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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6/03/15 15:57:37 |
Name |
비타에듀 |
출처 |
http://www.serieamania.com/xe/?mid=calcioboard&search_keyword=%ED%8D%BC%EB%94%94%EB%82%9C%EB%93%9C&search_target=title_content&page=1&division=-34000343&document_srl=32190738 |
Subject |
[스포츠] 리오 퍼디난드 자서전 - 잉글랜드 감독 편 (수정됨) |
4. 감독들
여러명의 대표팀 감독을 겪었다. 사실 글랜 호들이 최고였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호들 감독은 우리가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는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또 우리에게 자유를 줬다. 호들 감독이 남았더라면
나는 분명이 대표팀에서 다른 선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대표팀 감독 자리에
오르면 다 조심스러워 진다. 하지만 호들은 달랐다. "리오, 자네 특기는
수비진에서 공을 끌고 나와 공격을 시작하는거지? 좋아. 그럼 공간이
나면 주저하지 말고 치고 나와. 드리블도 하고 패스도 뿌리라고."
호들은 그런 감독이었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발상을 우리에게 항상 생각
하라고 주문했다. 전술도 때때로 계속 바꾸면서 시험을 했다. 그런 감독은
흔치않다. 만약 호들 감독이 계속해서 남았더라면 잉글랜드 대표팀에겐
분명 위너의 멘탈이 갖춰졌을 것이다. 전술적으로도 최고였다. 상대팀을
분석 한 뒤에 약점이 있으면 그 약점에 맞춰 계속해서 훈련했다. 그 훈련이
굉장히 체계적이었고 인상에 남았다. 훈련도 재미있었다. 원체 본인이 스타
선수 출신에다가 테크닉이 좋아서 콘 사이로 드리블을 한 뒤에 칩으로 패스를
하고 리턴 받은 볼을 땅에 닿지 않게 하고 슛을 하는 그런 훈련을 했다.
오언을 비롯해서 테크닉에 자신이 없던 몇몇은 "야 X발 또 테크닉 훈련이야?"
라고 불평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케빈 기건은 오자마자 날 싫어했다. 방을 날 부르더니 하는 말이
"어이 리오. 자네는 향후 최고의 수비수가 될 거야. 이탈리아, 브라질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에서 주전을 차지할 만 한 선수지. 최고의 재능이야."
그래놓고 유로 2000에는 소집도 안했다. 경험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더니
유로 2000 명단에 가레스 베리를 올렸다. 베리는 나보다 어렸거든 키건?
키건 목이 날아가고 잠시 하워드 윌킨슨이 감독 대행을 했다 윌킨슨은
전형적인 잉글랜드 감독이었다. 맨날 소리만 지르고 공을 뻥뻥차라고 하고
매일 세트피스 훈련만 했다. 그에게 세트 피스는 신앙이었다. "경기는
세트 피스로 이기고 세트 피스로 진다. 오늘도 세트 피스다." 세트 피스
세트 피스 세트 피스만 맨날 훈련했다. 호텔에서 자고 일어나면 세트 피스였다.
대체 뭘 생각하는 양반인지...
그러다가 스벤이 왔다. 우리 모두 기대에 가득차 있었다. 세계 최고의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한 에릭손이 온다고해서 기대에 가득차 있었다. 나도 흥분 되었다.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한 마법을 보여줘! 어떤 전술적인 가르침이 있을까?
세상에 살다 살다 축구를 저렇게 단순하게 접근하는 감독도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게다가 플레이의 창의성과 자유도 주지 않았다. "이봐 리오 나는
센터백이 공을 자주 만지면서 앞으로 나오는 걸 싫어한다고." 실망은 했지만
감독말을 그대로 따랐다.
게다가 자유도도 제한했다. "리오 공을 받으면 무조건 패스해.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지 말고 빈 사람에게 줘." 뭐 어쩔수 없지...
하지만 스벤은 정말로 인간적인 사람이었고 따듯한 사람이었다. 정말로 착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 우리 모두 그를 따랐다. 문제가 하나 있었다면 스벤은
베컴의 빠였다. 정말 베컴의 팬이었다. 그야 말로 베컴을 사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미있는 일이 기억난다. 나랑 루니랑 나란히 앉아서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그때 티비에서 스벤과 협회 비서의 스캔들에 대해 보도를 했다. 꽤나 유명한
일이어서 모두가 아는 그 일. 사실 그 비서가 굉장히 매력적이긴 했다.
그래서 그녀 모습이 티비에 나오는 순간 내가 큰 소리로. "야 쟤 봐봐.
아마 스벤이 열정적으로 XXX 해댔을꺼야." 라고
외쳤다. 다 같이 웃고 있는데 뒤에서 스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사실 그정도는 아니었어..."
..........................................................
다른 선수들 모두 미친듯이 웃고 있는데 나는 속으로 정말 쫄았다.
이제 내 대표팀 경력은 끝이구나... 이걸 어쩌지...
하지만 스벤은 그걸 유쾌하게 농담으로 받아줬다.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다.
맥클라렌. 사실 사람들은 그를 엉망 진창의 최악의 감독으로 아는데 전혀 아니었다.
전술적으로도 좋은 감독이었고 능력있는 감독임은 분명했다. 팬들이 욕할 만큼
무능한 감독은 전혀아니었다. 단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선수들과 너무 친했다는거다.
어이 람프스! (람파드) 왔나 JT (테리)! 이런식으로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냈다.
내가 감독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이제껏 본 좋은 감독들은 선수들과
분명한 선을 긋고 살았다. 그런 긴장이 있어야 선수들이 100%를 꺼낸다.
사실 유로2008에 못간선 맥클라렌 탓이 아니라 선수들 탓이었다. 경기를 제대로
못하는데 그걸 어쩌란 말인가. 감독이 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유로 2008 탈락은 거의 선수들의 탓이었지 감독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본다.
그리고,
두목 파비오. 내가 사랑한 밀란의 우두머리. 레알 마드리드. 로마.
최고의 감독을 기대했다. 다들 그랬다. 처음 등장했을때 부터 말디니, 바레시 얘기를
했기에 수비수들은 정말로 기대가 많았다. 어떤 전술적인 움직임 그리고 철학을 가르칠까.
기대이하였다. 4-4-2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고. 한가지 경기 플랜으로.
한 가지 패턴으로 그 패턴만 사용했다. 절대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그 플랜에서
벗어나면 예외없이 경기를 못 뛰었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이 기억난다. 상대방이
3 미들을 들고 나왔다. 스페인 3 미들은 세계 최고라는 걸 잊지 마라. 그런데
그 3 미들을 끝까지 4-4-2의 중앙 2 미들로 막으라고 지시했다. 대형을 절대
흐뜨러뜨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야이 영감이 세상이 변했다고.
축구가 지금 쌍팔년도가 아니라고! 제발 좀!"
소집은 솔직히 감옥 같았다. 캐러거도 실망했다. 매 소집이 감독에 가는 기분이었다.
정말로 독선적인 사람이었다. 자신이 감독이고 자신에게 전권이 있으니 무조건 자기가
하라는데로 하는 태도였다. 주장 선임도 문제였다. 우리나라 처럼 캡틴에 대해서
민감한 나라에서 나, 제라드 그리고 테리에게 한번씩 주장을 맡기면 언론이 떠들기 마련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못했다고 하지만 무조건 2명의 중앙과 2명의 윙을 고집하는 한가지
패턴을 사용했기에 우리 상대들은 무조건 중앙 3미들을 들고 나왔다. 한 가지 패턴만
사용하니 당연히 읽혔다. 알제리 한테 공도 못뺐었다. 2010 월드컵? 최악이었다.
다들 우리 수를 읽었다. 못읽을 수가 없지...
90분 내내 압박 하라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그게 가능할까? 압박은 시기적절하게
팀이 함께 하는거다. 그걸 90분 내내 죽겠는데 "프레스! 지금 프레스!" 지금 프레스!를
90분 내내 듣는 기분 혹시 아나?
로이 호지슨.
사실 관계 회복할 것도 없다. 그 양반이 한 행동을 생각해야지.
전철을 타고 FA 로 출근하며 시민들 사이에 앉아서 '리오의 대표팀 경력은 끝났어'
이딴 식으로 말을 하는데 내가 할 일이 뭐가 있나. 나중에 사과하긴 했다만...
존테리 문제 때문에 그랬다면, 내게 물어라도 보면 될 것 아닌가?
'리오, 너 프로 선수지? 대표팀에선 테리와 함께 뛸 수 있지?' 이렇게 한마디
물어보면 될 것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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