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은 '금물'··· 아마대회 '출전'으로 기본기 다져라!
90년대부터 불기 시작된 게임열풍은 프로게임리그의 붐을 타고 새로운 e-Sport 문화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히 게임문화의 확산은 게임캐스터, 해설자, 프로게이머 등 다양한 신종 직업들을 탄생시켰다. 그 중 청소년들에게 가장 선망 받고 있는 직업은 단연 프로게이머다.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게이머는 테란의 황제라 불리는 임요환 선수다. 임요환의 팬 카페 회원 수는 30만 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유명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다. 이제는 프로게이머가 TV CF를 찍고 영화에 출연하는 일도 빅뉴스거리가 아니다. 프로게이머들의 노래를 담은 프로젝트 앨범이 출시되기도 하고 프로게이머 DVD도 출시됐다.
특히 프로게이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일반시청자들에게 보여지면서 연예인과 같은 ‘스타’로 대접을 받기에 이르렀다.
≫ "게임 좋아한다고 누구나 프로게이머 되는 건 아니다"
단순히 게임을 좋아한다고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재 국내에는 200여명의 프로게이머가 있다. 프로게이머 등록대상자들까지 포함하면 300여명 정도.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중고생들의 수는 가히 폭발적인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프로게이머들의 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로게이머는 정식 게임단에 소속되어 연봉을 받기도 하고 여느 프로스포츠 선수처럼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받는다.
최근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가 현역 감독에게 월 5백만원을 줄 테니 게임과외를 해달라고 제의를 해 온 적이 있었다.
프로게임단에는 프로게이머를 시키겠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이젠 프로게이머가 게임에 미친 청소년들의 선택이 아닌 부와 명예를 함께 쥘 수 있는 21세기의 새로운 유망 직종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할까?
국내 프로게이머의 ‘Big 3’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선수와 게임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명감독들을 통해 프로게이머가 되는 비법을 알아보자!
■ 명감독이 밝히는 '프로게이머 되는 비법' <1>
≫ 투나 쥬디스 송호창 감독···"고등학교 1~2학년 때 데뷔해야"
송호창(32) 감독은 99년부터 프로게이머 발굴을 시작했다.
이윤열·홍진호·김종성·이재항·심소명 등의 프로게이머를 발굴, 육성한 그가 프로게임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송 감독만의 신인 발굴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송 감독은 그만의 ‘느낌’을 중요시한다.
신인의 경우에는 어차피 프로선수를 능가하는 실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1시간 동안의 대화를 통해 기본적인 마인드를 평가한다. 홍진호나 심소명을 처음 발굴했을 때에도 게임 실력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무엇보다 ‘스타’로 키워낼 만한 재목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자신의 ‘감’을 신뢰한다. 일단 재목감이라고 판단되면 그 선수가 온전히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도 빼 놓지 않는다. 직접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을 만나 설득하고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다.
송 감독은 고 1,2학년을 프로게이머 데뷔에 있어 가장 적절한 나이로 본다.
최근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하는 초등·중학생들이 많지만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일단 사절이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나이이며 섣부른 판단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프로게이머로 발굴해 낸 선수는 어차피 대학 진학까지 책임을 지고 선수를 관리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다.
▶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이렇게 하라!
① 아마대회 출전을 많이 하라!
새로운 신인 선수들을 발굴해내는 장소는 아마추어 대회장이다. 송 감독도 아마대회에 출전한 수많은 신인들 중 될성싶은 나무를 골라내는 능력이 있다.
② 기본적인 소양을 갖춰라!
프로게이머를 시켜 달라며 집요하게 메일이나 전화를 걸어오는 스토커 수준의 학생들이 많지만 송 감독에게는 안 통한다. 이런 경우 성공률 0%다. 혹시나 해서 테스트를 해본 적도 있지만 대부분이 실력은 형편없었다고. 단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열망만 갖고 무대포로 덤벼든다면 자칫 스토커로 취급받을 수 있다.
③ 배틀넷 속 게이머들과 친해져라!
초창기에는 아마추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서버들이 많았지만 현재에는 프로의 영역이 더 넓어져서 실력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소속 선수들이나 견습생들의 추천과 배틀넷에서의 입 소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웬만한 실력자라면 게이머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 명감독이 밝히는 '프로게이머 되는 비법' <2>
≫ 한빛소프트 이재균 감독···"눈에 띄는 플레이를 해야"
이재균(29) 감독은 6년 전 SM 매니아라는 부산팀을 결성했다. 지방 출신의 팀으로는 유일하게 최강의 프로게이머들을 보유하고 있던 SM팀은 99년 무렵 서울로 상경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감독의 손을 거쳐간 프로게이머는 강도경·김동수·김가을·김두형·박정석·변길섭·박경락·이운재·박용욱·나도현 등이 있다. 이 감독은 스타급 프로게이머들을 대거 발굴·육성해 낸 ‘마이더스의 손’ 답게 선수욕심이 많다.
선수 발굴을 위해서는 우선 입 소문이 나있는 신인들의 리플레이 자료를 분석한다. 최근에는 게이머들의 경기 리플레이를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리플레이를 통해 게임하는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다. 물론, 아마추어 대회장을 돌아다니며 다리품을 팔기도 한다.
그 다음에는 면접을 통해 성격이나 포부를 들어보고 최종적으로 소속 선수들과 상의한 후 결정한다.
이 감독은 “요즘은 노력은 하지 않고 최고의 위치나 명성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이 많아 문제다”라고 지적하고 “프로게이머는 본인의 의식과 노력여하에 따라 극과 극의 인생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저들이 그랬던 것처럼 프로게이머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버리고 밑바닥부터 고생할 각오로 덤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이렇게 하라!
①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라!
예전에는 온라인대회가 많아 온라인대회들이 프로게이머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온라인대회가 줄었지만 대신 자신의 리플레이를 여러 게임관련 사이트에 올리는 게이머들이 많다. 종족별로 충원 인원이 생길 때는 입소문이 난 게이머들의 리플레이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되도록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유명 게이머들의 리플레이를 많이 보라!
유명 프로게이머들의 명 경기를 많이 접하면 실제 경기를 해보는 것만큼 도움이 된다. 유명 선수의 리플레이를 보며 연구하다보면 자기의 전술로 개발하는 능력이 생긴다.
③ 뚝심을 가져라!
이 감독은 박경락이 럴커드랍으로 일꾼을 학살하는 전술을 보고 단번에 OK했다. 당시로서는 물량이 흔치 않았기에 물량으로 승부하는 뚝심 하나에 큰 점수를 준 것이다.
자신만의 전략을 과감히 시도할 줄 아는 뚝심을 발휘한다면 어디서든 눈에 띄기 마련이다.
■ 스타가 말하는 '프로게이머 되는 비법' <1>
≫ '테란의 황제' 임요환···"나만의 전략 구사"
• 소속 : 동양제과
• 스타경력 : 5년
• 월수입 : 1천만원(연봉+∂)
● 임요환이 말하는 프로게이머 필수요건
① 노력 : 세상에 ‘노력’ 없이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② 승부근성 :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므로 진정한 승부사가 되어야 한다.
③ 게임에 대한 열정 : ‘게임’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잃지 않아야 한다.
● 임요환이 게임 잘하는 비법?
단지 게임이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프로게이머가’되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남들이 다 구사하는 전략보다는 나만의 새로운 전략을 연구하고 그 것을 게임에 적용한다.
때론 ‘엽기’라 불릴 만큼 다양한 전술과 전략은 게임을 하는 나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의 즐거움까지 부가시킬 수 있어 1석 2조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상대를 정확히 파악한 후 나의 페이스로 끌어들이는 심리전이 나의 주무기다.
● 프로게이머, 이렇게 준비하라!
‘프로게이머’가 겉보기에는 화려한 직업 같지만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성공할 수는 없다. 기본적인 소양은 필수! 한 순간에 뜰 수 있다는 조급함은 절대 금물이다. 기본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다.
자신이 남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면 우선 아마추어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 많은 경험을 쌓도록 한다. 그렇다고 ‘학업’을 포기하고 ‘게임’에만 매달려서는 절대 안 된다.
‘특급’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독기를 품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시작하면 게임 이외의 나의 생활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길.
■ 스타가 말하는 '프로게이머 되는 비법' <2>
≫ '폭풍저그' 홍진호···"차근차근 준비해야"
• 소속 : KTF
• 스타경력 : 5년
• 월수입 : 700만원(연봉+상금 및 인센티브)
● 홍진호가 말하는 프로게이머 필수요건
① 실력 : ‘프로’라고 하면 무엇보다 실력이 최우선이다.
② 마인드(프로근성) : ‘호기심’이나 단순히 재미를 위해 시작한다면 낭패를 보기 일쑤. 끈질길 프로근성으로 죽을 각오로 덤벼야 살아남을 수 있다.
③ 매너 :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매너‘다. 올바른 마음가짐이 기본이 되어야 진정한 프로라고 할 수 있다.
● 홍진호가 게임 잘하는 비법?
아마추어 시절에 프로와 맞서면 주눅이 들어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상대선수보다 내가 ‘한 수 위’라는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또한 아무리 프로게이머라 하더라도 늘 승리의 기쁨만 있는 건 아니다.
신이 아닌 이상 숱한 슬럼프를 겪게되며 이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때를 기다리며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성장하는 비결이다.
● 프로게이머, 이렇게 준비하라!
아직 게임리그시장이 불안정하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모습만으로 누구나 쉽게 프로게이머가 되고 쉽게 유명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특히, 게임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낮아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섣불리 모든 걸 포기하고 뛰어들기보다 자기 자신의 근본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스타가 말하는 '프로게이머 되는 비법' <3>
≫ '천재테란' 이윤열···"집중력을 키워라"
• 소속 : KTF
• 스타경력 : 4년
• 월수입 : 750만원(연봉+상금 및 인센티브)
● 이윤열이 말하는 프로게이머 필수요건
① 규칙적인 생활 : ‘프로게이머’가 되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
② 집중력 : 공부와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컴퓨터와 씨름하기보다 2~3시간 집중력을 갖고 게임에 임하는 것이다 중요하다.
③ 체력 : 실력이 있다하더라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다.
● 이윤열이 게임 잘하는 비법?
IS 소속일 때부터 같은 팀의 임요환, 홍진호의 전술·전략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다. 특히 같은 테란이었던 임요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초창기에는 물량 테란을 주로 구사했으나 물량만으로는 최고가 되기 어렵다. 상대의 전략적인 플레이를 연구하고 나만의 전술로 활용했다. ‘천재테란’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좀 더 지능적인 플레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나만의 비법이다.
● 프로게이머, 이렇게 준비하라!
우선, 게임에 재능이 있다면 프로게이머가 가장 많이 형성되어 있는 게임을 선택한다. 그래야 활동범위가 넓어진다. 현재로선 단연 ‘스타’.
프로게이머들의 리플레이를 많이 보고 전술의 경향을 분석할 줄 아는 안목을 높여라.
아마추어 대회장은 감독들의 신인발굴의 장이다.
되도록 많은 대회에 참석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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