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위전은 네 차지야.'
질레트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행을 놓고 '파란만장 테란' 나도현(한빛스타즈)과 '영웅 토스' 박정석(KTF매직엔스)'이 맞붙는다.
두 선수는 사실 박정석이 KTF로 이적하기 전 한빛소프트에서 한솥밥을 먹던 친구 사이. 한빛의 간판스타 박정석의 공백을 메운 것이 바로 나도현이다. 1장 남은 질레트 스타리그 결승행 카드를 두고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승부 예측은 쉽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1. 박정석, "테란은 더 이상 내게 이기지 못한다."
박정석은 두말할 나위 없는 '프로토스의 영웅'이다. 2002년 가을 스카이 스타리그에서 '테란 황제' 임요환을 누르고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단 한번도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16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만 세번째로 4강에 진출했다.
이번 4강은 '테란'이기 때문에 특히 자신있다. 죽음의 A조에서 '골든 보이' 이병민(SG패밀리)을, 8강에서는 '천재 테란' 이윤열(SG패밀리) 등 최강 테란으로 꼽히는 선수들을 모두 쓰러뜨렸다. 박정석도 "테란을 상대로만 연습해 왔다"고 말할 정도.배수의 진도 쳤다.
박정석은 목디스크가 악화돼 이번 리그를 마지막으로 치료에 몰두할 예정이다. 깔끔하게 우승으로 마무리짓는다는 당찬 각오이다. 팀 내에 우수한 연습상대도 많다. '저격수' 한웅렬, '불꽃 테란' 변길섭, '귀공자' 김정민 등 '게임계의 레알 마드리드'로 통하는 KTF 동료들이 가장 힘이 되는 지원군이다.
#2. 나도현, "영웅 이길 비책을 마련했다."
나도현의 상승세는 성적이 말해준다. 최근 성적 11전9승2패. 승률 81.8%. 16강에서 결핵 증상으로 실신하며 이상 징후를 보였지만 어려운 상대를 차례로 물리치며 4강까지 올랐다. 한빛스타즈에서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으며 정신적인 안정감이 가져다준 결과다.
박정석은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다는 게 한빛 이재균 감독의 분석. 박정석이 가장 약한 타이밍은 그 누구보다 이감독과 같은 팀에서 함께 연습했던 나도현이 제일 잘 안다는 이유에서다. 나도현은 원래 날카로운 공격 타이밍이 장점이기 때문에 승부를 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감독은 "가장 약한 타이밍에 박정석을 거꾸러뜨릴 비책을 마련했다"고 호언장담했다.
질레트에서는 '박(朴)'과 붙으면 경기도 잘풀린다. 16강과 8강을 거치며 고비 때마다 '박(朴)'씨 성을 가진 박태민(슈마GO·16강) 박용욱(SK텔레콤·8강)을 물리쳤다.
황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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