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흥행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항변
리그의 흥행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MBC게임의 워크래프트3 대회 프라임리그의 승부조작설이 제기돼 팬들이 경악을 금
치 못하고 있다.
처음 프라임리그의 승부조작설을 제기한 이는 바로 지난해 워3 프로게이머에서 은퇴
한 낭만오크 이중헌. 이중헌은 2일 새벽 자신의 팬카페(www.dayflypooh.wo.to)를
통해 워3 해설자로 활동했었던 장재영씨가 프라임리그V 4주차 경기부터 맵조작을 통
해 오크 종족의 능력치를 향상시키고 나이트엘프 종족의 능력치를 하향시키는 수법
으로 승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맵 에디트를 통해 유닛들의 건설 시간, 체력회복율, 회전속도, 공격쿨다운 시간, 마
법 유효 범위 등 거의 대부분의 능력치를 조작, 오크 종족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유
리하도록 수치를 조정한 것.
이중헌은 승부조작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 것은 프라임리그V 4강전 김홍재 vs 장
용석 경기의 VOD를 보던 중 오크의 능력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라
고 밝혔다.
이후 프라임리그의 맵을 어느 프로그래머의 도움을 받아 열어보고는 약 70%의 경
기에서 맵 조작이 이뤄진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중헌은 팬 카페 글을 통해 "이번일을 제가 공개해야 되는지 장재영을 찾아가서
조용히 접어야 되는지 결정을 내리는데 엄청 어려웠다"며 "이번 조작사건은 정말
장재영 혼자서 계획한 일이며 MBC게임과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안받으면 좋겠
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승부조작의 주범으로 몰린 장재영씨가 승부조작을 어느 정도 인정했지
만 이 모든 것이 리그의 흥행과 이중헌의 우승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장재영은 2일 새벽 리그 공식전에 사용된 맵에서 특정 유닛의 특정 능력을 미세하
게 상향시켜주는 에디팅이 포함, 선수간의 공정성에 훼손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재영은 우선 이는 다른 누구도 관여되지 않은 채 혼자서 한 일이며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염치없지만 머리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재영은 이 모든 일 이번 일을 처음으로 제기한 이중헌의 우승을 위해 시작
한 조작이라고 밝혔다. 맵을 조작하기 시작한 때는 이중헌이 밝힌 시기와 달리 제1
회 프라임리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워3 리그를 담당하던 장재혁PD 대신 워
3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다른 PD가 대회를 맡으면서 리그의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
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이중헌의 우승을 이끌어내면서 워3의 붐을 일으켜보
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장재영은 결국 이런 일련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리그의 흥행을 위한 것이었으며 리
그의 흥행을 위해 택한 것이 이중헌의 우승이었다는 것.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워3리그 관계자들과 팬들은 착잡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도 스타리그에 비해 인지도와 흥행 면에서 뒤쳐지는 워3리그의 인기가 더욱 추
락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관계자들과 팬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일
단 이중헌이 제기한 승부조작설에 대해 장재영이 인정했지만 이 모든 것이 리그의
흥행과 이중헌의 우승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힌 만큼 두 사람 간의 감정싸움으로 커
질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MBC게임 프라임리그라는 것
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한 팬은 MBC게임 프라임리그 게시판을 통해 "이중헌 선수가 우승할 당시 VOD를
몇 번이나 돌려보면서 환호를 한 기억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조작에 의한 것이라니
허탈하다"며 "지금 심정으로는 프라임리그를 다시는 안보고 싶지만 그래도 지금까
지 많이 좋아하던 리그이기에 MBC게임이 앞으로 어떻게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보
고 결정해야겠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백현숙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