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강 민의 KTF 이적후 한달째. 그동안 KTF 숙소에서 같은 방을 써왔던 국내 최고의 '프로토스 룸메이트' 강 민과 박정석이 일주일 동안 별거에 들어갔다.

14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질레트 스타리그 때문. 16강 A조예선에서 사상 최초의 '룸메이트 시리즈'가 펼쳐진다.

강 민은 지난 9일 KTF숙소에서 나와 친정 팀인 슈마GO로 향했다. 이어 박정석은 11일 역시 한빛스타즈 숙소를 찾았다.

맞대결을 앞둔 한 팀 선수들이 숙소와 PC방으로 엇갈린 경우는 있어도, 이같은 '잠정적 별거'는 거의 처음이다. 둘 다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둘도 없이 지내는 사이이지만, 최고의 무대인 스타리그를 앞두고 대충대충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래서 결국 별거를 선택했다.

KTF 정수영 감독은 "오는 26일까지는 프로리그 경기가 딱히 손발을 맞출 필요도 없는데다, 선수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덜고 제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강 민은 옛 동료 이재훈 등과 훈련을 시작했다. 반면 박정석은 한빛의 후배 박영민은 물론 친구인 SK텔레콤 박용욱에게 구원을 청했다. 게다가 이들의 경기는 늘 '프로토스전 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인드 컨트롤'과 같은 상상도 못할 전략이 등장했는가 하면, 40~50여분에 달하는 처절한 힘싸움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17일 마이큐브 스타리그 준결승(강 민 3대2)과 지난 2월13일 NHN한게임 스타리그 8강(강 민 승)에 이은 세번째 맞대결.

한편 14일에는 NHN한게임 8강전(2월6일)에서 온게임넷 최다연승(11) 행진이 좌절된 박태민(슈마GO)과 '미스터 벙커링' 나도현(한빛)이 재대결을 펼치는 등 3경기의 테란-저그전이 열린다. < 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