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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13 13:17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지니어스를 보면서 죄악의 보편성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죄악의 특수성을 느끼고 분노하더군요.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확실한 건 이두희씨는 이 아이러니극에서 페르소나를 분리하는 준비가 잘 안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휘둘리는게 아니라 내 캐릭터가 휘둘린다고 생각했어야 멘붕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 그 점에서 제작진이 비연예인 플레이어의 과몰입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와 트레이닝을 미리 준비했더라면 어떨까 그런 아쉬움이 좀 남네요.
14/01/13 13:25
하다못해 온라인게임을 하면서도 내 캐릭터가 이유없이 pk를 당해 죽거나 아이템을 스틸당한다던가 하면 화가나고 심한사람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던져버리기도 하는데 모니터안도 아니고 바로 내 옆에 주변에서 보아오던 사람들과 실생활과 다를바 없는 행동들을 하면서 벌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너무 힘들거 같습니다. 제작진이 이점을 너무 간과했거나 무시했다는 생각도 역시 들고요.
14/01/13 13:29
제작진도 방송인을 주로 보니까, 이런 훈련이 잘 되어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만 보니까 간과한 측면이 클 겁니다. 사실 시청자인 저도 이두희씨가 드뤄눕는 그 순간에 예능용 퍼포먼스인가? 하는 생각이 안들었던 게 아니기도 하고요(저 역시 그런 방송인들에게 익숙해진 시청자니까). 이두희씨의 멘붕 그 자체는 누구의 잘못이다 이런 얘기를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그 스트레스 상황 자체는 사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14/01/13 13:29
말씀하신 부분들에 대강 동의하는데, 출연자들이 세트장 바깥에서도 개인적으로 교류하고, 또 세트장 바깥에서 세트장에서의 행동에 대한 약속 - 은지원의 전화 통화를 통한 데스매치 역할 제시 - 을 주고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 영역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책임이 오롯이 이두희 본인과 제작진의 준비 부족에만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사실 모두가 문제겠죠. 개인적으로는, 특히 가해자가 된 입장인 은지원이 더 그렇게 느껴지구요.
14/01/13 13:30
아 물론 책임 다 같이 나눠집니다. 근데 문제는 게임 외에서, 그러니까 직업활동 외의 장소에서 직업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한 이두희씨도 같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애초에 김구라씨처럼 당당하게 '방송은 방송이야'라고 하는게 오히려 더 필요했다고 봅니다). 물론, 충분한 방송경험을 가진 은지원씨의 미숙한, 혹은 악의적인 방송 외에서의 행동은 경솔하다못해 치졸한 수준이기도 하고요.
14/01/13 13:25
별 상관 없는 댓글인데, 필립 짐바르도의 TED강연이 재밌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14/01/13 14:00
저도 지금의 지니어스를 좋아합니다. 다만, 제가 좋아한다지만 다른 시청자들이 기분 나뻐하는게 좀 불편하고, 이대로라면 15금은 안된다고 생각해서요.
현실이 저정도로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면 더 지독하겠죠. 제가 생각하는 평균적인 현실은 저정도는 아니니까, 현실이 더 지독하다고 하시면 "글쎄요"라고 말할수 밖에 없겠네요.
14/01/13 14:42
지니어스 게임에서 짧은 시간에 사기와 배신이 일어나서 그렇지, 현실세계에서 볼 수 있는 부조리함들보다 심하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그나마 참가자들이 시청자들 눈치를 전혀 안보지는 않을테니까요. 물론 제 주변에서 그런 일들이 평균적으로 벌어지지는 않습니다만, 더 심한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도 있죠.
14/01/13 13:50
공감가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 버튼이 없군요.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뜨겁게 치닫는 모습을 보며 저는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그래도 이건 시청자가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의 눈이야 말로 룰북보다 강력한, 이 프로그램이 가진 최강의 안전장치다. 고로 (지금보다) 막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가? 어디까지 나쁜 짓인가? 에 대한 시청자와 제작팀간의 괴리로 인하여 프로그램이 집중포화를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제 예상이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오늘자 기사의 이두희의 안타까운 눈물을 포함해도 아직까지는 리얼 예능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급한신 바와 같이 종종 예능 프로가 아니라 실험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에서 나오는 킨더하임이 생각나는군요. 너무 이쪽으로 치닫는 건 위험해 보입니다. 시즌1 때도 그랬지만 정말 열심히 응원하고 싶을 만큼 몰입되는 캐릭터는 아직 없습니다. 굳이 꼽자면 홍진호인데 홍진호가 뭔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그게 대부분의 시청자들에게 비열한 방법으로 보일지라도) 배신을 당해 탈락하고, 지금의 정치질이 계속되어 얄미운 출연자가 최종 우승한다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쯤이 적당한 거리로 보입니다. ... 물론 갑자기 누군가에게 몰입되었는데 그 출연자가 이상한(?) 방법으로 탈락할 경우 저 역시 열폭할 여지는 있습니다. 크크. 적당한 선까지만 폭발하고 싶은데 과연?
14/01/13 14:06
저도 시청자의 눈이 안전장치가 될줄 알았습니다. 15금 수준에서 맞춰줄줄 알았는데, 녹화방송의 특수성 때문에 피드백이 전달이 안되다보니까, 4회의 피드백이 6회까지 반영이 안된 결과 같습니다.
시즌1 판타지(홍진호), 시즌2 잔혹한 현실(이상민)을 바라는 저로서는 현재 프로그램에 만족합니다. 근데 같이 보는 사람들이 막장이라고 욕을 하는데 혼자 좋아하는것 같아서 신경이 쓰이긴 하네요.
14/01/13 14:12
잘은 모르지만 이상민이 살아왔던 인생은 그랬던 것이겠죠. 우리가 평균적으로 사는 현실은 지니어스보다는 훨씬 아름답다고 믿고 싶습니다.
이상민의 훈장질을 탓할순 있어도, 이상민의 플레이를 욕하면 안될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더 나가면 훈장질도 게임의 몰입의 결과라고 생각할수도 있을것 같고요. 이건 솔직히 개개인 갈리는 부분이기도 하고 저도 어느쪽이다라고 말하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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