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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04/15 21:55:55 |
Name |
드아아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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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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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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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서브컬쳐] 장갤문학 단편선 "드디어 제 바람을 들어주러 오셨습니까." |
"나는 네 바람이 될 수 없다."
"어째섭니까. 전 지금 한 마리 새를 보고 있습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제 바람. 당신, 당신이 바로 제 바람 그 자체입니다."
"나는 너희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새는 오묘한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너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마.
옛날, 한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소설가였다.
흔히들 소설가란 가난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청년은 첫 작품부터 큰 성과를 얻었기에 가난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청년이 쓴 첫 작품은 자신만의 이야기라고 부르기엔 문제가 있었다. 다른 이들의 세계관을 참고하여 썼기 때문이다.
청년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했다. 항상 노트를 붙잡고, 설정을 구상했다.
청년의 노력과 눈물은 어느날 한 마리의 새가 되었다.
새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청년의 피와 땀은 또 한 마리의 새가 되었다.
그 새 역시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청년은 이제 중년이 되어 자신의 땅으로 돌아갔지만, 두 마리의 새는 여전히 세상을 날아다니고 있다.
청년, 아니 중년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느냐?"
새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어느 중년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습니다."
"아니, 너는 모르는 게 아니라 부정하고 싶은 거다. 청년의 이름을 긍정하는 순간, 내가 떠나가 버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새다. 너희가 그토록 염원하던 새. 두 새의 형제다.
하지만, 나는 청년이 만들어낸 새가 아니다. 너희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새다.
너희들의 상상과 기대는 청년에게 부담감을 줬고, 그는 곧 독이 되어 나를 빚어내었다.
자, 이제 말해보아라.
내 이름은 무엇이냐."
"...독을 마시는 새."
새는 고개를 저었다.
"네? 아니라고요?"
새가 책을 한 권 내밀었다.
"이건 또 뭔 소설이야."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또 오버 더 초이스의 농간에 놀아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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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 작가의 신작 관련해서 반응 찾아보던중 보고 웃겼던 글 찾아 올립니다. 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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