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맞수'…스타크로 '맞장'
[중앙일보 윤창희 기자] 이동통신 1,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KTF가 '스타크래프트 대전(大戰)'을 벌인다. 이미 프로게임단을 운영 중인 KTF에 SK텔레콤이 도전하는 양상이다. 두 업체 모두 프로 게임을 통해 젊은 층에 어필하자는 목적 때문이다. 두 업체의 프로게이머 스카우트전도 치열하다.
두 업체의 격돌로 젊은 층의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온라인게임 중심의 e-스포츠가 더욱 열기를 띠고 있다. 프로야구나 축구처럼 10개월씩 이어지는 게임리그가 등장하고, 정부도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섰다.
◆뜨거운 KTF.SK텔레콤 경쟁=SK텔레콤이 신규로 e-스포츠에 진출하고, 이에 선발업체인 KTF가 맞불을 놓으면서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3일 프로게임단 티원(T1)를 창단하고 인기 스타인 '천재 테란' 임요환씨를 업계 최고 수준인 2억원대 연봉에 영입했다. 또 우승경력이 수차례씩 있는 박용욱.최연성 등도 잇따라 입단시켜 단숨에 강자로 떠올랐다. 게이머 전용 합숙소와 차량을 지원하고 유망선수 발굴 등에 연간 2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고의 프로게임단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SK텔레콤의 움직임에 대해 이미 1999년부터 프로게임단 '매직엔스'를 운영해오던 KTF도 긴급 수성에 나섰다. KTF는 지난 2일 프로게이머 강민을 3년간 3억3천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강민은 전 소속팀인 '슈마GO'시절 '한게임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스타크 대회를 휩쓸었던 선수. 19일에는 '투나SG'의 홍진호를 3년간 4억원의 조건에 받았다. '폭풍저그'라는 닉네임을 가진 홍진호는 임요환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선수다.
KTF는 또 게임업계의 레알마드리드라는 별명답게 박정석.조용호 등 등 우수한 선수를 대거 확보하고 있어,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스카이배 프로리그 2004'의 양팀 첫 공식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이통사들이 운영하는 게임단 외에도 삼성전자의 '칸', 한빛소프트의 한빛스타즈, 슈마 GO, 투나 SG 등도 저마다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공식 게임단은 모두 15개 팀에 프로게이머 178명이다.
◆체계화되는 e-스포츠=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e-스포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도 나섰다. 그 첫 시도로 문화관광부의 주도하에 'e-스포츠 발전 포럼'이 다음달 공식 출범한다. 지난 23일에는 e-스포츠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e-스포츠 발전포럼'준비위원회가 열려 향후 구체적인 활동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중구난방식 난립하던 게임대회도 통합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게임방송인 온게임넷이 지난 17일 닻을 올린 '스카이배 프로리그 2004'가 그것.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식으로 10개월간 계속되는 단일리그다. 온게임넷과 SK텔레텍이 주최하며 3번 라운드마다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총 경기 수 150게임에 총 상금 규모도 2억7000만원이다.
먼저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되는 프로리그는 총 3라운드 중 첫 라운드로 11개팀이 참가해 풀리그를 거치게 된다. 경기진행은 지난 대회와는 다르게 팀플레이를 먼저 진행한 후 개인전 두 경기가 이어지며 라운드 우승은 다승 1.2위팀 간 7전4선승제 경기를 통해 가르게 된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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