 하고 전달하는 '형태'가 달라진 채 다 남아있다는 뜻이었고, 교사들 전부가 '다' 받는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사립 학교 한정인지 모르겠지만 경험담입니다." 라고 적었고, 궁금해 하시길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해들은 바를 옮겼을 뿐인데 무슨 '교사무오설'이라도 신봉하시는건지 저렇게 단정을 하시나요.
25/03/27 18:52
맨 윗 댓글만 보고 달았네요
가족과 여자친구가 공립 교사라 표본이 압도적으로 많을 건데 예전 생각하던 교사와는 너무 다릅니다. 저희 때야 맞아도 감사합니다 했지만 요즘은 교사들이 맞아도 교권보호회 같은 거 열기도 힘들고 오히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나 당하고요
25/03/27 12:16
과거엔 교사가 적고 학생이 많아서 교사 쪽 문제인간이 갑질을 해도 학부모들이 당할 수 밖에 없었죠.
반대로 요즘은 교사가 많고 학생이 적어서 학부모쪽 문제인간이 갑질을 하면 교사들이 당할 수 밖에 없고요.
25/03/27 12:41
저는 저런 에피소드도 없고 부모님이 촌지 이야기는 한번도 하지 않으셔서
안주셔서 그런 이야기를 안하신건지 주셨는데 이야기를 안하신건지 모르겠네요
25/03/27 13:26
교무실 청소 담당이 매일 재떨이 비웠었죠. 그나마 착한 선생님은 교무실 밖에서 피우시는 분이었습니다.
진짜 요즘으로썬 상상도 안되네요.
25/03/27 13:46
그러고 보니 5학년 때 담임쌤이 종종 담배 심부름시켰었어요. 그때는 뭐 학생이 담배 사도, 어른 심부름이라 당연히 여기던 시절이니..
아, 물론 심부름값 이런 거 없었습니다. 그냥 갖다왔어야 했음
25/03/27 13:33
제 초딩 때 담임 선생님 가정 방문의 날이 있었는데, 집에서 나가실 때 엄마가 직접 짠 참기름 꾸러미 챙겨주셨죠.
짐꾸러미 안에 봉투가 있었다는 건 나중에 알았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한 반에 50명 가까이 있었으니 거의 수금하는 날이었을 듯..
25/03/27 13:40
저는 국딩 3학년 때 전학을 갔는데, 할머니 담임 선생이 수시로 꼬투리 잡아서 따귀를 쎄게 갈기고, 제일 앞줄에 '바보 책상'이라고 적혀있는 특수반 학생 전용 책상을 갖다놓고 거기에만 저를 앉히고는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게 하였죠.
아무튼 저는 우울증이 심해지고 학교도차 가기 싫어서 펑펑 울며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어머니가 백화점에서 각종 비싼 브랜드의 화장품과 무엇 무엇 (등등 더 있는데 뭔지 잘 기억 안남)을 사고 돈봉투까지 주어서야..저는 선생의 괴롭힘에 벗어났습니다..만 이미 반에서는 놀림당하고 바보가 되어어린 후지만.. 4학년 5학년 6학년 때에도 어머니가 없는 살림에 선물과 돈봉투를 바치셔야 했습니다. 선생이 매 번 바뀌어도 돈봉투를 요구하는 건 노골적이었기에.. 중학교도 마찬가지였고.. 어머니가 계속 선물과 봉투를 바치셨습니다. 고딩때는 잘 모르겠는데 스승의 날마다 비싼 선물을 갖다주라고 해서 갖다주긴 했는데요..그런데 그거 바친다고 날 안 패는 건 아니었..
25/03/27 13:44
지방이라 다른건지 90년대 국초중다녔는데 촌지 거의 없었습니다
뭐 다들 가난해서 받을 게 없었을지도? 대신 스승의날에는 선물 항상 크게 드리긴 했죠
25/03/27 13:45
아래 90년대 미화글이랑 결이 같으려나요
소풍때 선생 도시락 학생이 싸오는게 일반적이고 저때는 촌지 없었다고 부모님께 듣긴했는데 암튼 그런 문화 있다는거에 놀라고.. 물론 잘 가르치고 괜찮은 선생도 있었는데 그냥 선생놈이 훨 많았죠 특히 체육 교사들은 저게 공부는 해서 선생된 놈인가 의심스럽던
25/03/27 14:09
저도 촌지 겪어봐서 그런지 스승의 은혜 노래 나오면 웃음이..
그냥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받고 일하는 사람한테 뭔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25/03/27 15:22
촌지 문제는 별도의 이야기이고,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한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안되나요? 님은 강도짓 당할 때 경찰이 도와주고 집에 불났을 때 소방관이 꺼줘도 전혀 고맙지 않으신가요?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도 그냥 자기 할 의무 하고 있는 셈이니 감사하지도 않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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