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존 KPGA 투어의 스타 팀리그 8강 토너먼트에서 갖가지 볼거리가 등장해 게임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팀간 대결에서 7전4승제로 치러지는 8강리그의 백미는 '올킬(all kill)'. 한 선수가 다른 팀 소속 4명을 연달아 격파하는 것이다. 야구로 치면 한 선수가 1루타부터 홈런까지 모두 기록하는 '사이클링히트'다. 벌써 2명의 선수가 '올킬'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달구고 있다. KPGA 투어 스타 팀리그의 8강전을 조목조목 뜯어봤다.
#'올킬' 신화는 계속된다
지난달 19일 벌어진 소울과 KOR의 경기에서 '저그 신동' 조용호(20·소울)가 선발로 나와 4명의 선수를 연달아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25일에는 케이텍 소속 성학승(20)이 KTF 4명을 연파하며 승리를 낚았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KTF 간판스타인 홍진호가 '올킬'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2경기에서 성학승에게 패한 뒤 KTF가 역으로 올킬되는 수모를 당했다.
최근 팀리그에서 '올킬'은 프로게이머의 실력을 입증하는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 4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려면 고도의 심리전은 물론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4경기를 연속으로 진행하면 자신의 전력이 상대방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전략뿐 아니라 유닛을 다루는 컨트롤 능력과 세기까지 갖춰야 한다는 게 게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일 열리는 한빛스타스-P.O.S, 9일 벌어지는 GO-케이텍의 대전에서도 다시 한번 올킬이 등장할지 게이머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심리전'이 시작됐다
4강 진출을 놓고 8강팀 간 고도의 심리전이 시작됐다. 조용호에게 '올킬'을 당한 KOR팀 소속 전태규(21)가 MBC게임 스타리그 개인전 조 지명에서 "소울팀을 박살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것. 전태규는 이날 조 지명에서 소울팀 소속 한승엽(20·테란)을 대전 선수로 지목하며 선전포고를 했고, 소울팀은 "얼마든지 승부를 받아주겠다"고 응수했다.
지난달 29일 KTF에버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오리온에 패배, 우승을 놓친 한빛스타스는 P.O.S를 지목해 한풀이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
한빛 이재균 감독은 "박정석 강도경 변길섭 등은 모두 '올킬'이 가능한 선수"라며 "P.O.S를 제물로 삼아 최고 명문구단으로 복권하겠다"고 장담했다.
#게임 중계가 더 재미있다
8강 토너먼트 중계자인 최상용 캐스터의 입심이 게이머들 사이에 화제로 떠올랐다. 최상용 캐스터는 사석에서는 걸쭉한 입담으로 좌중을 사로잡는 만담가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KOR 차재욱 선수를 이겨 3연승을 따내고 좋아하는 조용호를 보고 "조용호 선수, 3승 이후에 표정관리가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배꼽을 쥐게 했다.
또 KTF가 성학승에게 2연패를 당한 뒤 "KTF 진영에 먹구름이 껴 있습니다. 여기서 또 지게 되면 천둥번개가 치겠죠?"라는 멘트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또 프로게이머 '한방러시' 임성춘(24·GO)이 게임 해설가로 데뷔했다. 지난 99년부터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임성춘 선수는 프로토스의 '물량 전략'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 스타팀리그에서 게임해설자로 데뷔, 게임팬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황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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