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헌] "아마추어 탈출, 프로게이머로 승승장구 할 것"
워크래프트의 최강자가 되겠다!
낭만오크 이중헌(20, 손오공)이 ‘워크래프트3(이하, ‘워3’)’ 최강자로 우뚝 섰다!
오크 종족의 희망으로 불리는 이중헌은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세중게임월드에서 벌어진 <한빛소프트배 워3 프라임리그> 결승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워3’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중헌은 신생 ‘워3’ 게임단 ‘손오공 프렌즈’와 1년 간의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워3:프로즌 쓰론’ 연습에 더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중헌은 2남 2녀 중 막내로 부모님으로부터 온갖 특혜를 누리며 자랐다. 부모님은 그가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 웬만해선 반대하는 법이 없었다. 그가 프로게이머가 된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중헌은 “단순히 게임을 재미로 즐기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 삼아 정식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아버지는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그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 PC방 무료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급여를 받는 아르바이트라면 잠시도 게으름을 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무료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게임을 했다. PC방 의자에서 4~5시간 눈을 붙이고도 또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완전범죄자가 되고 싶었다!
이중헌의 아주 어릴 적 꿈은 엉뚱하게도 ‘범죄자’였다. 남을 완벽하게 속여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
TV나 영화에서처럼 유능한 형사조차도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완전범죄를 저질러 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래서 남을 속이면서 노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땐 생각 없이 살았다. 공부도 못하고 어리버리해서 반 친구들은 ‘이중헌’이라는 친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러던 그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파란만장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노는 일에 재미를 붙인 그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쳤다.
아버지 직장 때문에 2번이나 전학을 가야했지만 어딜 가든 새로운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고 어김없이 단 하루도 제대로 공부를 해 본 기억이 없을 정도다.
사고뭉치였던 중학교 시절 기억
중학교 시절에 이중헌이 사고 친 얘기들을 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란다. 이 중에서도 유독 ‘불’과 관련된 사건들이 많다.
우선, 교실을 태워버린 사건이다. 교실청소를 하던 중 타다 남은 난로의 재를 버리기 귀찮아서 쓰레기 봉투에 넣고 집으로 왔다. 다음날 교실이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교실과 복도 창문이 다 깨져있었고 천장은 까맣게 그을려져 있었다. 쓰레기봉투에 넣어 놓은 재에서 불씨가 살아나 교실을 홀랑 태워버린 것이다. 반 친구들이 총동원되어 교실을 청소하는 데에만 엄청 고생한 기억이다.
언젠가는 늦은 새벽에 아파트 근처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잠을 자다가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있다. 추운 겨울, 가출한 친구랑 놀아주다가 너무 추워서 불을 피웠고 깜박 잠이든 것이다. 결국 경찰서 신세를 졌고 아버지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기욤 이기고 프로게이머 되다.
이중헌의 방황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고3이 되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컴퓨터를 좋아했던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기로 결심, 직접 책을 사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그렇게 마음을 잡는 듯 했지만 그의 학구열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바로, ‘스타’ 때문이었다. 고2때 재미로 시작한 게임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것.
고3 때 유명 프로게이머와 순수 아마추어가 대결하는 iTV <고수를 이겨라>에 출전했다. 프로게이머와의 대결에서 이기면 당장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출전을 결심한 것이다.
이중헌은 무난하게 예선을 통과, 본선에서 당시 최고수로 잘 알려진 기욤 패트리를 만나 보기 좋게 승리했다. iTV는 약속대로 그를 프로게임단 ‘예카’에 입단시켜 주었고 꿈에 그리던 프로게이머 생활이 시작됐다.
정인호는 나의 오크 스승이다!
프로게임리그에서 뛸 수 있게 된 이중헌은 당시 최고의 리그였던 KIGL리그를 목표로 밤낮 게임연습에 전념했다. 그러나 중도에 KIGL리그가 없어지면서 그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실의에 빠져있던 그는 ‘쥬라기원시전2’와 ‘아마게돈’ 등의 국산전략게임으로 눈을 돌렸다.
그가 ‘워3’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워3’가 정식 출시되고 나서다. 국산게임을 하면서 알게된 ‘푸클랜’ 멤버들에게 ‘워3’를 배운 것. 다른 게이머들에 비해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길드원들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었다.
지금의 이중헌이 ‘낭만오크’라는 칭호로 불릴 만큼 오크고수가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푸클랜의 길드마스터인 정인호 덕분이다. 그가 바로 오크를 가르쳐 준 스승이기 때문. 현재 정인호는 ‘손오공 프렌즈’의 리더이자 이중헌에게는 둘도 없는 게임 파트너다.
첫사랑, 아직도 기다리는 중...
이중헌은 올해 초, 첫사랑과 이별했다. 솔직한 그녀의 꾸밈없고 소탈한 모습에 매료되어 사랑하게 됐지만 결국 헤어지게 됐다. 대학진학에 실패한 그녀는 재수를 결심하면서 그에게 이별을 선언한 것. 그러나 이미 끝난 일인데 이중헌은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첫사랑은 이중헌의 이상형을 바꿔놓은 여자다. 예전에는 예쁜 여자가 이상형이었다면 지금은 솔직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여자가 좋다.
사진=유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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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중헌 선수가 기욤상대로 이긴 고수를 이겨라 라는 VOD를 보려고
ITV 에 가봤더니 고수를 이겨라 VOD가 없네요 -_-;
안타까운 이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