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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02/19 10:52:20 |
Name |
퍼플레임 |
File #1 |
1705875954d51a42.jpg (384.2 KB), Download : 49 |
출처 |
트위터 |
Subject |
[서브컬쳐] 센과 치히로에서 나오던 음식은 무엇이엇을까? |
완전히 어릴 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내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아서 엄마한테 왜 이런거야? 이게 무슨 뜻이야?
라고 귀찮게 물었더니 엄마가 시끄러워! 그렇게 궁금하면 지브리에 편지라도 써 봐! 라고 해서 진짜 편지를 쓴 적이 있다.
그래서 아버지가 먹는 음식과 부모가 돼지가 된 이유가 궁금해서 지브리에 편지를 보냈더니 까맣게 잊을 무렵에 답장이 왔었다.
지금도 이 편지는 액자에 넣어 보관 중이다.
이하 편지 해석
편지는 잘 읽었습니다.
질문에 답변하겠습니다.
(1) 치히로의 아버지가 먹었던 신기한 음식
정체불명인 이계의 신비하면서도 '매우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라는 설정밖에 없습니다.
닭고기류로 보이나 어머니가 '뼈까지 부드러워'라고 했으므로 닭이라면 그렇게 통째로 먹기는 힘들겠죠.
유바바가 '손님의 음식'이라고 했으니까 신들과 그들을 모시는 세계의 주민들만 아는 생물의 요리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치히로가 '이 마을은 이상해'라고 눈치챘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완전히 돼지가 되어 말도 할 수 없게 되는 타이밍이 너무 딱 맞는 게 신경 쓰입니다.
단순한 '손님의 음식'일 뿐만 아니라 '흘러든 인간을 기다리고 있는 함정'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지도요.
(2) 돼지가 된 치히로의 아버지
간단히 말하자면 아버지는 요리를 먹고 곧바로 돼지가 된 게 아니라 천천히 돼지로 변했습니다.
그건 치히로가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기고 천천히 원래 이름을 잊어버려서 하쿠가 다시 일깨워주기 전까지 떠오르지 못했던 것과 똑같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계와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를 동시에 그린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테마는 미소녀도 아니고 특별한 의지를 지닌 것도 아닌
비실비실한 팔다리를 가지고 부루퉁한 표정을 짓는 평범한 요즘 아이가 위기에 직면해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입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치히로와 같은 연령의 모든 소녀에게
'어쩔 도리도 없는 상황 속에서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사자도 알지 못했던 응용력과 인내력이 솟아나
과감한 판단력과 행동력을 발휘하는 생명을 자신이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그 치히로와는 대조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인지 마물인지 알 수 없는 주민들의 함정에 걸리고 맙니다.
치히로는 미야자키 감독의 말에 따르면
'10살짜리 소녀가 홀로 낯선 세상에 내던져져서 수행하고 우애와 헌신을 배우고 지혜를 발휘해서 생환하는 이야기'이며
그녀는 '침식당하고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갈 힘을 획득하게 됩니다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와 반대로 즉, '잡아먹히는' 쪽에 서서 체험하게 됩니다.
일단 돼지가 된 사람들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몸도 마음도 점점 돼지가 되고 맙니다.
이건 딱히 판타지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미야자키 감독에 따르면 버블 시기에 정말로 돼지 그 자체가 된 사람이 있고,
지금도 자신이 돼지가 된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여전히 불경기라는 둥, 먹이가 부족하다는 둥 하는 말을 늘어놓는다고 합니다.
치히로는 그럼에도 마지막에 유바바의 시험에 도전해서 '이 돼지 중에는 부모가 없다'고 말합니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치히로가 딱히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부모를 돼지와 구별할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10살짜리 소녀가 수많은 위기를 헤쳐나오며 '살아갈 힘'을 얻었다면 자연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미야자키 감독이 대답했습니다.
설명이 혹시 어려웠는지요.
이후로도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잘 부탁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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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슨 음식인지 알려주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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