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 "스타리그 보러가자" 부산 게임 열풍 (2003-09-21)
10 ~ 40대 세대 초월 2만여 관중 운집
임요환등 게이머 차량 둘러싸고 환호
◇ 프로게임을 대표하는 8개의 별이 뜨자 부산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게임 도시.' 부산에 새로운 별명이 붙게 됐다.
부산이 사상 최초의 스타리그 개최를 통해 서울을 능가하는 뜨거운 게임 열기를 보였다.
지난 19일 부산 경성대 운동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마이큐브 온게임넷 스타리그 8강전의 흥행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50명의 스타리그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자리에는 무려 1000여명이 몰려들었다. 그 가운데 절반은 부산 뿐만이 아니라 마산이나 진해, 울산에서 몰려든 게임 팬들.
대회 전날인 18일 밤부터 경성대 운동장에는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새벽에 비가 내린 데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9일에는 일찌감치 2Km에달하는 장사진이 펼쳐졌다. 경기장은 2만명의 관중으로 바늘하나 꽂을 여유가 없을 정도였으며, 발걸음을 돌린 팬들도 수만명에 달했다.
게이머들도 '특사' 취급을 받았다. 부산 팬들에게 최고 인기를 얻은 게이머는 역시 지역 출신인 박정석(한빛). '전국구' 임요환(오리온)은 부산 여성 팬들로부터 최고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퍼펙트 테란' 서지훈(슈마GO)과 '엄전김 트리오'의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수백명의 팬들이 게이머를 태운 차량을 둘러싸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 경기 시작 수시간 전부터 부산 경성대 운동장 입구에는 수만 관중들이 무려 2Km에 달하는 장사진을 이루는 등 장관이 연출됐다.
온게임넷 위영광 PD는 "지난해 월드컵 이후 부산에 이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모습은 처음이라는 반응"이라며 "지방팬들의 열정과 스타리그의 인기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온게임넷측의 노력도 상당했다. 결승전에 버금가는 수천만원의 세트를 제작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해 별도의 경호팀까지 동원했다. 후원사인 셀빅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성공에 미소를 지었다.
대회가 열린 경성대측도 홍보 효과에 혀를내둘렀다. 한술 더떠 인근 대학에서는 '결승전은 우리 학교에서 열린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실제로 온게임넷측에는 4강이나 결승 개최를 희망하는 대학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경기장에는 게임 대회 개최를 고려 중인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동안 이벤트에 목말라 있던 데다 태풍 매미에 시달린 부산 시민들로서는 축제의 마당이었다. 이번 부산 대회의 성공은 앞으로 게임 리그의 '지방 시대'를 열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전동희 기자 te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