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단 탐방 - KOREA] "킬러이미지 벗고 '지존' 넘본다"
리그 강자들도 벌벌 떠는 끼로 똘똘 뭉친 '도깨비팀'
‘KOREA(이하 KOR)’팀은 강팀 킬러다. 지금까지 그랬다. 아직까지 양대 스타리그에서 우승은 없지만 대회 때마다 우승으로 향하는 강팀의 덜미를 잡아채곤 했다. 팀 리그 뿐 아니다. 전태규, 차재욱 등 팀원들은 스타리그 우승자 킬러로 유명하다. 최근 SKY 프로리그 첫 팀매치에서는 KTF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고 그 중심에 전태규와 차재욱이 있었다.
“가장 자유 분방하면서 자기 끼를 충분히 살려 발휘하는 팀이다” ‘KOR’ 이명근 감독의 자체 평가다. 보광동 ‘KOR’ 합숙훈련장에는 예의 리그 시작 때 느껴지는 어떤 긴장감보다는 MT 장소에나 온 듯한 편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선수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12시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자유스런 팀 분위기가 반드시 장점으로만 작용해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정작 팽팽한 긴장감이 필요할 때 풀려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강팀에게는 강했어도 오히려 약팀에게 번번히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도 이 같은 점에 동의했다. 그는 “스폰서가 없다보니 느슨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제적인 문제와 더불어 좀더 확실한 팀 목표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스폰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OR’의 올해 목표는 우승이다. 만년 우승팀 킬러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팀 우승이든 개인 우승이든 가릴 것 없다. 이는 중위권 팀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강팀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스폰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승 경력은 필요하다.
선수 구성에서는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몇몇 팀에 뒤질 것이 없다. 주전급 6명 전원은 메이저 리그급 선수다. 또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 각각 2명씩 안정된 종족 분포에 23살의 고참급 주진철 선수부터 18살 신정민 선수까지 노련미와 패기를 고르게 갖췄다.
특히 그동안 ‘KOR팀’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돼 온 에이스 부족을 최근 들어 전태규과 차재욱, 한동욱 등이 메워주고 있다. 전태규와 한동욱은 스타리그 본선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에이스를 뒷받침하는 백업 라인도 보강했다. 고3 학생 선수인 신정민과 신예 차재욱, 한동욱 등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으며 ‘제1회 KPGA대회’ 우승자인 이광수도 코치로 가세했다.
이명근 감독은 “스폰서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갖춰졌다. 남은 것은 성적을 내는 일 뿐이다. 강팀 킬러의 이미지를 넘어 결승전에서 우승까지 거두는 모습을 보여 ‘KOR’이라는 이름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게임팀이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나도 한마디
주진철(23) 그동안 뚜렷한 목표의식도 없이 대충대충 해왔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어느새 보니 고참 축에 낄 정도로 나이를 많이 먹었네요. 올해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죽기 살기로 한번 해볼래요.
전태규(21) 우리 팀은 기본만 잘 지키면 돼요. 선수들이 모두 자질이 충분하기 때문에 일단 연습에 충실하고 4강, 결승에 진출하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리면 우승도 충분하다고 봐요.
신정민(18) 현재 챌린지 리그에서 뛰고 있어요. 물론 1위가 목표죠. 저는 무엇보다 덩치에 맞지않게 소심한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을 가끔 들어요. 앞으로는 대담한 플레이를 보여드릴께요.
조병호(23) 경기 때 꼼꼼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예요. 정민이가 챌린지리그 1위가 목표라고 했는데 결승에서 저와 만나겠네요.
차재욱(20) 지금까지 우승자만 3명을 꺾었어요. 이제는 우승자 킬러가 아닌 우승자가 될래요. 저는 초반에 승부를 걸기 보다는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심하게 견제를 해가다가 중반 이후에 승부를 내는 스타일이예요. 지켜봐주세요.
한동욱(18) 스타리그 본선에 나갔으니 형들이랑 열심히 연습해서 최소한 8강까지 가는 것이 목표예요. 계속 공격을 주도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후반 운영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 점만 보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임동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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