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가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테란의 황제'로 통하는 임요환 선수가 연봉 2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e스포츠 스타들의 화려한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 게임'을 일컫는 e스포츠는 프로게이머나 아마추어 게임이용자들이 게임대전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프로게임에 관심을 기울이는가 하면, 프로게임리그 출범 등으로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e스포츠 스타들은 이제 웬만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e스포츠를 전문으로 방영하는 게임전문방송만 3곳에 달한다. e스포츠의 인기에 힘입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업체들의 스폰서 제의도 꾸준한 편이다.
하지만 실상을 파고 들어가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을 절로 떠올리게 된다. 몇몇 스타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프로게임에 입문하는 연습생들은 '불확실한 미래' 문제로 말 못할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군 문제 역시 e스포츠 스타들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임요환 선수도 지금 군 입대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민한 감각이 유난히 요구되는 게임의 특성상 2년 여 간의 공백 기간은 선수 생명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e스포츠는 아직 병역 특례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다 할 대안도 없는 실정이다. e스포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뜨는 e스포츠…대기업, 정부도 관심높아
총선 이틀 전인 4월 13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SK텔레콤의 프로게임단 'T1' 창단식이 열렸다.
프로게임단 'T1'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프로게이머 임요환 선수가 소속된 구단. 곱상한 외모와 뛰어난 게임 감각을 자랑하는 임요환은 e스포츠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임요환 선수는 국내 프로게이머 최초로 연봉 1억원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운데다 지난해에는 게임전략과 화보집이 담긴 DVD도 발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임요환 선수가 소속된 'T1'을 인수한 SK텔레콤은 팀 연봉 5억원을 포함해 총 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용합숙소와 차량 지원, 전지훈련, 유명선수 스카우트, 유망선수 발굴, 홍보 등 다양한 지원 대책을 세웠다. 이 정도면 국내 게임구단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있는 최고 대우다.
이날 출범식에서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야구, 축구, 농구에 이어 4번째로 프로구단을 출범하게 됐다"면서 "프로게임단은 젊은이들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등 정부관계자들도 모습을 비췄다. 정보통신부 최준영 정책국장이 이날 축사를 맡았으며 문화관광부 김용삼 게임음반과장이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했다. 출범식장 앞에는 각종 언론사가 보낸 10여개의 화환들로 가득할 정도로 e스포츠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게임단은 총 15개. 이 중엔 SK텔레콤의 'T1'을 비롯해 KTF의 '매직엔스', 삼성전자의 '칸', AMD의 '헥사트론' 등 대기업이 지원하는 프로게임단 4개가 포함돼 있다.
연봉 2억원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임요환 선수는 "내 연봉이 다른 프로게이머에 비해 높다고 하지만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연봉은 높지 않은 편이다"면서 "타 스포츠에 비해 부족함이 없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스포트라이트를 쫓아가는 불나방처럼"
하지만 이날 현장에는 'T1'에 소속된 연습생 5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프로게이머와 연습생과의 '위화감' 때문에 참석을 꺼린 때문이다.
'T1'의 프로게이머 6명이 감독, 코치 등과 함께 집중 조명을 받는 동안 연습생들은 골방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일부 스타급 선수들을 제외할 경우엔 연봉도 그리 높은 수준이 못된다. TI의 경우 총 연봉 5억원에서 임요환 선수를 뺄 경우엔 나머지 12명이 3억원 가량을 받게 된다. 그것도 감독과 코치, 프로게이머들에게 연봉이 집중되기 때문에 연습생들은 연봉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실제 상당수의 프로게임단에서 연습생들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연립주택이나 아파트에서 단체생활하고 있다. 방 하나에 많게는 5명이 함께 투숙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생활이라는 것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한다. 올해 2월 '네오위즈피망배 온게임넷 프로리그' 우승으로 요즈음 잘나가는 '슈마 GO'의 20평 남짓한 합숙소에는 1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잘 나가는 구단이 이 정도니 다른 팀의 사정이 어떨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연습생과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고등학생 때 e스포츠에 입문한다. 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프로게이머 170명 중에서 10대 게이머는 10명. 준게이머로 등록된 10대 선수들은 37명에 달할 정도다.
이들은 학업을 잠시 중단한 채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등장하는 것도 여기서부터다. 아직 한창 배울만한 시기에 게임에 몰두한다는 게 어른들의 눈에서 탐탁치 않게 보이기 때문.
하지만 연습생과 프로게이머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배움에 대한 정진도 잠시 멈춘 채 합숙소에서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그렇지만 그 정열은 타오르기도 전에 '군입대'라는 찬물에 가로막혀 꺼져버린다.
◆ "프로게이머의 생명은 군입대 전까지"
프로게이머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뭐니뭐니 해도 군 문제다. SK텔레콤의 프로게임단 'T1' 창단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도 올해로 만 24세가 되는 임요환 선수의 군 입대 문제였다.
4년제 대학교인 원광디지털대학교 2학년인 임요환 선수는 만 24세까지 군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그 기한이 바로 올해 9월. 그 이후에는 강제징집 대상이 된다.
군 입대가 선수생활에 치명적이라는 점을 잘 아는 임요환 선수는 만 22세까지 병역 연기할 수 있는 2년제인 동아전문대를 졸업하고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군 입대를 미룰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임요환 선수의 전성시대는 올해까지'라는 지적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SK텔레콤의 구단 인수 과정에서 임요환 선수의 군 문제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T1의 사령탑인 주훈 감독은 "훌륭한 선수가 좋은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임요환 선수의 대학원 진학까지 고려한 말이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군입대를 만 27세까지 연기할 수 있기 때문. 군입대 대기자가 많아 내년 가을이후께 임요환 선수의 입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제 대학교 3학기째인 임요환 선수는 내년말까지 대학원 입학을 확정지어야 한다.
이 점에서 임요환 선수는 '군입대 기피'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이 군복무 26개월간 마우스를 손에 잡지 않게 되면 당연히 뒤쳐질 수 없는 노릇이다. 임요환 선수를 아끼는 일부 팬들은 상무 게임단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프로게이머로 등록된 선수 중에서 26명이 군복무 중이다. 아직까지 군 복무를 마친 뒤에 주요 프로게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사람은 아직 없다.
10대의 젊은 열정으로 프로게임 세계에 입문하지만 그들이 펼칠 수 있는 기간은 군입대 전인 4∼5년이다. 타 분야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신입 선수들의 기량은 매우 높아 전성기가 2년 미만으로 매우 짧다는 게 타 구단과 다른 점이다.
e스포츠 전문가는 "20대 초중반의 프로게이머들이 많다는 점에서 프로게이머들의 향후 진로가 어떻게 마련되느냐가 주요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순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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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이뉴스
이 기사 내용이 너무 부정적인 면만 보여줬지만 어느정도는 사실입니다..
진짜 연습생문제나 군대문제는 어서 빨리 해결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