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사, 정보, 대진표 및 결과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은 [게임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Date |
2004/02/03 00:02:25 |
Name |
Altair~★ |
Subject |
[경향게임스]'사라진 스타급 여성 프로게이머’ 현주소 <1> |
'사라진 스타급 여성 프로게이머’ 현주소 <1> |
사업가·게임 마스터·감독 등으로 ‘변신 성공’ |
국내 프로게임리그가 움트기 시작한 1999년부터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여성 프로게이머들은 ‘게임리그의 꽃’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게임단을 유치하려는 업체들 사이에서는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여성 프로게이머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실력으로 평가받는 남성 프로게이머와 달리 여성게이머의 경우는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홍보차원에서 외모 지향적인 여성게이머를 대거 영입한 것. 그 부작용으로 여성리그 경기내용의 질이 떨어져 ‘여성리그는 볼게 없다’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철저히 게임성에서 외면을 받게된 것.
IMF의 여파로 IT업계가 불황에 빠졌고 중소기업들의 게임단 창단 러쉬에 제동이 걸렸다. 게임 리그사들 조차 문을 닫게되고 게이머들은 밀린 연봉과 상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됐다. 1세대 게이머들이 대거 게임계를 떠난 것도 바로 이 시기다.
한차례 폭풍우가 휘몰아친 게임리그가 서서히 안정세로 돌아서게 된 건 게임방송사들이 리그를 진행하게 되는 2001년 후반부터다. 여성 프로게이머도 ‘외모 지향적인’ 거품이 걷히고 진정한 실력자들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그러나 남성프로게이머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각 방송사들은 여성리그를 단독으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마지막까지 여성리그의 명백을 이어오던 겜TV마저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되면서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하나, 둘 게임계를 떠난 것. 현재 게임단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여성 프로게이머는 서지수(SOUL)와 김영미(삼성 칸) 뿐이다. 한때 프로리그의 주름잡던 여성 프로게이머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며 지내는지 최근 근황을 낱낱이 파헤쳐 보았다.
|
|
≫ 윤지현 [비타민] : 보드게임 사업가로 ‘변신' |
“요즘도 간간이 나모에서 게임을 즐겨요. ‘비타민’이 아닌 요상한 아이디로요.” 여성프로게이머 출신 중 가장 연장자였던 ‘비타민’ 윤지현(32). 나이뿐만 아니라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 건 바로 ‘실력’이다. 남성게이머들조차 두려움에 떨 정도로 막강한 실력을 겸비한 그녀는 과감히 초반러시를 감행하는 대담한 프로토스 유저였다.
그녀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성격으로 스타 붐이 한창이던 서울대 재학시절에 ‘왕따’ 취급당하는 것이 싫어 오기로 게임을 배웠다. 2000년 최초의 여성 게임단 ‘메타리카 이브’팀에서 활동을 시작, 적지 않은 나이 탓에 폐인 취급을 받으면서도 여성 최강의 프로게이머로 명성을 떨쳤다.
2000년 말에 한게임에 입사, 게임단 매니저 겸 선수로 활동하다 2001년 10월부터 게임 프로듀서로 진로를 변경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로의 변신을 꾀하는 그녀는 2002년 ‘페이퍼 이야기’를 설립, 보드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페이퍼 이야기’ 전국 9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드게임의 한글화 작업 및 국내 보드게임의 라이센싱 작업을 겸하고 있다.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나이도 잊고 살아요. 누가 물어보면 그제야 제 나이가 생각납니다.”그녀는 보드게임을 온라인으로 묶어줄 수 있는 정통 보드게임의 세계적인 사이트를 만드는 게 꿈이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한 보드게임을 퍼블리싱해 보드게임 최강국인 독일로 역수출한다는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 박윤정 [바헬라] : ‘리니지2’ 게임마스터(GM)로 ‘활약’ |
박윤정(25)은 2000년 iTV <고수를 이겨라>에 출연해 프로게이머 박승인(썸머)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를 계기로 프로게이머를 꿈꾸게 됐다. 그 해 7월 KIGL 추계리그로 정식 데뷔했고 비록 3위를 차지했지만 여성으로는 드물게 테란 유저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녀는 정석 플레이를 거부, 교란작전을 펴 상대가 당황하는 순간에 치고 나가는 엽기적인 플레이로 유명하다.
그녀가 컨트롤이 까다로운 테란을 시작하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스타’를 시작할 때 캠페인이 테란-저그-플토 순이었어요. 그땐 테란이 가장 초보자 단계이고 테란의 미션을 다 완수해야 다음 종족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줄로만 알고 테란을 시작하게 된거죠.”
그러나 테란의 미션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오기가 생겨 끝까지 물고늘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테란 유저가 됐다는 것. ‘스타디움’을 거쳐 ‘KTB네트워크’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2001년 10월 팀 해체로 인해 게이머 활동을 접었다. 이후 온게임넷 스타리그 해설자, 게임방송작가, 게임산업개발원 리포터, 포럼운영위원 등 다양하게 활동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부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한 그녀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고 과 수석까지 차지한 악바리다. 2003년 2월 졸업과 동시에 NC소프트에 입사, 현재 ‘리니지2’ GM으로 일하고 있다.
“게임업체 취업을 고려하던 중 게임업계 최고의 우량기업인 NC소프트에 입사했는데 제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선택한 것 같아요.”한때 게임전문기자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는 기회가 되면 대학원에 진학해 e-비지니스를 공부해 보고 싶단다. |
≫ 이혜영 [미유] : 게임으로 잃은 건강 ‘재충전’ |
‘미유’ 이혜영(27)은 지난 해 비타민 윤지현이 운영하는 보드카페 ‘페이퍼 이야기’ 대학로점 지점장으로 일했었다. 그동안 건강악화로 몇 차례 힘겨운 나날을 보낸 그녀는 최근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고향인 안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녀가 처음 게임을 시작한 건 99년. 뉴욕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던 중 잠시 한국에 들른 그녀는 게임에 빠졌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의 고집에 결국 부모님이 백기를 들었다. 프로토스 유저인 그녀는 물량위주의 정석 플레이를 주로 구사하며 질럿 쓰는 걸 좋아한다. 99년 유니비드 MS팀을 시작으로 엑서스팀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GO팀을 끝으로 게이머 활동을 그만두었다.
“게이머 활동을 하면서 ‘여자가 무슨 게임이냐’, ‘나이 먹고 뭐 하는 짓이냐’, ‘실력으로 남자들에겐 택도 없다’는 얘기를 듣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또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컨디션 조절을 못하다보니 번번이 결승전에서 참패를 당하기도 했구요.”
어려서부터 약한 체질이었지만 게임을 시작하면서 상태가 더욱더 악화되어 쓰러지기도 수 차례. 게이머 생활을 그만 둔지 1년 반이 흐른 지금에서야 회복단계로 돌아서고 있다. “그땐 하루 한끼만 먹고 게임을 했어요. 온라인 예선이 많아 밤을 새지 않으면 다른 게이머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죠.”
그래도 게이머로 활동한 데 대해서 후회해본 적은 없다. 다만 ‘좀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만이 남을 뿐이다. 현재 그녀는 건강을 추스르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재충전 중이다. |
≫ 박승인 [썸머] : 옷가게나 포장마차 사업 ‘구상중’ |
‘썸머’ 박승인(25)은 질럿&아칸의 물량싸움이 주특기인 프로토스 유저다. ‘업글 물량토스’라 불릴 만큼 업그레이드에서는 누구에게도 밀려본 적이 없다. 그녀는 고 1때부터 3년 간 박진영, 업타운, 언타이틀, 진주 등 유명 가수들의 백 댄서로 활동해오다가 ‘스타’를 시작했다.
98년에 배틀탑에서 첫 여성리그가 열렸고 그녀가 2위를 차지했다. 렉서스팀을 거쳐 나그네팀, 드림라인, 아이에스(IS)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2002년에 게임을 그만 두었다. 여성리그가 줄어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여성 게이머가 드물어 IS팀 합숙생활도 힘들었고 나이가 나이니 만큼 더 이상 얻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자신이 좋아해 시작한 일이었기에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데 대해서는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
“게임을 하면서 방송도 많이 타봤고 그 덕분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들도 다시 만나기도 했어요. 이젠 제 주변 친구들도 저를 백댄서가 아닌 프로게이머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녀는 게임을 그만 둔 이후 클럽에서 DJ로 일하다가 현재는 동대문 쇼핑몰에서 남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지인의 일을 돕고 있다. 사교성이 좋고 활달한 성격인 그녀는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앞으로 옷가게나 포장마차를 운영해 보는 게 꿈이라고.
“게이머를 그만둔 이후 거의 게임을 안 했는데 최근에는 남자친구덕분에 ‘스타’를 다시 즐기게 됐어요. 사귄 지 100일된 남자친구가 ‘스타’를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그녀의 남자친구는 라인팀에 소속되어 플라이투더스카이, 박미경 백댄서로 활동하고 있다. |
≫ 김가을 [January] : 프로게임단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동분서주’ |
‘가을의 전설’, ‘저그의 여왕’으로 유명한 프로게이머 ‘January’ 김가을(26)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칸 프로게임단의 감독으로 선임돼 프로게이머 출신 첫 여성감독이 됐다. 그녀는 99년에 ‘스타’를 시작했다. 상황판단력이 빠른 저그 유저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스타리그 10여 개 대회를 휩쓸며 여성 최고수로 불려졌다.
그러나 2002년 말에 한양대 산업공학과로의 복학을 앞두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녀는 ‘비타민’ 윤지현에 이어 남성 게이머들도 벌벌 떨게 할 정도의 실력자로 그녀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삼성으로부터 수 차례 감독제의가 왔다. 그러나 과분한 직책이라는 생각에 거절해오다 작년 7월에야 그 제의를 받아들인 것. 최초의 여성감독이라는 자리는 텃새가 심한 게임계에서, 그것도 프로게이머 출신의 그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도 큰짐이었다.
“감독이 되고 보니 프로게이머일 때가 훨씬 더 행복했던 것 같아요.” 6시에 기상해 8시까지 출근, 회사업무까지 병행하며 18명의 선수들을 관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선수들의 크고 작은 일들을 뒤치다꺼리하다보면 하루 4~5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다고. 때문에 금요일이면 녹초가 되기 일쑤다. 특히 회사와 선수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중간자적인 입장으로 정신적 부담도 크다고.
“제가 게이머 츨신이라 누구보다 선수들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과 사를 잘 구분할 줄 아는 현명하고 이상적인 감독상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
김수연 기자 < [email protected] > |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