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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2/26 00:26:52
Name GUNDAM EXIA
출처 조선왕조실록
Link #2 http://sillok.history.go.kr/id/kua_13302015_003
Subject [기타] [역사] 영조의 비정상적인 가족사랑
영조실록 89권, 영조 33년 2월 15일 정축 3번째기사 1757년 청 건륭(乾隆) 22년

일성위 정치달이 졸하자 곡반을 하고, 이를 만류한 삼사 신하를 체차시키다

이날 일성위(日城尉) 정치달(鄭致達)이 졸(卒)하였다. 예단(禮單)이 먼저 들어오고 조금 있다가 중궁전(中宮殿)이 승하하였으므로, 여러 신하들이 장차 곡반(哭班)에 나가려 하는데, 갑자기 좌의정과 우의정을 입시하도록 명하여 임금이 손을 잡고 말하기를,

"경들은 이 가슴속의 슬픔을 이해하여 한 번 덜 수 있게 하라."

하자, 좌의정 김상로(金尙魯)·우의정 신만(申晩) 등이 감히 한마디 말도 꺼내지 못하고, 다만 곧바로 나아갔다가 일찍 환궁하라는 뜻을 아뢰고 물러났다. 이때 승정원과 삼사의 신하 및 영의정 이천보(李天輔)가 서로 잇달아 청대(請對)하니, 임금이 답하기를,

"이미 좌의정과 우의정에게 하교하였는데 어찌 이런 일을 하는가?"

하고, 인하여 승지를 입시하도록 명하였다. 승지 이최중(李最中)이 빨리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기를,

"이렇게 망극(罔極)한 시기를 당하여 전하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망극한 일을 하시려 합니까?"

하니, 임금이 잇달아 엄중한 하교를 내렸으나, 이최중이 눈물을 흘리며 더욱 힘껏 간쟁하였다. 임금이 진노(震怒)하여 이최중에게 물러나도록 명하였는데, 이최중이 말하기를,

"신은 청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면 감히 물러날 수 없습니다."

하자, 임금이 이최중의 직임을 체차하도록 명하고, 인해서 합문(閤門)을 닫고 마침내 보련(步輦)으로 연영문(延英門)을 나갔다. 대간(臺諫)과 옥당(玉堂)에서 앞으로 나와 다투어 고집하자, 임금이 또 모두 체임하도록 명하였다. 대사간 이득종(李得宗)이 말하기를,

"신의 관직을 체임하더라도 전하의 이번 행차는 결단코 할 수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삼사의 신하를 중도 부처(中途付處) 하도록 명하였다가, 조금 뒤에 단지 체차하도록 명하였다. 밤 4경(四更)에야 비로소 궁궐로 돌아와 영의정 이천보(李天輔)를 총호사(摠護使)로 삼았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면 일국의 왕비가 붕어했는데 왕이라는 사람이 자기 정처가 죽었는데도 사위가 죽었다는 이유로 장례도 내팽겨치고 딸래미 집으로 후다닥 위로하러 달려갔다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신하들이 단체로 이건 아니라고 하자 삼사, 그러니까 대사간을 비롯해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관원들을 짤라버리고 비서실장 격인 정 3품 승지도 짤라버린 전대미문의 상황이죠.

아무리봐도 정상이 아닌데 이런 사람을 부군으로 둔 정성왕후 서씨가 불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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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i(아이오아이)
21/12/26 00:36
수정 아이콘
아무리 봐도 트레잇이 보이는 거 아니면 이해가 안되는 영조의 가족사
12년째도피중
21/12/26 01:07
수정 아이콘
그러나 가족사를 제외하면 조선 후기 최고의 명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조보다 위로 봅니다. 애민의 군주가 맞고요. 아이러니하죠.
어떤 의미로는 태종과 맞닿는 면이 있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는데 부족한 정통성 문제에 시달렸으나 해법은 서로 달랐다고 봐야겠죠. 이미 태종식 해법이 답이 될 수도 없는 시대였고. 후대의 광영을 이끈 선대군주로 포지션이 잡히는 것도 비슷하군요.
태종 - 세종 - 단종 / 영조 - 정조 - 순조.... 3대 째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는 것까지도 비슷...
아우구스투스
21/12/26 01:32
수정 아이콘
문종은 왜 빼셨습니까ㅠㅜ
12년째도피중
21/12/26 02:08
수정 아이콘
아차차... [문종-단종] 세트메뉴 구성 죄송합니다. 조...존재감이 없었다.
o o (175.223)
21/12/26 01:32
수정 아이콘
선생님 문종이 없어여...
12년째도피중
21/12/26 02:13
수정 아이콘
그...그러게요.
서류조당
21/12/26 01:47
수정 아이콘
문종 얘기는 윗분들이 하셨으니 그건 제외하고

정조는 영조의 유산을 물려받았을 뿐 턱없이 고평가 되어있다고 보고(특히나 준론탕평 이런 건 정말이지 말만 그럴싸했지
조선 후기 시스템이 붕괴하는 단초를 제공했을 뿐이죠) 저도 영조야말로 만신창이였던 양란 후 조선을 다잡은 명군으로 봅니다.

다만 (정통성이 부족했던 왕이)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을 억누르면서 일만 하다보니 사적으로는 엉망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12년째도피중
21/12/26 02:13
수정 아이콘
로마황제사 쭉 보면서 느낀건데 스스로 엄청난 책임감과 중압감속에 국가를 이끈 황제들은 당대에도 후대에도 영 인기가 없더라고요. 특히 선대로부터 누적되어온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 전쟁없이 그걸 해결해보려고 하면 늘 평가가 바닥으로 내려감. 음험한 사람이라든지 사적으로 문제가 있다든지 그런 평가를 늘 받아서...
계층방정
21/12/26 12:43
수정 아이콘
국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푸는 게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바실리우스 2세 같이 내정과 군사가 취미인 기괴한 인간 아닌 마당에야 국정 때문에 심적으로 망가지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 보여요.
퀀텀리프
21/12/26 17:02
수정 아이콘
황제는 鐵人(Government System)에 맡겨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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