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기쁨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어요."
"여성리그요? 전 남자 선수들하고 싸워서 이길 건대요."
팬택앤큐리텔의 새 프로게임팀 큐리어스가 2일 창단식을 열고 로고와 유니폼을 공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국내 프로게임계는 삼성, SK텔레콤, KTF 등과 함께 팬택앤큐리텔이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대기업들의 전장이 됐다.
이날 창단식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남녀 선수가 있었으니, '천재 테란' 이윤열(21)과 큐리어스의 '홍일점' 염선희(22)였다.
이윤열은 같은 날 발표된 한국e스포츠협회의 프로게이머 랭킹에서
15개월만에 1위 자리를 SK텔레콤 T1의 최연성에서 내주면서 자존심이 구겨진 상태.
하지만 든든한 후원자와 함께 새 팀에서 활동하게 된 만큼,
최고 연봉 대우가 무색하지 않도록 '황태자' 면모를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염선희는
"여성리그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게임에서 여자라고 해서 남자선수들에게 질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요"라고
당찬 포부를 밝히며,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이름을 날리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의 남녀 주역이 될 두 선수와 얘기를 나눠봤다.
- 새 유니폼을 입고 활동하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윤열(이하 이) :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됐다는 게 기쁘지만, 그만큼 어깨도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에요.
최고 연봉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염선희(이하 염) : "온게임넷 '씨유@배틀넷'에서 게임 자키로 활동한 적이 있지만,
프로게이머가 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습니다.
아직 연습생이니 만큼 동료 선수들에게 열심히 배워서 6개월 정도 후엔 확실히 달라진 모습 보여드릴 게요."
- 이윤열 선수는 그동안 슬럼프에 빠졌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 : "지난 1월 KT-KTF프리미어리그 통합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로 여러 게임 리그에서 번번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전적이 좋지 않다 보니, 전에 없었던 불안감과 긴장감 때문에 다 이긴 경기를 놓치기도 했었죠.
이제는 우승의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어요.
며칠 전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 진출을 계기로 다시금 우승 행진의 발동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 염선희 선수는 굳이 여성리그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염 : "여자라고 해서 게임에서 남자선수들에게 뒤쳐질 이유가 없으니까요.
다른 스포츠들은 남자와 여자가 따로 경기를 하지만,
게임에서 만큼은 특별히 구분을 해서 여자게이머가 더 뒤쳐진다는 인상을 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해서 여성게이머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이 : "아무래도 군 입대 문제가 제일 걸리지요. 현재로선 어떻게든 최대한 연기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다만 군대에 갔다와서도 계속해서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염 : "아무래도 하루 14시간씩 고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지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열심히 해보라면서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시고 있고요.
이재항 선수 등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잘 이겨내고 있답니다."
- 앞으로 목표와 각오 한마디.
이 : "우선은 최연성 선수에게 빼앗긴 랭킹 1위 자리를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월드사이버게임즈(WCG)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우승해서 세계 1위로 도약하고 싶어요.
또 '스타크래프트' 팀리그에서도 큐리어스가 창단 첫 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염 : "일단 제 앞에 놓인 장벽이 여성 프로게이머 서지수 선수(소울)이니 만큼,
하루 빨리 뛰어넘어서 새로운 모습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어요.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남자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니 게임리그 예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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