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도 사이버게임 붐이 일고 있어요. 게임을 하는 친구들은 너도나도 한국에 오고 싶어 합니다.”
1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데니스, 다니엘 쉘하세(20) 형제는 대회에참가한 것만해도 만족인데, 나란히 결승전까지 올라 정말 기쁘다고 했다.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세계적 게임대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에 독일 국가대표로 참가해 쟁쟁한 한국선수들을 무너뜨리고 1,2위를 나누어 가지게 된이 형제는 축구와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쌍둥이다. 직접 축구를 하거나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물론, 게임도 축구 게임인 ‘피파’ 시리즈를제일 좋아한다.
둘은 생김새 만큼이나 게임 실력도 엇비슷해 서로가 서로를 제일 무서워하는 라이벌이다. 독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간 끝에 형인 다니엘이 우승했다. 둘은 같은 대학에서 똑같이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이 형제들이 전하는 독일의 게임 열기는 4~5년 전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붐이 일어났을 때와 비슷하다. “전에는 게임 한다고 하면 밖에도 나가지않고 집에 파묻혀 있다고 부정적 선입견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PC방이 생기고 게임 전문 채널도 생겼을 정도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들이취미로 즐기던 게임에 몰두하게 된 것도 1년 전 독일 곳곳에서 크고 작은게임대회가 열리면서부터였다. 처음에 게임을 별로 안 좋게 생각하던 부모도 쌍둥이 형제가 각종 대회에 나가 우승하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기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처럼 프로게임 팀과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그리고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리그전은 없다고 한다.
하루에 5~6시간 이상을 게임 연습에 투자하는 한국 선수들과 달리 이들은경기가 임박했을 때에도 하루에 2시간 밖에 연습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번 대회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번에는 내가 형을 이길 거예요.” 17일 벌어질 결승전을 앞두고 동생 다니엘이 각오를 다졌다.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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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03-10-16 18:2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