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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8 22:07
현대인의 감수성으로 따지면 '늬 아버지를 삶아 죽이겠다' 가 '정녕 내 아버지를 죽이겠다면 어쩌겠냐 씁' 과 비교도 안되는 심한 패드립이라고 생각하는데 후자에 덧붙인 애드립 때문에 결국 회자되는 건 후자인 게 좀 웃겨요.
실제 행위로 치환해 보거나 어떻게 따져봐도 자식과의 원한 때문에 남의 아버지를 삶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게 훨씬 악독한 일인데, 당시에는 별로 드물지도 않은 일이라서 충격받기는 커녕 '전쟁수행방식중 하나'로 퉁 넘어가 버리면서, 상대의 심리전에 한술 더 뜬 허장성세로 대응하기 위해 삶으면 국물 보내 라고 외친 것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하고 다들 충격받은 나머지 유방의 제왕스러움(비인간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이고 유명한 고사로 자리잡아버린 거잖아요. 뭐랄까 윤리적 기준의 상대성이나 역사성 같은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고..
23/07/18 22:44
남의 아버지와 내 아버지라는 차이가 있죠
물론 남의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것도 악독하지만 효를 절대선으로 삼던 당시 기준으로 보면 내 아버지 죽어도 상관없다고 하는게 더 충격적이긴 했을 겁니다
23/07/18 23:10
한두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백만 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항우가 바로 거기에 부합하는 사람이죠. 유방은 그 캐릭터를 항우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중국의 주인이 되었지만, 그 캐릭터를 빼앗겼기 때문에 저런 잔인한 말 하나하나가 유방의 원래 캐릭터에 잘 부합하지 않아서 일으키는 괴리감 때문에 더 주목을 받게 되고요.
23/07/18 22:13
그러게요. 저 자리에서 항우가 태공을 삶고(...) 천하를 통일했다면, 유방은 아버지도 못 지키고 자식들도 수레에서 버린 천하의 무능한 패배자로 기록되었을지도...
23/07/18 22:15
저당시 저런 시대상을 보면
공자가 예를 지독하게 따라야한다고 하고, 삼년상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강요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정도로 하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막장인 시대였으니까
23/07/18 23:14
조선시대 효종이 경연에서 이 일화를 듣고 나서 한마디 했다고 하죠 "와 시xx 사람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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