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KOR)팀 이명근 : “하반기, 스폰 작업 심혈 기울일 터”
노장 이명근(37) 감독은 게임제작분야에 일하던 중 이 분야에 매력을 느껴 99년 감독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게임단 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 요즘, 코리아로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크다. “아직 정착이 안된 분야이며 표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여전히 스폰서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외유내강의 전형적인 성격을 지닌 이 감독은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과 마찰 없이 팀을 이끌어 나간다. 이는 규정이나 틀로 선수들을 옭아매기보다 맨투맨 식으로 접근으로 선수들을 대하기 때문이다.
코리아 이광수 코치는 이 감독을 “선수들에 대한 이해심이 넓어 자신보다 먼저 선수를 챙기는 감독”이라고 평가한다. 팀을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이끌어 가면서도 때로는 냉엄하고 때로는 친형처럼 선수들을 대한다는 것.
“올해 목표했던 일들이 다소 틀어졌지만 앞으로 남은 하반기에는 더욱 분발해 팀의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최근 선수들의 개인리그 성적의 호조로 머지않아 스폰 작업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플러스팀 조정웅 :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조정웅(27) 감독은 많지 않은 나이에도 5년 경력을 자랑한다. 아이디얼 스페이스(IS) 해체 이후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감독 일을 그만 두자고 수 십 번 결심하고 또 했는데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천직인가 봅니다.”
포기할까 마음 먹었다가도 이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냐며 마음을 다 잡곤 했다. 당장 포기하면 언젠가는 후회하리란 걸 알기 때문이다. “선수들과의 마찰이나 이적문제가 가장 힘들죠.” 타 게임단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다.
“프로리그 2라운드부터는 상위권 안에 진입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할 겁니다. 스폰서 작업은 그 이후에 시도할 생각입니다. 우선 실력부터 쌓아 인정을 받으면 스폰서 작업도 한결 수월할 테니까요.”
조 감독은 지극히 현실적인 성격이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하면서 지금 당장 현실이 힘들어도 멀리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게 됐다. “짧게 보고 조급하게 생각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미래는 없는 법이니까요.”
선수를 육성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객관적으로 팀의 약세가 두드러지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근차근 선수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조 감독은 처음 감독을 시작할 때 제대로 기반을 잡을 때까지 10년의 세월을 내다봤다. “지금은 게임단 감독의 직업이 무직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게임단 감독도 프로 스포츠 감독 못지 않은 대우를 받을 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 투나 ‘SG’ 송호창 : “최강팀 답게 게임대상 싹쓸이 목표”
송호창(33) 감독은 홍진호 이윤열 등을 스타 플레이어로 키워낸 게임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다. 이는 단번에 될성싶은 나무인지를 알아채는 탁월한 안목 때문이다. 여기에 게임아이 시절부터 6년 동안 쌓아 온 송 감독만의 트레이닝 노하우가 더해진다.
송 감독의 탁월한 안목과 단 기간 내 선수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현재 송 감독의 선수들을 봐도 알 수 있다. 홍진호는 테스트에서 3게임을 다 졌음에도 불구하고 느낌이 좋다는 이유로 단번에 OK했다. 이윤열은 만나자마자 천재성을 감지했고 아예 테스트 없이 느낌만으로 영입한 선수들도 부기지수다.
송 감독은 때론 혹독하게 때론 편안하게 선수들을 관리한다. 선수에게 문제가 생기면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을 주고받으며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등 지극히 인간적인 감독이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죠. 게임 외적인 부분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의논하면서 게임을 하는데 지장을 줄만한 요소들을 해결해 나갑니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선수들이 끝까지 송 감독을 믿고 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 감독의 하반기 계획은 진행 중인 프로리그 1,2,3 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하고 통합 리그 우승까지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다. “충분한 가능성과 실력을 겸비한 팀이니 만큼 하반기 계획을 기필코 달성할 겁니다. 프로게임단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대상에서 감독상, 최우수 선수상, 신인상까지 싹쓸이하는 게 제 꿈입니다.”
■ 한빛소프트 ‘스타즈’ 이재균 : “명문 게임단 맥을 이어간다!”
부산사나이 이재균(30) 감독은 6년 경력의 베테랑 감독이다. 98년도 말부터 고향인 부산에서 강도경 김상훈 오삼택 김대완 김동수 등의 게이머들로 구성된 SM게임팀을 조직해 활동했다.
이후 부산이라는 지역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 경상도 사나이의 배짱과 뚝심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2001년 5월에 한빛소프트와 계약을 맺고 3년 넘게 장기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감독은 게임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며 현재 40여명의 프로게이머가 이 감독의 손을 거쳐갔다. 또한 유달리 선수욕심이 많아 신인 발굴에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아무리 볼품 없는 선수라도 갈고 닦아서 옥석으로 다듬고 나면 천군만마를 다 가진 듯 행복하다고.
때문에 이 감독을 실력 있는 선수들을 배출하는 아카데미로 칭하기도 한다. 선수를 선발할 때에는 주관적인 능력과 직감에 의존하는 편이다. 발이 넓고 인복이 많기로도 유명해 신인을 발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오랜 시간 이 감독과 동고동락해 온 프로게이머 강도경은 그를 “믿음과 신뢰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늘 친구같이 편안해서 감독이라기보다 형 같죠.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고 선수를 잘 믿어요.” 때문에 선수들도 그를 잘 믿고 따른다.
한빛 스타즈는 현재 프로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SK’와 ‘슈마’ 등 강팀을 꺾어 앞으로 남은 경기는 무난히 승리하리란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개인전이 취약한 편이지만 선수들이 평소대로 기량만 잘 발휘해 준다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4강은 문제 없습니다.”
■ KTF 매직엔스 정수영 : “엄격한 선수 관리 능력 갖춰”
정수영(34) 감독은 게임계에서 소문난 호랑이 감독이다. 97년에 김도형 최진우 등의 게이머들이 소속된 ‘매니아팀’ 운영을 시작으로 랩터스를 거쳐 삼성전자 ‘칸’의 초대 감독을 지냈다. 프로게임리그의 역사와 함께 해 온 e-Sports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감독은 엄격한 선수관리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구사해 두려움의 대상으로 통한다. 투박한 외모와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말투로 자칫 두려움의 존재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선수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불의를 보고는 참지 못하는 다혈질이나 뒷 끝은 없는 성격.
“제 훈련 방식이 타이트 해 선수들에게는 힘이 들 때가 많겠지만 다행히 제 방식에 잘 따라주는 선수들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정 감독은 상반기에는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느라 팀 체제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치중할 계획이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팀원 개개인 모두가 개인전에서 우승을 수상하게 되는 겁니다!”
■ P.O.S 하태기 : “프로마인드와 의지 심어줘야”
P.O.S(Pirates of Space, 우주해적들) 의 하태기(32) 감독은 선수육성 신림동에서 게임방을 운영하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몇몇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P.O.S 게임단을 창단 했다. 2002년 8월 창단 당시에는 현재 매니저인 성제명(32) 씨와 2인 감독체제였다.
절친한 친구였던 이들은 외적인 스폰서 업무와 선수를 발굴하는 업무를 나눠서 팀을 운영했다. 그러나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 온 하 감독의 단독 감독 체제로 바뀌었다.
P.O.S는 후발 주자인 만큼 초창기에는 혹독하리만큼 타이트한 선수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압적인 분위기로 선수들 간의 단결력이나 동료애가 결여되는 부작용을 낳아 선수들을 규격화된 틀에 가두기보다 자율적인 분위기로 이끌어가고 있다.
“선수들에게 프로로서의 마인드와 의지를 심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하는데 선수들이 지쳐 있을 때가 가장 힘듭니다.”
P.O.S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리그에서 2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종족 구성상 테란이 취약해 저그나 토스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하다보니 경기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네요. 하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하 감독 역시 든든한 스폰서를 영입하는 일이 올해 최대 목표다.
김수연 기자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