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호, 강도경, 장진남, 조용호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신예 저그' 박성준(POS)이 이뤄냈다.
박성준은 1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질레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에서 '프로토스의 영웅' 박정석(KTF)을 3대 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0년 첫 대회 이후 10차례에 걸쳐 열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저그 종족의 선수는 5차례 결승에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었다. 박성준의 우승으로 저그 종족 프로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스타크래프트' 저그 이용자들도 힘을 내게 된 것이 사실.
박정석은 완벽에 가까운 전략으로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전진 게이트, 초반 포톤 캐논 방어 등 준비한 전략들이 '남자이야기' 등 저그에 유리한 맵과 박성준의 노련한 탐색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이후 3경기에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박성준은 신들린 듯한 '저글링' 제어 능력을 보여주며 2, 3, 4경기 초반을 완전 장악했다. 전략을 읽힌 박정석이 포톤 캐논으로 첫 번째 확장기지를 방어하는 동안 박성준은 확장에 이은 대량 '뮤탈리스트' 전략으로 3경기 모두 예외 없이 승리로 가져갔다.
이로써 박성준은 저그 종족 최초로 스타리그 우승을 일궈내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으며, 상금 2천만원도 손에 넣게 됐다.
박성준은 결승 경기 후 뜨거운 눈물과 함께 "실감이 가지 않는다. 게임을 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부모님과 연습을 도와준 동료 선수 및 코칭 스태프에 감사 드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준우승에 머문 박정석은 "경기 맵도 어려웠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부모님과 팀원, 팬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목과 허리의 디스크로 고통을 겪어온 박정석은 "치료와 함께 꾸준히 연습을 계속해 다음 시즌에도 반드시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 3위 자리에는 4강전에서 2대 3으로 박성준에게 패한 뒤, 나도현(한빛스타즈)에 승리를 거둔 최연성(SK텔레콤 T1)이 올랐다.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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