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혁] 게임에 대한 이해력 높아 VS
[위영광] 방송지식 탁월해
프로듀서(방송 PD)는 프로듀서(Producer)와 디렉터(Director)를 합쳐 놓은 말이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기획과 연출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PD들이 이 두 가지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PD에는 방송, 영화, 음악 등으로 그 영역이 세분화되어 있다. 이에 하나의 영역을 더 추가한다면 바로 게임방송 PD이다.
정보프로그램이든 중계프로그램이든 게임방송의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연출하는 것이 게임방송 PD의 역할. 리그의 경우는 참가선수와 맵의 구성에 따라 가변적인 상황이 연출된다. 선
수와 맵에 따른 데이터를 분석하고 3개월 간의 시나리오를 이끌어나간다 하더라도 드라마틱한 승부를 보장받을 순 없는 일.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PD가 떠 안게 된다.
그래서 그 어느 영역보다 리그 PD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렇다면 양대 게임방송사인 온게임넷과 MBC게임에서 간판급으로 손꼽히는 리그PD는 누구일까?
우선, MBC게임에서는 스타리그에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을 도입해 박진감을 넘치는 색다른 재미를 부가시킨 장재혁 PD를 꼽을 수 있다. 온게임넷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스타리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위영광 PD이다. 라이벌열전 게임방송 PD편에서는 장재혁 VS 위영광 PD를 만났다.
게임 이해력 높은 ‘장PD’ VS 방송 지식 탁월한 ‘위PD’
위PD는 여성스타리그 엽기대전 팀플전 등 ‘스타크래프트’ 중계방송만을 담당해 왔다. 이렇듯 한 가지 프로그램에만 매진하다보니 ‘스타리그’에 대한 전문성에서는 단연 선두임을 자부한다.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 PD로서 개인적인 욕심을 더해 다양한 연출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위PD의 경쟁력. 항상 새로운 시도로 세련미 넘치는 방송을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갖고 있다. 그러나 게임전반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는 다소 불리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장PD는 스타리그 이외에도 워3리그와 정보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배틀렐름, 철권, 포트리스 리그 등을 연출했으며 지금은 <손오공배 프라임리그 III> <히어로 아레나>를 담당하고 있다.
한가지 장르에 치우치다보면 외곬수적인 성향을 갖기 마련. 다각화된 시선으로 폭넓은 마인드를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전문 PD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특히 장PD는 선수들과의 친분이 가장 큰 재산이다. PD와 선수로서의 형식적인 관계를 넘어서서 배틀넷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고 방송 이후에도 술자리를 통해 정을 나눌 만큼 돈독한 우애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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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혁] 다양한 장르의 시도로 폭넓은 안목 지녀
장재혁(32) PD는 리그마케팅과 기획 부문에서 최고의 실력을 과시하는 게임방송 전문 PD다.
장PD는 2000년도에 게임큐에 입사, 리그 마케팅과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게임방송 컨텐츠를 제작하던 중 MBC게임과 인연을 맺게되었고 2001년도에 MBC게임에 입사, <종족최강전>을 연출했다. 당시 연승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종족별 리그 <종족최강전>은 유명 게이머들이 대거 참여해 최강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KPGA 1, 2차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월 단위 투어를 2~3개월로 진행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스타우트배 스타리그 이후에는 ‘워크래프트3’로 범위를 넓혀갔다.
“‘워3’는 ‘스타’와는 전혀 다른 게임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스타’가 현대식 스포츠의 1:1 대결이라면 ‘워3’는 검투사들의 대결이죠. ‘워3’의 영웅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스타’보다 감정이입이 훨씬 빠른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그가 ‘워3’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이유는 ‘워3’가 ‘스타리그’의 그늘에 가려져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타’는 이미 자리를 굳혀 굳이 제가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인프라와 인지도면에서 열세인 ‘워3’만큼은 꼭 제 손으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워3 리그’와 ‘워3 프로게이머’를 키우는 재미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장PD는 ‘스타’든 ‘워3’든 틈나는 대로 배틀넷에 접속한다. 게임을 즐기면서 상대 선수들의 경기도 분석한다. 스타리그를 담당했을 때에는 손수 만든 짐메모리, 블레이드스톰 등의 맵을 사용했다. 짐메모리는 2001년 월드챔피언쉽을 준비하면서 외국선수들과의 오랜 테스트를 거쳐 만든 맵이다. ‘워3’의 맵은 장재영 해설자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장PD는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제스츄어나 표정을 잘 잡아내는 PD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일반 스포츠처럼 게임리그에서도 중요장면을 슬로우로 다시 보여주는 기술을 도입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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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광] 세련된 감각으로 퀄리티 높은 방송 추구
위영광(30) PD가 처음 게임방송에 입문하게 된 건 2000년 3월 투니버스에서 방송된 하나로통신배 8강 때부터다. SBS보도제작국 조연출로 활동하다 선배의 소개로 온미디어에 입사하게 된 것.
입사 후 투니버스에서 상영된 애니메이션 ‘바이스 크로이츠’ 엔딩곡을 직접 불러 가창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사진기자가 되기 위해 별도의 사진공부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그가 선택한 건 바로 방송 프로듀서다. 위PD는 그림이나 영상을 좋아해 3학년 때부터 방송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다.
4년이라는 전통과 역사성은 온게임넷의 경쟁력. 위PD 역시 이 같은 선두자적인 입장과 자부심으로 스타리그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위PD는 ‘촌스럽다’거나 ‘케이블방송의 한계’라는 평가를 듣는 건 죽기보다 싫다. 때문에 고급스러운 화면을 연출해 비주얼적인 면을 최대한 강조한다. 그 결과 현재 공중파를 능가하는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위PD는 온게임넷 스타리그가 타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로 체계화된 리그방식을 든다. “정식 e-스포츠로 가기 위한 체계화된 데이터와 역사로 앞으로도 NO.1 자리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게임 PD는 게임에 관한 이해보다 방송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더 필요합니다. 게임을 방송이라는 그릇에 제대로 담아낼 줄 아는 것이 바로 PD의 능력이니까요.”
위 PD는 게임방송의 역사가 짧은 탓에 방송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우선 방송의 질을 높이는데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 그래야만 게임이 다른 스포츠나 문화와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게임역사 뿐만 아니라 문화적 의미에서도 대단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시청률 그 이상의 의미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시도로 앞서나갈 것이며 국내에서 가장 세련된 중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제 바람입니다.”
사진=유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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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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