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정수영 감독, 3년간 3억4000만원 재계약...'최고몸값'

2004-09-08 11:58

    


게임계 6번째… 억대 연봉 감독 2호
　프로게임 감독 '최고 몸값'이 경신됐다.
　KTF매직엔스의 '용장' 정수영 감독이 최근 3년간 총 3억4000만원에 재계약했다. 계약금 1억원에 연봉 8000만원.
　지난달 팬택앤큐리텔 송호창 감독의 연봉 1억원 기록을 한달만에 갈아치웠다. 이로써 프로게임계에는 억대 연봉자가 모두 6명(선수 4명, 감독 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KTF측은 "단순한 팀 운영 뿐만이 아니라 지난 몇년 동안 KTF가 프로게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큰 기여를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98년 프로게임계에 뛰어든 정 감독은 삼성전자 칸의 감독을 거쳐 KTF매직엔스의 창단 작업을 주도했다. 또 지난 2002년 말에는 홍진호와 이윤열을, 지난해에는 강 민과 조용호, 변길섭 등을 잇달아 영입해 프로게임계의 규모를 키운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다.　
　또 지속적인 게임단 투자를 강조, 프로게임계에 제대로 된 숙소와 구단 버스 등을 도입하는 등 선수 복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말 최고 규모의 프리미어 리그를 성공리에 진행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전반기에는 이윤열의 그랜드슬램을 일궈냈을 뿐더러 최근에는 개성이 강한 억대 연봉자들을 잘 조율, 프로리그와 스타리그 등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정 감독은 "이 모든 것은 회사의 앞선 생각 때문에 가능했다"며 "최고의 성적과 e스포츠의 발전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 전동희 기자 temp@>
　
정수영 감독 인터뷰

힘들때마다 선수와 가족 생각하며 버텨
장애인 게이머 등 영입 - 상무팀 창단 꿈
　-최고 연봉에 대한 소감은.
　▶회사의 선처에 감사할 뿐이다. 지난 6년 동안 프로게임계에 종사하면서 전셋집 생활을 못 벗어났는데 이제 가족들에게 좀 체면이 선다.
　그리고 단지 내가 좋은 대접을 받았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감독들과 선수 등 전체 e스포츠계에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
　
　-초반에는 어려움도 많았는데.
　▶지난 98∼99년 랩터스라는 팀을 운영하며 9명의 선수들을 28평짜리 우리 집에서 먹이고 재운 적이 있다. 아직까지 대한항공에서 승무원 생활을 하며 나를 도와주고 이해해준 처(홍연경씨)가 없었다면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정말 힘들었던 것은 지난해와 올해였다. 고액 연봉 선수들을 통제하기 어려워 성적이 안 나오고 불협화음이 돌 때는 하소연할 곳도 없어 속을 많이 썩였다.
　
　-맹장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가끔 선수들을 엄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이는 내 자식이 잘 되라는 마음과 다를 것은 없다. 지금까지 감독 생활을 하며 100여명에 가까운 선수들과 인연을 맺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나를 버티게 해준 것은 역시 선수들이었다.
　
　-프로게임계에 많은 선례를 남겼다.
　▶내가 한 것이 아니라 KTF가 한 것이다.
　KTF는 모든 기업들이 e스포츠에서 발을 뺄 무렵에도 꾸준한 투자로 결국 판을 이만큼 키웠다. 또 스타크래프트 뿐만이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FIFA 게이머들을 보유했고, 많은 투자로 e스포츠를 주목받는 분야로 키웠다. 모두 '참고 기다리는' KTF적인 생각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앞으로 목표는.
　▶장애인과 여성 게이머들을 영입,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게임 문화를 만들고 싶다.
　또 능력이 닫는다면 상무팀 창단같은 문제도 도울 생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고 연봉이라고 거만하거나 소홀해지지는 않겠다. 기도문에도 있는 '처음과 같이'가 내 좌우명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