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에서 최단시간 경기기록이 나왔다.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메가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질레트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제2의 홍진호' 박성준(POS·사진)이 '포스트 임요환' 한동욱(KOR)을 3분37초 만에 넉다운시킨 것. 종전기록은 지난 2002년 스카이 온게임넷 스타리그 8강전에서 '테란황제' 임요환(SK텔레콤)이 '악마 저글링' 장진남(무소속)을 상대로 수립한 3분45초.
박성준은 이날 저그의 극단적인 초반 공격 전략인 '4드론'을 구사했다. 기본 유닛인 '드론' 4기로 미네랄량을 200까지 채취한 뒤 곧바로 공격병력을 생산하는 '스포닝 풀'을 짓는 것. 이 전략을 사용할 경우 타 종족인 테란·프로토스보다 약 30초 정도 빨리 공격유닛인 '저글링'을 6기 이상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저글링으로 아직 공격 병력을 생산하지 못한 상대 게이머의 진영으로 쇄도, 초반에 승부를 짓는 전략이다.
이 4드론 전략은 한때 '무적'으로 통했다. 2001년 <스타크래프트> 1.07 버전 출시 당시(현재 1.11버전) 초반 러시가 너무 강력해 공식대회에서는 '4드론' 전략이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내용 수정으로 대회 금지전략 규정이 풀린 1.08 버전 이후에도 공식경기에서 '4드론' 사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4드론' 전략을 구사하는 프로게이머가 없었던 이유는 '4드론'이 '양날의 검(劒)'이기 때문. 초반에는 강력하지만 실패할 경우 승률이 떨어지는 데다 상대방에게 발각당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 또 일반 게이머들만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패할 경우 "프로게이머 자질이 없다"는 엄청난 비난까지 감수해야한다.
박성준이 이 전략을 구사한 것은 이날 경기 맵이었던 '레퀴엠'에서 테란 게이머를 상대로 어떤 전략도 통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 하루 50경기씩을 연습하는 '연습벌레'로 알려진 박성준은 저그-테란전 연습을 통해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 '4드론'을 택했다. 실패와 비난을 무릅쓰고 4드론을 성공시킨 박성준은 최단시간 경기라는 진기록까지 더했다.
게임해설가 엄재경씨는 "향후 5년간은 깨지기 힘든 기록일 것"이라며 "어떻게 4드론 전략을 짜왔는지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박성준은 B조 3승 1위로 8강에 안착, 온게임넷 스타리그 첫 16강 진출과 동시에 8강까지 오른 11번째 프로게이머로 남게 됐다.
황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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