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전 사태가 하루만에 종결되면서 전세계에 다시 한번 충격을 줬습니다.


본 사태로 인한 결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부터 보겠습니다.

1. 바그너의 수장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망명.
국가반역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이 취소되고 벨라루스로 몸을 뺐습니다.

2. 바그너 PMC
이번 모스크바 런 사태에 참여한 2만5천명에 달하는 병력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이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3. 표면적으로 러시아 군부의 인적 쇄신이 받아들여짐.
프리고진이 요구하던 러시아 군부 상층부에 대한 인적쇄신이 합의되었습니다.
푸틴은 이로서 스무스하게 러시아 군부의 목줄을 손에 넣었습니다.(무능이든 뭐든)

4. 벨라루스 루카센코 대통령
이번 사태를 중재하고 본인의 정치적 위신이 상승하였습니다.

5. 푸틴
이번 사태로 독재자 국가수반으로서 자존심과 위신이 추락하였습니다.
하지만 국가위기인 반란사태를 성공적으로 진압했다는 관점도 있겠죠.



도대체 이런 사태가 왜 일어났으며 이로인해 향후 무슨일이 벌어질 것인가 유추가 어렵습니다.

다만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 약간은 있어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러시아의 현 정치구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후진국일수록 군부의 권력이 막강하며 국가수반과 행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이원화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적으로 군 통수권자와 군 실세가 충돌한 사례는 셀수도 없이 많습니다.





한국역시 박정희의 5.16, 전두환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와 군사정권 독재를 겪은바 있습니다.




91년 러시아 군부의 쿠테타 당시 군통수권자인 고르바초프와 옐친을 상대로 러시아 국방부 장관(드미트리 야조프)과
국방부 제1부원장(올레프 바클라노프)가 주가 되어 일으켰구요.



해당 쿠데타 당시 옐친은 인민들의 지지를 얻어 쿠데타를 일으킨 반동세력을 숙청하는데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자가 옐친의 심복이었던 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입니다.

푸틴은 이후 96년 옐친의 선거캠프에 참여했다 라인을 잘타고 고속승진하여 옐친의 후계자리까지 올라선 거구요.
(푸틴이 정치 전면에 나섰을때 상당한 충격이었던게 이런 이유였습니다. 얘가 누구임?)

아무튼 당시 러시아 국가 서열 1위가 옐친. 2위가 푸틴, 3위가 쇼이구였다고 봐도 됩니다.

사실상 동급이자 정적이었던 관계었고 푸틴과 함께 공동으로 정권을 손에 넣은 이후
2003년부터 현역 대장이 단 쇼이구는 러시아 군부의 탑으로 20여년간을 해먹게 됩니다.



현 러시아 국방장관 쇼이구와 그의 라인이자 심복 게라시모프 참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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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러시아군은 크게 둘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쇼이구 휘하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갈려나가고 있는 러시아 연방군.

그리고 푸틴의 대통령 직속으로서 모스크바에 주둔하는 30여만명의 러시아 국가근위대
(사실상 푸틴의 사병 집단인 바그너 PMC)


푸틴은 20년이 넘게 독재를 하면서 언제 쿠데타를 일으킬지 모르는 군부와의 힘싸움을 벌여왔고
이는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군부의 힘을 빼고 길들여오는데 성공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쇼이구가 30여년간 군부의 탑으로 군림해오는걸 어떻게 자르지도 못하고 있었죠.

하여 반대를 무릅쓰고 우-러 전쟁을 강행한 것도 군부를 약화시키고 지배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한 일환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푸틴 휘하의 러시아 국가근위대의 소모가 전혀 없는 것, 끝까지 전쟁선포가 아닌 특수군사작전으로 일관하는 것,
군부의 확전과 대규모 군사지원 요구를 허가해주지 않는 것을 볼때 뭔가 이해가 가는 행보기도 합니다.




군대 자체가 위험한 존재라는게 러시아의 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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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엊그제 프리고진과 바그너PMC 2만5천명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군하는 쿠데타 계엄 상황이 터집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와 러시아 연방군이 바그너를 향해 폭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국가를 위해 쇼이구와 무능한 똥별들의 쇄신을 요구하며 모스크바로 역돌격합니다.(해당사안이 자작인지 아닌지는 확인불가)

그.런.데... 쿠테타 과정에서 러시아 연방군/국가근위대와의 교전은 없었으며(프리고진 왈 헬기와 전선통제기 추락은
자기들이 안했다고 함) 주요 길목과 거점 도시에 무혈입성을 합니다.

하루만에 벨라루스 루카셴코의 중재하에 프리고진과의 합의안이 받아들여졌으며 바그너PMC는 복귀하고 프리고진은 형사처벌을
면제받고 벨라루스로 망명했구요.


결국 돌아가는 모양새가 자신의 친위대들을 이용해 반대파를 쳐내는 [친위쿠데타]로 귀결하고 있습니다.


독재자 푸틴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으나 이 기회를 바탕으로 이 사태를 야기한 용병들보다 못한 무능한 러시아 군부를
쇄신한다는 명분하에 러시아 연방군에 인사를 단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년간 군부를 지배해온 정적 쇼이구를 쳐내고 러시아 연방군을 손에 넣는다.]

결국 현 사태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푸틴으로 볼 수도 있겠다 이겁니다.

이 과정에서 푸틴이 겸사겸사 후계 구도를 정리한다든지 너무 대가리가 커진 바그너PMC를 정리한다든지 추가 소득이 있을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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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친위쿠데타 자작극이 말이되냐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가뜩이나 삽질을 하고 있는 러시아인데 이런 짓을 벌여서 도대체 국가적으로 얻는게 뭐냐 의문인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독재자는 국가의 이득보다 자신의 권력유지가 더 우선입니다.]


러시아가 망하고 국민들이 죽어나가는 것보다 자신의 권력이 더 강해지는게 푸틴에게 더 이득입니다.

물론 푸틴이 현 사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실행하고 조종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러시아 연방군 소속 헬기와 전투기, 전선통제기가 격추당하고 20명 사망 추정.)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때 독재자로서의 러시아 자국내 정치 권력 투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꽃놀이패를 손에 든 것은 푸틴입니다.

푸틴은 이로서 러시아 군부의 정적을 제거하고 30여년간 힘겨루기를 해오던 군부를 손에 넣을 명분을 얻었으니까요.