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의 명승부는 없다
17일 오후 7시30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리는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결승전에서는 최근 분위기가 좋은 SK텔레콤의 우세가 점처진다.
그러나 1라운드의 기록면에서는 한빛스타즈도 처질 것이 없다. 한술 더떠 정규 시즌의 멤버 구성은 두 팀이 짜맞추기라도 한 듯 비슷한 양상.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팀플과 개인전 멤버들을 분석해 봤다. < 전동희 기자 temp@>
양 감독 출사표
"작년 패배 똑똑히 기억"
▶한빛스타즈 이재균 감독=사실 1라운드 결승에 올라온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고마워할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빚이 있는 만큼 꼭 이기고 싶다.
우리 팀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나도현과 박경락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개막전에도 중위권으로 분류됐지만 결국 1위로 결승에 올랐다. 이번에도 놀랄만한 결과를 보여주겠다.
지난해 패했던 상황을 몇번이고 되짚었다. 최근에는 SK텔레콤 선수들의 경기 모습과 컨디션을 꼼꼼하게 체크, 감을 잡았다. 선수들도 다른 팀보다는 눈에 불을 켜고 덤빌 정도다. 전통이 무엇인지, 저력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이번 결승은 단순한 타이틀 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의 미래가 걸려있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
한빛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들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사기 충천…거칠 것 없어"
▶SK텔레콤 주 훈 감독=엔트리 문제로 정말 고민이 많았다. 에이스를 총출동시키자니 개인전 일정이 겹치고, 다른 선수들에게 무게를 싣자니 모험같았기 때문이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지난해 결승전 상황과 정반대라는 점이다. 그리고 당시 한빛이 '안정'을 추구하다가 무너진 것을 기억하고 있다. 최대한 이런 점을 감안해 결승전 엔트리를 짰다.
무엇보다도 회사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다. 선수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니라 e스포츠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결승전에 나설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우리는 지난해 초부터 2개의 팀 이름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SK텔레콤 T1'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
=1R 나란히 7승 3패…'판박이' 팀플 공동 선두
한빛 나도현-SK텔레콤 최연성 기량성장 주목
벤치멤버 김선기-박영훈-박용욱 등 활약 기대.
◇ 박영민
◇ 강도경
◇ 박경락
◇ 나도현
김선기
◇ 박영훈
◇ 박용욱
◇ 최연성
◇ 김성제
◇ 김현진
◇ 임요환
◇ 이창훈
◆팀플은 판박이
두 팀은 1라운드 팀플 공동 선두다. 나란히 7승3패.
팀플 주축인 한빛 강도경(7승3패)과 SK텔레콤 김성제(6승1패)는 이번 시즌 개인전에는 한 경기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러고도 프로리그 다승 1, 2위. 이들의 파트너인 한빛 박영민(6승4패)과 SK텔레콤 이창훈(6승3패)의 성적도 흡사하다.
한빛은 이번 시즌 팀플 5연승, SK텔레콤은 6연승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팀플은 '판박이'이다. 결승전의 운명도 여기에서 엇갈릴 전망이다.
◆개인전 최다승은 스타리거가 아니다
이번 시즌 한빛스타즈에서 개인전 성적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박경락(4승2패)이다. 반면 SK텔레콤의 에이스는 임요환(3승1패). 나란히 스타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며 프로리그에만 전념했던 탓이 크다. 박경락은 초중반 4연승으로 기세를 올렸고, 임요환은 막판 3연승으로 부활을 알렸다.
박경락은 집안 문제로 훈련량이 충분치 못하다. 반면 임요환은 스타리그 진출을 확정하며 급상승. 여기에서는 SK텔레콤이 우세하다.
◆에이스는 스타리그 때문에
최근 한빛스타즈에서 가장 기세를 올린 선수는 '파란만장 테란' 나도현. 그러나 스타리그쪽에 비중을 두는 바람에 프로리그에서는 3승에 그쳤다. SK텔레콤에서는 '치터 테란' 최연성이 그랬다. 프로리그 성적은 3승1패. 이들은 팀플 1경기에 출전해 1승을 올린 점까지 똑같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이 16일 스타리그 3, 4위전에서 맞붙는다는 점. 역대 프로리그에서는 나도현이 2대0으로 앞서고 있다. 결국 스타리그에서의 승부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그리고 프로리그 결승전에는 몇 경기에나 나올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백업 싸움이 하이라이트
말이 '백업'이지, 사실은 '핵심'이다.
한빛스타즈의 1라운드 결승진출에 큰 몫을 한 벤치 멤버는 김선기(2승1패)와 박영훈(2승). 특히 박영훈은 최근 챌린지리그 1위결정전까지 오르며 분위기를 탔다. 나도현과 박경락의 몸 상태를 감안하면 이들에게 실리는 무게는 상당하다.
SK텔레콤에서는 스타리그 우승자인 박용욱이 버티고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주로 백업이었지만 이번 결승에서는 개인전 출전 가능성이 가장 크다. 게다가 팀플까지도 완벽하게 소화, 전체적인 엔트리 구성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SK텔레콤에서는 1라운드에서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한 김현진이 결승전에 나올 수 있을 지도 큰 관심이다.
주말의 스포츠
◆ 질레트 스타리그 3, 4위전 <16일>
나도현(테) - 최연성(테)
※5전3선승제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전 <17일>
한빛스타즈 - SK텔레콤 T1
※7전4선승제
◇ 결승 맵별 전적
한빛스타즈 / 맵 / SK텔레콤 T1
4승5패(44.4%) / 노스탤지어(1경기 개인전) / 11승1패(91.7%)
10승무패(100%) / 버티고플러스(2, 6경기 팀플) / 5승4패(55.6%)
2승2패(50%) / 레퀴엠(3경기 개인전) / 1승(100%)
10승5패(66.7%) / 헌트리스(4경기 팀플) / 10승7패(58.8%)
13승6패(68.4%) / 네오기요틴(5경기 개인전) / 5승8패3(38.5%)
2승1패(66.7%) / 제노스카이(7경기 개인전) / 1승1패(50%)
※ 괄호 안은 프로리그 개인전/팀플 성적
◇ 결승전 출전 선수
한빛스타즈 / 구 분 / SK텔레콤 T1
강 도 경( - /7승3패) / 팀플 / 김 성 제( - /6승1패)
박 영 민(1승1패/5승3패) / 팀플 / 이 창 훈(1패/6승2패)
박 경 락(4승2패/ - ) / 개인전 /임 요 환(3승1패/1승1패)
나 도 현(2승/1승) / 개인전 / 최 연 성(2승1패/1승)
김 선 기(1승1패/1승) / 백업 /박 용 욱(2승/1패)
박 영 훈(2승/ - ) / 김 현 진( - / - )
※ 양팀 최소 6명 출전, 개인전 연속경기 출전은 불가
프로리그 전문가들 예상
"SK텔레콤 분위기 좋아"
▶김도형 해설위원=SK텔레콤 4대2 승리. 팀플에서도 SK텔레콤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팀 분위기가 너무 엇갈리는 것이 문제다.
"팀플에 강한 한빛 우세"
▶김동수 해설위원=한빛스타즈 4대2 승리.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SK텔레콤이 우세하지만. 한빛은 팀플이 강하기 때문에 개인전 시나리오만 잘 짜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상대 예측이 필요하다.
"개인전 집중 최연성이 열쇠"
▶김창선 해설위원=SK텔레콤 4대3 승리. SK텔레콤에서는 최연성이 개인전에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의 100%를 발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승부가 쉽게 날 것 같지는 않다.
"단순 전력 SK텔레콤 앞서"
▶엄재경 해설위원=SK텔레콤 4대2 승리. 다른 변수를 모두 제외하고 단순한 전력치만 따지고 보자면 SK텔레콤이 앞선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SK텔레콤 3종류 맵 강세"
▶최현준 게임앤컴퍼니 대리=SK텔레콤의 4대3 승리. 각 맵에서의 승률을 기반으로 했다. SK텔레콤은 3종류의 맵에서 강세, 한빛은 팀플 2경기가 열리는 '버티고'에서의 승률이 좋다. '헌트리스'에서는 50대5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