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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16 17:02:15
Name 트롤러
Subject [분석] 408 후기. 홍진호의 우승과 장오연합의 종지부
* PC화면에 최적화된 글입니다




1.

408의 마이너스 경매2는 208에서 이미 나온 바 있던 마이너스 경매와 룰을 공유합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8의 마이너스 경매에서는 하든큐브가 하나만 설정된 것에 반해 408의 마이너스 경매에는 추가되었죠.
히든큐브 가운데 하나는 이전 룰과 마찬가지로 폐기되며, 나머지 하나는 중반부에 경매에 올라와 추가/배제를 선택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208에서는 칩과 가넷이 낙찰 거부될 때 동등하게 사용될 수 있었으나
408에서는 칩을 모두 다 소진해야만 가넷을 사용할 수 있는 룰로 전환되었습니다.

208에서 이미 나온 전략은 아래와 같습니다.
208에서 이상민은 나머지 플레이어가 10개 미만의 가넷을 소유하고 있을 때 혼자 30개의 가넷을 독점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이상민은 자신의 가넷을 칩 대신 사용함으로서 자신에게 유리한 숫자패만 골라 가져올 수 있었고 결국 우승을 차지합니다.

반대로 가넷이 부족한 임요환의 경우 아예 데스매치행을 각오하고 바로 앞 순번인 은지원이 우승할 수 있도록 패를 밀어줬죠.
임요환-은지원의 경우 모두가 기피하는 낮은 숫자(-30번대)의 패를 선점한 후 그 주변의 패로 칩을 모으는 상황을 만들었으나
이 과정에서 칩을 돌리는 행위가 길어지자 1등이 이미 그른 플레이어들의 맞트롤이 시작되면서 망하고 맙니다.





2.

이번 게임에서 임요환-은지원이 시도했던 낮은 패 선점 전략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오현민, 홍진호입니다.

특히 홍진호와 같이 앞, 뒤로 가로막힌 34의 패를 잡는다면 폐쇄된 33, 35에서 최소 10개에서 15개의 추가 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트롤이 없다는 가정 하에 가장 낮은 패만 정산한다면 이미 추가된 칩으로 마이너스 한 자리로 올라올 수 있을 뿐더러
최초 숫자패를 받을 때의 칩 추가까지 더한다면 단순계산으로는 플러스 점수까지도 가능해집니다.

오현민은 자신과 30번대로 겹치는 홍진호를 먼저 포섭하여 서로가 나눠 가질 패를 공유한 후 서로 밀어주고자 합니다.





3.

반면 이준석과 비밀연합을 맺은 장동민은 이준석과 겹치는 10번대와 20번대 구간을 공유합니다.
홍진호와 오현민이 30번대 패를 공유한 것과 같이 길게 겹치는 서로간의 공유영역을 설정함으로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간섭을 막고 칩을 불릴 수 있는 전략입니다.

다만 30번대 패가 모두가 기피하는 숫자인 것에 반해 10번대의 패는 정 상황이 안 맞는 한 가져가는 리스크가 적고
사실 두 바퀴 이상 돈다면 늘어난 칩이 가져감으로서 얻는 마이너스와 상쇄되므로 장기적으로 돌릴 수 있는 패는 아닙니다.

홍진호와 오현민이 이전 시즌 임요환과 은지원의 전략을 고수하는 것과 같이
김경훈은 자신의 20개 가넷을 통해 이상민의 전략을 사용하므로 칩이 어떻게 낭비되든 총알 역할을 할 가넷을 충당해야 합니다.
따라서 김경훈은 자신이 아무런 숫자패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이용해
장동민에게 가넷 하나를 받음으로서 이미 가져간 21과 연결될 수 있는 19의 숫자패를 패스해줍니다.






4.

15회에 접어들어 홍진호가 기다리던 35번 패가 공개되고, 약 세 바퀴가 돈 이후 홍진호는 칩 19개를 수거하며 35를 가져갑니다.
34를 가져갈 때 홍진호가 가져간 칩이 7개이므로 자기 칩을 제한다면 추가 이득분의 칩만 따져도 22개, 따라서 -12가 됩니다.
여기서 오현민과 사전에 협의가 되어 있던 33과 32패를 돌려서 다시 칩 회복을 노린다면 플러스 점수까지 충분히 노려볼 만 합니다.

사전에 언급된 바와 같이 30번대를 공유하고 있는 오현민과 홍진호의 상황 상
합리적으로 마이너스 패를 낙찰받고자 한다면 레드오션인 -30번대에 끼어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30번대 패를 가지고 경쟁하는 두 사람이 어느 선까지 패를 먹을 것인가를 합의한 후 돌리기를 시작한다면
칩을 불리는 일은 이전의 경우보다 훨씬 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오현민은 홍진호에게 32번 패를 양보함으로서 홍진호가 칩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을 늘리고 생징을 확보받고자 합니다.
오현민의 경우 -29가 불확실한 숫자일 뿐더러 초반에 받은 -8이 -7을 받은 김경란과 공유되므로 1등을 노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5.

17회가 지나고 가넷을 통한 히든큐브의 경매가 시작되지만 참여율이 높지 않습니다.
모두 나오지 않아야 하는 숫자는 가지고 있으나, 히든경매를 통해 얻는 숫자가 그 숫자라는 것을 확신할 수가 없고
또한 가넷이 칩 대신으로 쓰일 수 있는 상황에서 경매 과열로 소비되는 가넷의 숫자가 늘어날 수록 통용 가넷/칩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두간의 합의로 가장 가넷이 많은 김경훈이 1개를 소비함으로서 하나의 히든큐브를 확인합니다.
이후 김경훈은 이 히든큐브가 -20임을 밝히고 -20이 필요한 장동민을 따로 불러 협상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히든큐브를 바로 밝히고-협상을 하고자 다른 방에 불러내는 일렬의 행동은 다른 플레이어들의 의혹을 사기 충분하며
독대 이후 재차 협상을 진행하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은 이후 장동민에 대한 반감적 정서가 확산되는 것의 원인이 됩니다.





6.

20라운드까지 갔을 때의 이전 연합상황은 크게 중요해지지 않습니다.
마이너스 경매라는 메인매치의 특성 상 뽑기를 통해서 얻어진 순서에 의해 경매의 유불리가 크게 갈리기 때문에
사이가 한 칸 이상 띄어져 있는 이상 간접적인, 예컨대 칩 불리기에서 안 먹어주는 것 이상의 도움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기존의 연합에 발을 걸친 상황에서 헤쳐모여조가 발생하게 되는데, -11의 숫자패가 나온 상황에서
-8을 가진 오현민이 이준석을 돕겠다고 언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준석의 입장에서는 김경훈만 자르면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오현민의 영특함이 돋보이는데, 오현민은 -8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1, 12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폐기된 히든큐브가 -10이며 마지막 라운드까지 -12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오현민의 선택은 옳았죠)
사실상 오현민은 -29의 패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설령 이준석과 딜을 하지 않더라도 가져갈 확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준석에게 '내가 패를 양보하겠다'는 수준의 선의를 보여줌으로서 이준석에게 역시 발을 걸쳐놓고 있습니다.

이준석은 오현민의 딜을 받고 김경훈에게 가넷을 원조해주기로 결정한 후 -11을 낙찰받게 됩니다.






7.

이번 회차에서 장동민에 대한 양극의 평가가 오가는 것에는 21회차의 -32가 큰 방향점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진호가 33, 34, 35를 가져간 상황에서 오현민이 이를 합의했기 때문에 최소 두 바퀴 이상 돌 수밖에 없고
이미 33, 34, 35를 통해서 큰 이득을 본 홍진호가 두 바퀴 이상의 칩을 수거한다면 쉽게 단독우승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현민은 여기에 대한 견제가 들어올 것을 짐작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는 장동민을 포섭,
자신이 홍진호를 배신해서 먹음으로서 홍진호의 단독우승을 견제할 수 있다는 플랜을 통해 역으로 홍진호에게 점수를 넘겨주고자 합니다.

그러나 장동민은 칩 상황을 확인한 이후, 이후 회차로 접어들면 칩을 독점하고 있는 몇 순번 외에는 칩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홍진호와 오현민의 사이에 있는 장동민이 책임지고 -32를 먹는 대신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가넷을 요구합니다.
이준석이 가넷 하나로 넘어가면 싼 값이라고 얘기한 바와 같이, 어차피 칩 수가 부족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패스를 하기 위해서는
가넷을 대신 제출해야 하므로 한 바퀴만 돌아가는 셈으로 장동민에게 가넷을 대신 넘기는 것은 비교적 최소 손실인 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키가 되는 사실은 장동민이 17회차가 지난 이후 김경훈에게 히든큐브가 -26이라는 사실을 이미 들었다는 것이죠.
히든큐브인 -26이 버려진 이상 이전 회차까지 김경란의 숫자패만의 합은 -57, 장동민은 -40이며
-20의 패가 정말로 재수없게 나머지 히든큐브에 걸려 버려지는 상황만 아니라면 장동민은 -32를 받아도 -51로 김경란에 앞섭니다.

즉 장동민에게 선택지는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1. 홍진호가 단독우승을 하고 김경란이 꼴찌를 하는 것과 2. 이준석 혹은 김경훈이 우승을 하고 김경란이 꼴찌를 하는 것.
1번의 경우는 그냥 패를 돌리기만 하면 끝납니다. 어차피 -26이 끊기고 장동민이 -32를 안 받는다면 김경란의 꼴찌는 확정적이니까요.
2번의 경우는 중간에 -32를 자르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홍진호가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며 김경훈, 이준석의 칩을 잃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장동민이 -32를 가져간 것은 안정적인 중위권에 들되 생명의 징표와 멀어지느냐 내지는
자신이 꼴찌가 될 확률을 보다 높이는 대신 생명의 징표를 노리느냐의 선택지 중에서 후자를 골랐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홍진호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장동민도 꼴찌에서 벗어나기에 점수가 애매하고
사실상 장동민이 이준석-김경훈 양 쪽 모두와 연합한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다수를 위해서 자기가 총대를 매서 결국 자기가 1등할 수 있는 플랜을 방해한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8.

그러나 28회차에 들어서서 김경훈이 히든큐브라고 밝힌 -20이 경매에 올라오게 됩니다.
히든큐브 경매 직후 김경훈이 장동민을 따로 불렀던 것에 대한 의혹을 품었던 플레이어들은
해당 히든큐브가 김경란 혹은 오현민의 히든큐브임을 반쯤 확신하게 됩니다.

이준석은 이에 김경란에게 선 매찰권이 있는 상황에서 김경란이 -20을 먹는다면 장동민이 칩 수로 인해 꼴찌를 할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 역시 (그게 자신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주는 상황이 아니므로) 김경란이 -20을 가져갈 것을 종용합니다.





9.

게임이 시작된 상황에서 김경란은 다른 플레이어들과 추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장동민을 추궁하지만 장동민은 부인합니다.

장동민은 김경훈에게 히든큐브에 대한 정보를 들은 것이 없으며, 히든큐브가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지금 키가 되는 빈 큐브, 즉 오현민의 -29, 장동민의 -20, 김경란의 -26 가운데 어느 것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는 사실과 함께
김경란과 꼴찌 경쟁을 하는 상황 자체에서 자신이 김경란의 칩을 늘려주기 위해 -22를 양보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장동민의 비밀 연합이 초반부부터 이준석으로 이로 인해 -10번대의 큐브를 밀어줬음을 밝힙니다.

-22번대 칩을 밀어주면서 김경란이 칩 11개와 가넷 두 개를 먹은 것이 장동민과의 꼴찌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 가넷 두 개를 장동민에게 되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장동민의 설득은 충분히 납득될 만 하며,
설령 장동민이 김경란을 속였다고 하더라도(속이지 않았다면 더더욱 확실한 명분) 김경란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김경란이 생징을 확보할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 장동민을 꼴찌로 만드는 결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결국 김경란은 차라리 꼴찌를 하더라도 자기가 선택하는 입장에 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 -20패를 패스합니다.





10.

마지막 회차가 되고, -12가 뜸으로서 히든큐브가 -26, -10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이 때 김경훈이 우선 회차가 된 상황에서 이준석은 김경훈을 불러 현재 자신의 칩 상황을 밝힙니다.

이준석이 자기의 빈 -12를 채운다면 이준석은 큐브의 합으로만 -14를 확보하게 되며, 칩을 더한다면 -4가 됩니다.
김경훈은 애초에 자신의 가넷을 키로 낮은 패만 낙찰받았으므로 하나 남은 칩을 패스에 사용한다면 -4로 동률이 됩니다.
이준석은 이를 토대로 김경훈에게 공동우승을 제의합니다. 김경훈에게도 이득이 되는 선택지이므로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11.

김경훈은 이준석을 무시하고 -12를 가져옴으로서 -15를 받고 2등에 머무르며 1점 차이로 홍진호는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저는 이 뒤 상황에서 뭐 홍진호가 생명의 징표를 약속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생징은 홍진호의 우승플랜을 돕던 오현민에게 갑니다.

홍진호와 오현민이 강력한 우승 플랜을 계획했던 것은 맞습니다. -30번대 숫자가 누구나 기피하는 숫자이기 때문에,
또한 칩을 세 바퀴 이상 돌려도 얻은 칩 수를 바탕으로 만회하기 어려운 숫자패이기 때문에 초반 -30번대 패를 선점한 이후
이를 토대로 칩을 불려 마이너스 숫자의 절대값을 줄여나가는 방법은 상당히 좋은 공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방법이 아닙니다. 208에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또한 장동민이 이번 회차에서 -32를 잘라버린 것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누군가 칩을 얻는 상황을 잘라버린다면 -30번대의 숫자의 손실을 매꾸기는 상당히 어려워지며
그 이전에 -30번대에서 칩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연결되는 숫자에서만 가능해집니다.

예컨대 이준석의 경우 -3과 -11을 가져감으로서 자신이 쉽게 낙찰받아 가져갈 수 있는 숫자를 양분했고,
오현민 역시 자신이 우승할 계획을 애초에 지워버림으로서 -8을 가져와서 여러 사람을 견제할 수 있는 양쪽 패를 마련했습니다.
사실상 -30번대 패를 제외한다면 나머지의 큐브들은 전부 낙찰을 거부하는 데에 칩을 소비해야 하며
혹시나 히든큐브에 의해 중간에 패가 잘려버린다면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적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운에 기대야 하는 플레이가 되어버립니다.

즉 홍진호에게는 자신과 같이 -30번대를 공유함으로서 위험을 분담할 수 있는 오현민이 꼭 필요했고,
그나마 오현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가넷 전략을 통해 아예 숫자패의 리스크를 줄여버린 김경훈에게 밀리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우승을 차지하고 생명의 징표도 자신에게 이득이 된 플레이어에게 주었으므로 파인 플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12.

히든큐브가 밝혀진 이후 장동민을 방에 부른 것에서 이미 다른 사람이 다 눈치를 챈 것이 문제긴 하지만
김경란이 -20을 넘겨준 상황에서 자신이 칩 두 개만 더 보유를 하고 있었다면 단독우승을 했을 것이니 플랜 자체는 나쁘지 않았죠.
다만 자신이 이준석과의 공동우승까지는 확보한 상황에서 왜 그걸 넘겨줬는지는 뭐라고 설명하기가 참 힘듭니다.

김경훈이 확실한 자신의 우승을 저버리고 홍진호에게 우승을 넘겨버린 것이
초반부 장동민과 같은 연합이라는 신뢰에 의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이 차후에 인터뷰를 통해 밝혀지긴 합니다만
사실 김경훈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공동우승을 받는 것이 특별히 뭐 장동민한테 문제가 될 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글쎄요. 그냥 자기 혼자 빠져나오는 상황이 되게 불편했나봅니다. 저도 이게 대체 무슨 플레이인지는 이해가 잘 안 가네요.
그냥 이전 회차와 연결지어서 생각한다면 김경훈이 장동민에 대한 (자기만의)신의를 지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과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13.

제가 오히려 오늘 주목하고 싶었던 것은 영원할 것 같았던 장동민-오현민 연합의 끝입니다.

장동민이 -32를 먹을 것이라고는 둘 다 예측하지 못했을 테니 굳이 장동민을 잡아서 속일 이유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홍진호를 방패삼아서 장동민과 척을 지지 않으려는 오현민의 행동도 참 영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오현민 의견이라면 우선적으로 들어주던 장동민이 무슨 얘기를 하든 '너네' 뜻대로는 안 될 것 이라고 선을 긋는 장면이나
자기가 속이려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안 믿는 거예요', '동민이 형이 저랑 안 하려고 하는데 제가 굳이' 하고 서운한 티를 내는 것도 인상적이네요.


408은 여러 모로 인상깊은 라운드였습니다. 홍진호는 드디어 장동민을 상대로 승점을 따냈지만 어부지리 승리라 고평가하기 애매하고,
장동민 역시 그 특유의 플레이대로 합리적인 행동을 했지만 이번 메인매치는 결과가 나빴죠. 데스매치는 미친 것 같았지만.
그래도 둘 다 마지막에 가넷 18개 선두였다고 하니 나름 선방했다고 봅니다.

오현민은 항상 사람 사이에서 이득을 봤지만 확실히 장동민과의 확실한 연결고리는 끊어진 듯 합니다. 시즌 3 초반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이준석은 늘 조금씩 아쉬워요. 제가 제일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플레이어 가운데 하나인데 이 사람이 특정한 연합을 이끌어가지 못하는 게,
보통 지니어스에서 정치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그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을 오늘 플레이를 통해 알 것 같기도 합니다.

김경훈은 대체 뭘 목적으로 플레이하는지 가끔씩 감이 안 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가장 큰 실을 본 플레이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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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10년차
15/08/16 17: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초반에 회차가 308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트롤러
15/08/16 17:57
수정 아이콘
이런 실수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미너스
15/08/16 17:23
수정 아이콘
"김경란이 데스매치 상대로 장동민을 찍을 것"을 장동민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가정하면, -32를 먹은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김경란이 꼴찌될 확률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장동민 입장에서 어차피 생징 없으면 데스매치니까 중위권은 의미가 없고 조금이라도 생징획득 가능성이 있는 쪽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가정이 없으면 그냥 잘못된 선택을 한 거죠.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우리는 모릅니다.
트롤러
15/08/16 18:16
수정 아이콘
김경란이 누구 찍을 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맞죠. 이준석도 이전 회차간 명분이 있는 상황이고 장동민도 책잡힐 일이 있으니까요.
그냥 홍진호 1등 하고 데매 찍힐 걱정 하느니 꼴찌 줄타기 하는 한에서 생징 줄 만한 사람 하나 확실하게 밀어주자 싶었던 거 같아요.
Rorschach
15/08/16 17:24
수정 아이콘
게임 자체로만 보면 마지막 패스를 제외하고는 김경훈이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결국 마지막 패스도 게임의 일부이니까 결과적으로는 홍진호가 제일 잘 한 게임이 됐네요. 실제로도 홍진호는 적절한 전략선택+전략에 잘 맞게 운까지 따라줘서 우승을 했죠.

처음에 홍진호가 34, 오현민이 30을 가져간 상황에서 순서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35가 일단 초반에 나와서 칩을 다량 수거한 뒤에
31,32,33 중에서 31이랑 33이 먼저 나왔죠. 이 셋 중에서 32가 먼저 나왔었다면 히든이 두 개나 있는 상황에서 홍-오 중에 누가 먹어야할지
결정하는 상황에서도 상당히 도박이 필요했는데 딱 앞뒤숫자가 먼저 나오면서 편하게 돌리기도 했고요.

그나저나 20을 패스한 김경란의 선택은 김경훈의 마지막 선택만큼이나 이해가 안됐습니다.
뭐 본문에도 적어주신 인터뷰 내용대로 왜 그랬는지 문자상으로는 알겠지만 그 판단이 참 이해가 안돼요.
거기서 김경란이 20을 가져간다해서 장동민이 자신을 지목할 확률이 100%인 것도 아니고, 또 홍진호의 우승가능성은 제법 있는 상황이었으니
그 때 까지의 진행상황상 생징이 자신에게 올 확률이 그리 높진 않았어도 한 번 비벼볼만 하기도 했을테고요.
내가 선택당하느니 내가 선택하겠다 보다도 '내 손으로 동민이 꼴찌는 못 만들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것 처럼 느껴져서 한 명의 참가자인
김경란에게 상당히 아쉽기도 했고요.

재밌는건 어쨌든 이 선택 덕분에 홍진호는 생징 줄 때 편하게 오현민 줬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오현민이 훨씬 도움도 더 많이 줬고 플레이도
중간중간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했으니 김경란이 살았어도 오현민 줄 가능성이 훨씬 크긴 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홍진호의 특성상
시작전에 말로만이라도 연합 및 생징을 이야기했었고하니 잠시라도 고민을 하긴 했을 것 같거든요.


게임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참 재미있었던게 명확한 연합이 없고 서로서로 엮이며 도움을 주다보니
본문 중반에 올려주신 그림처럼 [우승 줄게, 생징 다오!] 가 게임을 관통하는 정말 적절한 한문장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이준석의 경우 중반까지 장동민 도움도 받고 오현민 도움도 받고 하다보니 무난하게 흘러가서 1등이 되어버리면
둘 중 한명을 내쳐야하는데 자기가 도움 준 사람이 우승하고 자신한테 생명의 징표를 주면 그런 고민이 없어지니까요.
홍진호도 만약 김경란한테 초반에라도 도움을 좀 더 받고 김경란이 꼴찌를 면했으면 생명의 징표 선택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기도 하고요.

두 김씨 플레이어의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선택이 두 번 나오긴 했지만 메인매치 자체로는 정말 재미있었던 회차였습니다.
홍진호에게 기가막히게 운이좋게 번호들이 나오긴 했지만 막판까지 플레이어별로 핵심이 되는 숫자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도 큰 재미의 요소가 됐던 것 같고요.
트롤러
15/08/16 18:07
수정 아이콘
거기서 김경란이 -20을 가져간다면 장동민에게 뽑힐 확률은 굉장히 높죠. 그냥 단편적으로 인터뷰만 놓고 보면 어차피 내가 꼴찌하거나 데매 지목당할 확률이 높은데 자기 보신에 안전한 애들이 뭐라고 조언하는 게 별로 와닿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합니다. 저야 김경란이 아니니 어차피 마지막에 장동민 뽑은 거 보면 사실 왜 그랬나 싶긴 하지만 뭐 그게 김경란 플레이라고 볼 수도 있고요. 홍진호가 오현민 생징 준 것은 뭐 그냥 당연한 거라고 보고요. 김경란도 자기가 홍진호 플레이를 도운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고, 홍진호 입장에서도 그냥 립서비스였죠.

+ 저도 후반부까지 -29, -12, -20 같은 키 숫자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메인매치를 되게 스릴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합집산이 완전히 나눠진 연합끼리 서로 자기 생징 받으려고 발 걸쳐 놓는 것도 재밌었고요.
Rorschach
15/08/16 18:23
수정 아이콘
하긴 그게 김경란의 플레이이긴 하죠. 저도 마지막에 결국 장동민을 찍은 것 때문에 윗 댓글의 생각을 강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20의 주인이 장동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같은 판단을 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어제 게임 보면서 지난 회차가 새삼 아쉬웠었어요.
- 배팅 사이에 논의 금지
- 레이즈 가능
이 두 가지만 있었어도 블러핑이 난무하고, 서로 속고 속이고 끝까지 재밌었을수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크크
트롤러
15/08/16 18:30
수정 아이콘
407은ㅜㅜ 다시 보면 볼 수록 재밌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아직 봉인중입니다.
사악군
15/08/17 13:47
수정 아이콘
아마 김경란이 마지막에 장동민을 찍은 것은 -26이 끝까지 안나오면서 김경훈이 거짓말을 했고 장동민도 이걸 알고 있었다는
'감'을 잡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감을 정확히 알았다기보다, 뭔가 분위기가 얘네가 날 속인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같은
수준의 것이 아니었을까 해요. 크크크
15/08/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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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장동민 데스매치 압살할 때 김경훈 혼자 칭찬 같은거 없이 표정이 굳어 있었죠. 오히려 김경란을 질책합니다.
이번 회차 처음 시작할 때 자신을 그렇게 낮춰보던 사람들이 다들 자신을 우러러 보고 굽신굽신 하는 것에 희열을 봤을거라 생각합니다.
김경훈-장동민을 주인과 개로 표현하기도 했었는데 개취급한 장동민이 결합 압살하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죠.

진짜 김경훈이 장동민을 돕고자 했다면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준석한테 딜 받은 후 홍진호 찾아가서 딜 걸고 생징을 장동민한테 주라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애써 공동우승을 포기한 이유는 데스매치가서 자신을 과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밖에 못보겠습니다.
김경란이 상대자가 확실한 상황이고 김경훈은 튀어보이기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요.
트롤러
15/08/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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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나친 억측 같네요. 김경훈이 그런 딜을 걸어봐야 홍진호가 단독우승 가능하게 해줬다고 장동민을 생징 줬을리가 없고요.
15/08/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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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징 충분히 줄 이유가 되죠. 딜 안받으면 본인과 오현민 둘다 우승을 못하는데요.
트롤러
15/08/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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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민은 어차피 우승권외 플레이어고, 생징을 장동민 넘겨준다면 자기 목숨 부지만 하는 건데
어차피 꼴찌가 김경란인 이상 홍진호가 지목당할 확률은 거의 없죠.
15/08/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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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목당할 확률이 낮다고 우승을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홍진호는 단독우승을 한번도 안했고, 생징을 넘겨도 다들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죠.
트롤러
15/08/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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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결승전에 단독우승 횟수로 우승자 정하는 것도 아니고 데스매치에 안 가기 위해서 생징을 노리는 건데, 데스매치 갈 확률이 없다면 굳이 같이 함께 한 플레이어를 저버리고 -32로 맥 끊어버린 장동민 생징 주는 딜을 받을 이유가 없죠. 이상민이면 몰라도 홍진호라면 더더욱이요.
15/08/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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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매치 갈 확률이 0이 아닙니다. 함께한 플레이어를 저버리는 것도 아니구요. 딜 안받으면 김경훈,이준석 공동우승이에요. 김경란이 무조건 장동민을 지목해야 오현민,홍진호가 풀려나는 건데 그게 확률이 더 낮아요.
트롤러
15/08/16 18:46
수정 아이콘
뭐 척척박사 이런 걸로 정하면 당연히 0%는 아니겠죠. 그런데 오프닝마다 김경란 저격하는 이준석, 히든큐브 속여서 김경란 꼴찌만들었다는 의혹을 사는 김경훈을 사이에 두고 김경란이 오현민-홍진호를 데스매치에 데려갈 이유 자체가 없다니까요. 애초에 홍진호가 우승하고 립서비스 하는 것 자체가 초반 김경란과의 유대를 염두에 뒀다는 이야기고 오현민도 16라운드에 -28을 가지고 김경란에게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한 바 있죠. 즉 홍진호나 오현민은 김경란이 최저득점자가 된 이상 생징을 받든 안 받든 데스매치 지목당할 확률 자체는 아주 낮아져요. 그 마당에 김경훈이 딜을 걸면 그냥 가넷 얻자고 자기를 확실한 단독 우승에서 컷한 장동민을 생징 줘야 하는 건데, 홍진호가 아무리 젖었단들 그렇게 명분없는 선택을 하는 플레이어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확률 상 데스매치를 랜덤으로 뽑는 게 아니잖아요?
15/08/16 18:56
수정 아이콘
네 랜덤으로 뽑히는게 아니죠.
데스매치 지목자는 변수가 있을때도 많았습니다. 생징딜 거는 순간 전체적으로 정치시작되구요.
거기에 딜이 들어오게되면 오현민은 오히려 받아주라는 태도를 취할 확률이 더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동민을 챙기는 방법의 하나로 이야기 한 것이지 꼭 저래야만 된다는 것도 아니구요.
트롤러
15/08/1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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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님// 오현민이라면 받아주라고 하기 이전에 김경란한테 가서 거 봐요 쟤네 둘이 연합이랍니다 할 확률이 더 높겠죠. 그러면 장동민-김경훈은 백 퍼센트 명분 가진 타겟이고요. 김경훈이 공동우승 포기한 것도 이해가 안 가는 플레이긴 하지만 백분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나 찔러주세요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서 처음 댓글로 언급한 바와 같이 김경훈이 데스매치 가서 무쌍하고 싶어서 공동우승 거절했다는 플랜 자체가 억측이라는 거고요.
15/08/16 19:25
수정 아이콘
트롤러 님// 알겠습니다. 억측은 자제하도록 할게요.
singlemind
15/08/17 12:15
수정 아이콘
김경훈이 데스메치가서 스포트라이트를 더욱더 받고싶었다 라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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