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부활인가.
스카이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 '테란황제' 임요환(SK텔레콤)이 지긋지긋한 개인전 4연패 사슬을 끊고 팀 3연승을 견인했다.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메가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스카이 프로리그 15회차 슈마GO와 SK텔레콤의 맞대결에서 임요환은 2세트에 출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드롭십'을 선보이며 '신예 테란' 전상욱(슈마GO)을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임요환은 프로리그 개인전 4연패를 끊었고 팀의 3연승을 기록, 4승3패로 프로리그 단독 3위에 올랐다. 프로리그 개인전에서 10개월 만의 승리였다.
임요환은 이날 예전에 보여줬던 뛰어난 상황 판단력과 '드롭십' 게릴라전을 능숙하게 구사, 승리를 따냈다. 특히 전매 특허인 '드롭십' 운용은 부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환상적이었다.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초반 전상욱의 강한 러시에 밀려 위기에 몰렸지만 상대편 진영에 병력을 실어 나르는 '드롭십' 게릴라전으로 대역전에 성공했다.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본인의 스타일로 돌아간 것.
2001년과 2002년 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연속 결승 진출, 2회 연속 우승(한빛소프트 스타리그, 코카콜라 스타리그) 등 전성기 때에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한 유닛 컨트롤과 전략의 승리였다.
특히 마무리는 압권이었다. 게릴라전에 당한 전상욱이 종반 남은 병력을 모두 털어 자신을 공격할 때 드롭십으로 병력이 추가되는 연결 지점을 공략,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급박한 상황에서 게임 전체의 흐름을 간파해야 가능한 판단이었다.
임요환의 승리로 가장 큰 힘을 얻은 것은 소속팀인 SK텔레콤 T1. 간판 최연성·박용욱이 질레트 스타리그 개인전 8강에 진출, 팀 전력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사실 SK텔레콤은 스카이 프로리그 시작 전까지만 해도 우승후보 1위로 꼽혔지만 프로리그 초반에만 3패를 기록했다. 팀 선수들이 개인리그에 집중하다 보니 팀워크가 다소 흐트러졌지만 임요환의 등장으로 이같은 문제가 해결됐다. 팀리그에서 개인전을 맡을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임요환의 승리가 값진 이유다.
임요환은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 유닛의 양으로 승부하는 '물량전'이 인기를 거두며 휩쓸렸지만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며 "전성기에 그랬듯이 항상 초·중·종반 상대를 긴장시키는 '전략전'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요환은 한국e스포츠협회(KeSPA) 6월 순위에서 지난달보다 1계단 떨어진 7위에 올라있다.
황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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