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송다’의 영향으로 하루 연기됐던 ‘KT-KTF 프리미어리그’가 8일 ‘ITU 텔레콤 아시아 200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야외광장에서 개막됐다.
총 상금 1억2천만원 규모의 최대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프리미어리그 첫날엔 5경기가 열린 가운데, KTF 매직엔스 선수 4명이 전승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7일 오후부터 밤을 새워 개막을 기다리던 열성팬 등 수천 명의 관객이 들어서며 e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 불리는 대회인 만큼, 첫날부터 다양한 전술을 준비해온 프로게이머들이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했다.
개막 첫 경기에서 변길섭(KTF 매직엔스)은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자 박성준(POS)을 맞아, 마린들이 ‘공격1’ 업그레이드됨과 동시에 앞마당 성큰 콜로니 3개를 무력화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조용호(KTF 매직엔스)는 초반 이병민(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의 드롭십 플레이로 입은 피해를 2차례 오버로드 드롭으로 만회한 데 이어, 빠른 빌드 구축으로 곳곳에 ‘다크섬’를 뿌리며 승리를 낚았다.
최연성(SK텔레콤 T1)은 김환중(지오)을 맞아 초반 질럿 난입과 리버 드롭을 효과적으로 막은 뒤, 곧바로 시즈탱크과 벌처들을 몰고가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4경기에선 최근 MBC 게임 스타리그에서 ‘악마토스’ 박용욱(SK텔레콤 T1)에게 호되게 당한 김정민(KTF 매직엔스)의 ‘복수혈전’이 눈에 띄었다.
박용욱의 자신감 있는 질럿 러시에 대해 피해를 최소화한 김정민은 벌처 드롭을 시도했다. 박용욱은 이미 드래곤 다수로 본진을 지키고 있었지만, 드롭십에서 떨어진 벌처들이 곧바로 넥서스 주변에 마인을 집중 매설하면서 ‘연쇄폭파’를 일으켜 프로브를 대거 잡아냈다.
이어 박용욱은 드래곤과 함께 셔틀 질럿을 이용해 김정민의 시즈탱크 방어라인을 공략했지만, 질럿들이 간발의 차이로 시즈탱크에 붙지 못하고 마인에 제거되면서 그대로 밀렸다. 전성기 때의 아이디로 바꿔 비장한 각오를 보인 김정민에게 어느 정도 운이 따른 경기였다.
마지막 박정석(KTF 매직엔스)과 차재욱(KOR)의 경기에선 보기드믄 SCV 러시가 나오며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초반 박정석이 프로브 무빙샷으로 SCV를 잡아내자, 차재욱이 양 진영의 가까운 거리를 이용해 마린 5~6기와 다수의 SCV를 동원해 러시를 감행한 것.
박정석은 자기 진영에 벙커가 지어지고 마린 1기가 막 들어가는 찰나에 겨우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곧바로 드래곤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통한 러시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F 매직엔스 선수들이 모두 승리하며 대회 후원를 맡고 있는 KTF를 즐겁게 해줬다.
15주 간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KT-KTF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승리수당으로 30만원, 연승수당으로 100만원이 주어지는 만큼 20명의 출전선수 간 불꽃대결이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열리는 개막 이튿날엔 폭풍으로 연기됐던 강민(KTF 매직엔스)과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홍진호(KTF 매직엔스)와 임요환(SK텔레콤 T1)의 경기 등 빅매치가 열리게 돼 e스포츠 팬들이 더욱 몰려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9월9일 경기
제1경기 강 민(KTF 매직엔스) vs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제2경기 한웅렬(KTF 매직엔스) vs 김성제(SK텔레콤 T1).
제3경기 성학승(SK텔레콤 T1) vs 서지훈(지오).
제4경기 박정길(SK텔레콤 T1) vs 박태민(지오).
제5경기 홍진호(KTF 매직엔스) vs 임요환 (SK텔레콤 T1)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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