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3> 프라임리그 Ⅱ 깜짝우승
“결코 운이 아니었다는 것, 앞으로 확실히 보여 드릴께요.”
지난 7일 ‘손오공배 <워크래프트 3> 프라임 리그 II’에서 우승한 장재호 군(17·인천전자공업고등학교 2학년)은 말 그대로 ‘신인’이다. 이번 대회에서 참가하기 전까지 그의 공식 전적은 3전 0승 3패. 그러나 그는 “잘해야 8강”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파죽지세로 승수를 쌓으며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최초로 <프로즌쓰론>의 왕좌를 차지한 ‘환상 나이트엘프’ 장 군을 만났다.
▲ 중 2때부터 프로게이머가 꿈
장 군이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삼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당시 <스타크래프트>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지만 나이와 학업의 한계에 부딪혀 ‘프로’의 꿈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 해 여름 <워크래프트 3>가 출시되고 아시아 온라인(배틀넷) 랭킹 1위를 차지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역시 1등은 좋았다. <워 3> 명문이었던 ‘푸(pooh)’ 클랜에 스카우트되고 방송 게임 리그에도 노크했다. 하지만 방송국 무대 적응에 실패하면서 연전연패의 쓴 맛을 봤다. “결국 리그 출전은 쉬게 됐지만 꾸준히 연습하면서 기회를 노렸어요.”
<워 3>의 확장팩 <프로즌쓰론>이 출시된 후 지난 8월에 게임조아 프로팀이 창단되면서 장 군에게 정식으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다. 만 1년 만에 게임 리그 본선에도 올랐다. 경험이 쌓이자 무대가 낯설지 않았다. 마음껏 날아 올랐다. 결과는 우승. “처음엔 실감이 안 났어요. 그리고 지금은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어요.”
▲ 6살 연상에게 과감한 프로포즈
아직은 앳돼 보이는 외모에 섣불리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 조심성까지. 하지만 장 군의 내면에는 분명 ‘끼’가 숨어 있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지금의 여자친구와 만나서 사귀게 된 이야기.
장 군은 지난 여름, 자신의 게임 기록(리플레이)를 보고 플레이에 매료된 박영미 씨(23)를 배틀넷 채팅으로 처음 만났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자고 한 것도, 사귀자고 프로포즈한 것도 모두 장 군이었다. 방송 인터뷰 중이나 팬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얻은 별명이 느끼하다고 해서 ‘버터나엘’이다.
<워 3> 전문가들은 장 군의 플레이가 범상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매번 뛰어난 전략을 들고 나와 냉철한 상황판단으로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줄 안다는 것. 장 군은 스스로를 하루 10시간씩 연습하는 ‘노력파’로 분류한다.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환상나엘’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앞으로 프로게이머로 성공해 대학까지 가겠다는 장 군의 건강한 게이머 활동을 기대한다.
이재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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