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F, "상금내놔" vs "자격없어"
PC방 소속 해석놓고 참가자와 주최측 마찰
지난해 12월18일과 19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e스포츠 페스티벌'의 소속과 상금을 둘러싸고 대회를 개최한 서울디지털대학교와 입상자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e스포츠 페스티벌'은 서울에 거주하는 초, 중, 고, 대학생 및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대회. 단, 서울에 있는 PC방 소속으로 출전할 경우 지방 거주자도 참가할 수 있는 것으로 공지했었다.
참가자격에 명시된 PC방 소속에 대해 서로의 해석이 달랐던 것. 서울디지털대학교측은 PC방 대표 혹은 직원을 뜻한다는 주장하고 있으며 입상자들은 소속 선수들도 포함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
이번 대회에서 '스타크래프트' 1위에 오른 박제헌(18)군은 경상남도 진주 거주자. 때문에 박제헌군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메가웹스테이션 PC방 소속으로 참가, 1위까지 차지했다. 1위의 상금은 500여만원. 하지만 서울디지털대학교는 박군이 진주 거주자이므로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이번 대회의 우승자로 인정할 수 없으며 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군은 "분명 참가 신청하기 전에 진주에 살고 있으나 서울 종로에 위치한 메가웹스테이션 PC방 소속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가능하냐고 문의했으며 학교측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대회 중 16강과 8강에서 지방 거주자는 자진 포기하고 안내하길래 진주 거주자인데 서울에 있는 PC방 소속으로 출전했다고 이야기하자 별 이의가 없었다"고 항의했다.
또한 "경기가 끝나자 학교측에서는 PC방 소속이라 하면 PC방 사장 혹은 직원, 아르바이트생을 뜻하는 거라며 그냥 단순한 소속선수로는 PC방 소속이라 할 수 없다며 입상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참가 가능하다는 대답에 학교까지 결석하고 서울에 있는 찜질방에서 잠자면서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니깐 속이 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홈페이지 내 Q&A게시판에는 이번 대회 순위와 상금에 대해 불만을 터트린 글들이 수두룩하다. 한 게이머는 게시판을 통해 "지방민이지만 PC방 소속은 참가할 수 있다고 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우승상금을 안주려는지 잘 모르겠다"며 "우승자는 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탈락시키지 말고 상금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디지털대학교 정동배 교수는 "분명 참가자격에 서울 거주자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로 제한하고 있다. PC방 소속도 단순한 소속 선수가 아니라 PC방 주인 혹은 직원을 의미하는 것이다"며 "대회 중에도 지방 거주자들은 자진 포기하라고 안내했는데 박제헌군이 부정으로 출전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스페셜포스 부문에서도 같은 PC방에 소속된 지방 거주자들이 대거 참석해 1~4위를 싹쓸이해갔다. 이것은 엄연한 부정출전이다. 박제헌군을 1위로 인정할 경우 16강과 8강에서 자진 포기한 지방 거주자들은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냐?"며 "지방 거주자들을 제외하고 정당하게 출전한 선수들에게 이미 상금을 지급한 상태다. 이번 대회 진행에 있어서 약간의 미흡한 부분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 대해 내일(14일)쯤 공식적인 입장을 게시판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5.1.13)
[백현숙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