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게임팀 창단, 협회-감독 ‘애매한 타협’?
6개 클럽 단위팀(e네이처 톱, GO, SouL, KOR, POS, PLUS)의 기업게임단 창단을 두고 한국 e스포츠 협회(회장 김신배)와 감독 간의 구체적인 진행과정과 이해 관계가 엇갈려 e스포츠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11월 30일 협회는 이사회 임원진이 참석한 첫 정기이사회를 통해 기업게임팀 창단과 관련, 구체적인 사업 계획안을 발표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일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먼저 클럽 단위 게임팀이 빠르면 2005년 안에 두 개의 기업 후원에 의한 프로게임단이 창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팀 창단 건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5개 팀 가운데 GO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팀은 현재 프로리그 일정이 없어 스토브리그 기간으로 내정돼 있는 3월까지는 적어도 기나긴 휴식기에 접어들게 된다. e스포츠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지금이 팀 창단을 준비할 수 있는 최대 적기라고 보고 오히려 창단하기까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감독, 협회에게 책임전가
현재 겉으로 드러나는 협회의 역할은 6개 구단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전달자’이다. 즉 6개 구단 감독들로부터 자기 팀 소개 및 각 종 대회 성적, 창단 시 기업에게 요구하는 조건 등 산출한 자료를 협회가 수렴하고 이를 기업에게 전달해 주는 것. 이에 앞서 정기이사회가 개최되기 보름 전 각 언론 매체를 통해 ‘구단주를 모십니다’라는 공고를 배포한 바 있다.
협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공고가 나간 뒤 백여건에 달하는 창단 문의가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으로부터 쏟아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이사회 직후 기업으로부터 적극적인 요청을 받은 곳은 대기업 두세곳을 포함, 10개의 중소기업 정도.
하지만 협회는 기업이 원하는 게임단이 저마다 다르고 기업의 투자 규모도 천차만별이라 공개적으로 감독과 기업을 연결해 줄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감독이 원하는 기업이 다른 게임단을 원한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클럽 단위 팀간의 갈등요소로 번질 우려가 있어 협회가 오히려 감독들에게 입조심을 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 ‘어느 팀은 해주고 어느 팀은 안 해주냐’는 식의 무언의 압박도 큰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협회의 움직임은 이리 저리 눈치를 봐야하는 탓에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협회, ‘소극적인 전달자’로 전락?
일각에서는 e스포츠 지원 효과와 관련한 뚜렷한 통계 수치가 없고 게임단 창단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에 기업들의 스폰서 지원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업의 투자 목적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지의 여부인데 e스포츠가 아직은 젊은 세대에게 국한된 문화로 여기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감독들은 이 문제를 협회가 가장 설득력 있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한 현재 태도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직접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미 2006년 예산안이 책정된 기업이 대부분이었다.”면서 “협회가 너무 늦게 손을 쓰는 것은 아닌 지 씁쓸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GO의 조규남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함께 성장한 프로게임단과 함께 성장한 지금의 게임방송국이 비기업팀들에게는 최대 적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방송 리그 자체가 방송국의 홍보 구실을 하고 그 결과 수많은 스폰서가 생겼지만 그것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선수’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감독은 “선수의 권위를 세워줄 수 있는 협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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