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게임이다.”
이동통신업체의 두 라이벌 SK텔레콤과 KTF가 스타크래프트로 격돌한다.
SK텔레콤은 최근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소속팀 ‘4U’를 인수, 게임단 'SK텔레콤 T1’을 창단했다. e스포츠에 먼저 뛰어든 쪽은 KTF. 한국통신프리텔 시절부터 게임단 ‘n016 매직엔스’를 운영해왔다.
지난 2002년 가을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했던 ‘황제’ 임요환을 잡기 위해 KTF는 ‘풀 베팅’을 했다.
당시 KTF 입단이 유력했던 임요환은 막판 진로를 바꿔 동양제과와 계약, 신생팀을 창단했다. 이에 자극받은 KTF는 랭킹 2,3위 게이머였던 이윤열, 홍진호를 영입해 최강팀의 면모를 갖추며 ‘게임계의 레알마드리드’로 불리웠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수차례 후원했지만 직접 게임단을 운영하진 않았던 SK텔레콤이 20억원 가량의 인수비용을 투자해 E-SPORTS에 뛰어들게 한 계기도 50만 팬클럽의 주인공 임요환.
임요환, 최연성, 박용욱 등 정상급 프로게이머가 포진한 팀 ‘4U’가 동양제과와 계약이 만료된 후 SK와 협상을 시작했다. 게임리그에 관심이 있는 거의 모든 업체와 접촉한 후 SK텔레콤과 협상을 시작했다.
KTF는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프로게이머 강민을 3년간 3억원의 몸값을 주고 영입했다. KTF는 또 팀을 떠났던 홍진호에게 3년간 4억원의 연봉을 주고 재영입하며 게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 기업의 경쟁의식이 상승작용을 하며 게임리그를 평정할 두 ‘럭셔리 게임단’ 이 탄생하게 됐다.
두 팀 선수들의 마인드는 ‘너희에게만은 질 수 없다’는 것. 최근 개막한 질레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조 지명식에서 SK텔레콤 T1 선수들은 잇달아 KTF소속 선수들을 지명했고 양팀의 에이스이자 당대 최고의 게이머들인 최연성 대 강민의 개막전 빅매치가 성사됐다.
최연성은 상대팀 에이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팀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소수 엘리트 프로게이머의 인기에 의존하며 명맥을 유지했던 게임리그는 대기업들의 참여와 케이블 채널을 통한 방송을 통해 ‘프로스포츠’의 틀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게임넷 프로리그(게임단이 참여하는 스타크래프트 단체전)는 11개 게임단이 참여해 10개월간의 대장정을 펼친다. 야구 축구 같은 프로스포츠와 같은 틀을 잡게 된 것. 많은 게임 팬들이 두 기업의 참여를 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11개 게임단중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팀도 상당수 있다. 두 기업은 랭킹 20위 이내 게이머중 절반 이상을 영입했고, 필연적으로 자원의 편중을 불러올 것이란 지적이다.
이로 인해 참여의사를 가지고 있는 중소규모 업체의 투자의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며 장기적 관점에서 게임리그의 발전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두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e스포츠의 발전에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게임리그가 마니아들의 유희가 아닌 대중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는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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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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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사이긴 해도 내용자체는 얼마전부터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기사는 스포츠 신문의 그것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네요. 두 대기업의
참여가 가지고 올 수 있는 부정적인 부분의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선수는 홍진호 선수를, 팀은 SK텔레콤 T1을 가장 좋아하는 관계로 요즘 이런
류의 기사에 - 좀 너무 많은 듯하기는 해도 -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두 팀이 모두 프로게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