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9년 전, 대학 3학년때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모두 돌아간 뒤 감정이 폭발한 저는 펑펑 울며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에 옆집의 4살 연상 OL이 찾아와 묻길래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그녀는 나를 불쌍하다고 했고, 그에 저는 그만 폭발하서 그녀에게 폭언을 퍼붓고 말았습니다. 나중엔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한테 너무했다 싶어 자기혐오에 빠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시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어제 그 누나가 토스트와 계란프라이가 담긴 그릇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우는 것도 체력이 필요하니까 영양섭취는 해야지"라며 그릇을 건네고는 누나는 출근했습니다. 나는 다시 오열하며 현관에 서서 토스트와 계란프라이를 먹었습니다.
그날 밤 그릇을 돌려주러 가서 어제 일을 사과하자 누나는 "신경 안 써. 힘들었지?" 라며 나를 위로했고, 나는 또 울었습니다. 누나는 그 사이에 아무 내색하지 않고 나를 계속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 뒤, 부모님의 사후 서류처리나 졸업준비에 바쁜 나를 돌봐준 누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년 뒤 누나 방에서 밥을 먹으며 사귀자고 하자, 누나는 간단하게 좋아,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애인이 되고 바로 동정 졸업.
작가님도 부러우시죠?
수년 후, 사회인이 되어 이미 몇 년이 지나 자신도 생긴 저는 누나에게 레스토랑에서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저를 지금까지 돌봐준 누나를 앞으로는 제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미안해, 결혼은 무리야"
누나의 대답이 순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함께 가게를 나와 벤치에 앉자, 그녀가 찬찬히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좋아하는줄 알았다"
"몇 년이 지나 연애가 아니라 보호욕인걸 깨달았지만 너를 버릴수가 없었다"
"너는 아직도 소중하지만 보호대상이지 인생의 동반자로 보는 건 무리다"
"키스도 섹스도 사실은 하기 싫었다"
"앞으로는 내 사랑을 찾고 싶다"
나는 울면서 마지막 허세로 "지금까지 고마워" 라고 쥐어짜내 말했고, 누나도 울면서 "이해해줘서 고마워" 라고 대답하고선 떠나갔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누나에게 매달리고 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혼자 울었습니다.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일수가 없는 저를 위해 누나와 나의 신혼 성생활을 망가로 그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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